[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첼시가 엔초 마레스카 감독의 용병술과 전술 변화에 힘입어 유럽 무대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첼시는 한국 시간으로 29일 새벽 폴란드 브로츠와프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 컨퍼런스리그 결승전에서 레알 베티스에 전반 선제 실점을 허용했지만, 후반 대반격을 통해 4-1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이로써 첼시는 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컨퍼런스리그를 모두 제패한 최초의 구단이 됐다.
경기 초반 흐름은 베티스가 완전히 주도했다. 9분 만에 이스코가 노룩 패스로 압데 에잘줄리를 완벽하게 살려냈고, 에잘줄리는 강력한 슈팅으로 첼시 골망을 흔들었다.
전반 내내 베티스는 이스코를 중심으로 경기를 풀어나갔고, 첼시는 조직력과 움직임 모두에서 고전했다. 인버티드 풀백으로 뛴 말로 귀스토는 안으로 들어와 전개한 빌드업도 부실했고 베티스 측면 공세에 속수무책이었다. 귀스토를 첼시의 빌드업은 수차례 끊겼다. 결국 귀스토의 패스를 파블로 포르날스가 차단한 것이 이스코의 도움에 이은 압데의 선제골로 이어지기도 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마레스카 감독은 말로 귀스토를 빼고 주장 리스 제임스를 투입했다. 결정적인 변화였다. 이어 콜 파머가 보다 자유로운 롤로 전환되면서 경기의 판도가 뒤바뀌었다.
65분, 파머가 하프 스페이스에서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를 엔소 페르난데스가 머리로 연결해 동점골을 만들었다. 5분 뒤, 다시 파머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니콜라 잭슨이 상체로 밀어넣으며 역전에 성공했다.
첼시는 이후에도 기세를 늦추지 않았다. 교체 투입된 키어넌 듀스버리-홀과 제이든 산초가 세 번째 골을 합작했다. 듀즈버리-홀이 전진 드리블 후 산초에게 패스를 건넸고, 산초는 특유의 커트인 후 오른발로 감아차며 완벽한 골을 만들었다.
경기 종료 직전에는 모이세스 카이세도가 박스 외곽에서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스코어를 4-1로 만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이날 우승으로 첼시는 유럽축구연맹(UEFA)이 주관하는 세 개의 메이저 클럽 대회(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컨퍼런스리그)를 모두 제패한 최초의 구단이 됐다. 동시에 2001년 이후 처음으로 스페인 팀을 유럽 대회 결승전에서 꺾은 비스페인 구단이라는 점도 의미 있다.
후반 투입돼 반전의 중심에 섰던 첼시 주장 리스 제임스는 경기 직후 TNT 스포츠와 가진 인터뷰에서 “결승전 선발에서 제외된 건 충격적이었다. 모든 경기를 뛰고 싶은 마음이지만 감독의 결정을 받아들이고 준비했다”며 “전반엔 우리가 너무 정적이었고, 후반에 반드시 반응을 보여야 했다”고 밝혔다.
첼시는 이로써 마레스카 감독 체제의 첫 시즌에 프리미어리그 4위로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획득한 것에 이어 유럽 대항전 우승 트로피까지 들어올려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6월 개막할 2025 FIFA 클럽 월드컵을 앞두고 확실한 자신감을 얻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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