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세계 최고의 명장 곁에서 조용히, 그러나 가장 가까이서 배운 후계자. 이제는 독립의 시간이 다가왔다.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는 다비데 안첼로티가 스코틀랜드 명문 레인저스의 차기 감독으로 부상했다. 그리고 그와 함께 새로운 전설을 쓰기 위해 루카 모드리치가 동행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8일(현지시간) “다비데 안첼로티가 지난주 런던에서 레인저스와 직접 면담을 가졌으며, 감독직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고 보도했다. 그는 현재 레인저스가 설정한 차기 감독 후보 중 최우선 타깃이며, 조만간 최종 협상이 이뤄질 전망이다.
브라질행 아버지 따르는 대신, 아들은 레인저스행?
다비데 안첼로티는 지난 수년간 아버지 카를로 안첼로티의 ‘오른팔’로 불리며 바이에른 뮌헨, 나폴리, 에버턴, 레알 마드리드에서 함께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기술적, 전술적 개혁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선수단 내부에서는 "2기 안첼로티 체제의 성공은 다비데 없이는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그러나 이번 여름, 카를로 안첼로티가 브라질 대표팀 감독으로 공식 부임하게 되면서 두 사람의 길은 처음으로 갈라지게 됐다. 다비데는 브라질 대표팀 코치진으로 따라가지 않고, 처음으로 홀로서기에 나서겠다는 뜻을 굳혔다. 그의 시선은 지금 레인저스를 향하고 있다.
‘모드리치도 레인저스로?’…다비데의 존재감
더 놀라운 소식은 여기에 있다. 레알 마드리드를 떠나는 39세의 전설 루카 모드리치가 다비데의 차기 행선지에 관심을 보였다는 점이다. BBC는 “모드리치에게 레인저스행 의사를 묻자, 그는 명확한 거절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실현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지만, 다비데가 가진 인적 네트워크와 선수단 내 신뢰는 상상 이상의 무게를 가진다.
실제로 레알 내부에서는 다비데가 감독이 될 경우 자신을 데려가달라고 요청한 선수들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전통적인 ‘감독-코치’ 구조 대신, 5~6인의 전문가가 각 분야를 맡는 수평적 협업 시스템을 구상 중이며, 레인저스에 그 구조를 적용할 구체적 비전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인저스, 인수 작업으로 협상 지연…결단만 남았다
레인저스는 현재 구단 인수 작업이 진행 중이라 협상 속도가 더뎌진 상황이다. 기존 CEO인 패트릭 스튜어트와 이사진, 그리고 곧 새 구단주가 될 미국계 컨소시엄 ‘49ers 엔터프라이즈 풋볼 그룹’ 측과 새로운 스포츠 디렉터로 내정된 케빈 델웰 모두가 의사 결정에 관여하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많지는 않다. BBC는 “레인저스가 이번 주, 늦어도 6월 첫째 주 안에 결정을 내리지 않으면 다비데를 놓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그에게는 3개의 다른 상위권 팀 제안도 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레인저스는 지금, 클럽의 정체성과 문화를 다시 설계할 수 있는 인물을 앞에 두고 있다. 그는 단지 유명한 아버지의 아들이 아니라, 엘리트 선수들의 신뢰와 현대적 구단 운영 철학을 함께 갖춘 차세대 지도자다.
모드리치라는 스타의 이름이 언급된 것도 그 신뢰의 방증이다. 레인저스가 과감한 결단을 내린다면, 스코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곧 유럽에서 가장 흥미로운 ‘새 프로젝트’를 목격하게 될지도 모른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레알 마드리드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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