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 "롤모델은 손흥민, 목표는 발롱도르" 옌스 카스트로프에게 한국 대표팀을 묻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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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롤모델은 손흥민, 목표는 발롱도르" 옌스 카스트로프에게 한국 대표팀을 묻다

풋볼리스트 2025-05-28 18:17:37 신고

3줄요약
옌스 카스트로프를 서울에서 만났다. 서형권 기자
옌스 카스트로프를 서울에서 만났다.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 “형욱아, 이 친구 누군지 알아?”

서울 강남에서 자영업 하는 친구가 톡을 보냈다. 눌러보니 낯익은 선수의 얼굴! 주인공은 바로 카스트로프였다. 아직 독일에 있는 줄 알았던 선수가 지금 서울 강남에 있다니. 친구에게 곧바로 전화를 걸어 카스트로프 선수 가족과 통화를 했다. 평소 궁금한게 많았고 꼭 만나고 싶었다는 진심을 전하며 인터뷰를 요청했다. 카스트로프는 곧 출국 예정이었고, 다음날 아침 밖에는 시간이 없어 안타깝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러면 계신 숙소로 아침에 찾아가도 될까요?” 다행히 시간을 내주었고 그래서 만나 많은 얘길 나눌 수 있었다. 

옌스 카스트로프는 축구팬들 사이에서는 꽤 오래 거론되어 왔던 인물이다. 독일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카스트로프는 독일 태생의 분데스리거다. 뒤셀도르프에서 태어나 쾰른을 거쳐, 미로슬라프 클로제 감독이 이끄는 분데스리가 2부 뉘른베르크의 주전으로 자리잡은 멀티 플레이어인 카스트로프는, 오는 7월 1일자로 분데스리가 1부 명문구단 보루시아 묀헨글라드하브 유니폼을 입는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글라드바흐는 계약 기간이 1년 남은 카스트로프를 영입하기 위해 이적료 약 70억원(450만 유로)를 아낌없이 지불했다. 

겨울 이적시장에 묀헨글라드바흐 입단을 확정한 카스트로프. 올 여름 정식 입단한다. 묀헨글라드바흐 공식 SNS
겨울 이적시장에 묀헨글라드바흐 입단을 확정한 카스트로프. 올 여름 정식 입단한다. 묀헨글라드바흐 공식 SNS

카스트로프가 국내에서 더 익숙한 이름이 된 것은 지난 3월이다. 홍명보호의 월드컵 3차예선 소집명단 발표를 앞두고 국내 축구팬들 사이에서 카스트로프 발탁 가능성이 기대를 모았다. 결과는 미발탁이었지만 홍명보 감독이 카스트로프 관련 질문에 답변하며 오히려 관심은 더 높아졌다. 

그 뒤 카스트로프는 리가 경기 도중 뜻밖에 크게 다쳐 시즌 일정을 일찌감치 마무리했다. 지난 4월 19일, 파더보른과의 경기에 선발 메짤라로 출전했지만 전반 18분만에 무릎을 크게 다쳐 교체된 것이다. 현지에서 수술 가능성을 언급할만큼 큰 부상으로 여겨졌고 카스트로프의 뉘른베르크 커리어는 그렇게 끝났다. 

지난 4월 분데스리가2 파더보른전에서 무릎을 다친 카스트로프. 이 부상으로 시즌아웃됐다. 뉘른베르크 공식 SNS
지난 4월 분데스리가2 파더보른전에서 무릎을 다친 카스트로프. 이 부상으로 시즌아웃됐다. 뉘른베르크 공식 SNS

올 시즌 리가에서만 옐로카드 11장을 받을 정도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던 카스트로프에게 경기에 나설 수 없다는건 절망을 의미했다. 다행스러운건 평소 단단하게 단련해 둔 근육 덕분에 무릎 부상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독일 언론 ‘빌트’는 카스트로프의 무릎 부위 MRI 결과가 뜻밖이라며 ‘다행히 무릎 외측 인대 부분 파열에 그쳐 수술은 필요없다’고 보도한 뒤 ‘평소 팀 훈련 외에 별도로 진행해 온 하체 근력 운동으로 발달된 다리 근육이 무릎 관절을 지탱해 인대를 보호해 준 덕분’이라고 감탄하기도 했다. 하지만 그래도 걱정되지 않을 수 없는 노릇. 만나자마자 부상 부위 얘기부터 꺼냈다. 

Q. 무릎 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는데, 그때 다친 무릎은 어때요?

옌스) 네, 운이 좋았어요. 나날이 나아지고 있습니다. 벌써 다친 무릎을 써서 웨이트를 시작한 상태예요. 시작한지 4주 정도 됐는데, 완전히 회복하려면 한 달 정도 더 걸리겠지만 7월 프리시즌에 맞춰 다시 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옌스 카스트로프. 서형권 기자
옌스 카스트로프. 서형권 기자

Q. 옌스 카스트로프가 어떤 선수인지, 국내 팬들이 많이 궁금해 합니다. 이를테면, 많은 팬들은 옌스가 오른쪽 풀백이나 중앙 미드필더에서 주로 뛴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올 시즌 좀 더 공격적인 위치에서 활약했더군요. 어떤 포지션이 제 위치라고 생각하나요?

옌스) 저는 모든 포지션에서 다 뛸 수 있는 선수예요. 2년 전, 5백에서 뛸 때는 오른쪽 윙백을 맡았어요. 그 뒤엔 익숙한 자리인 미드필더로 돌아와서 6번이나 8번 롤에서 뛰었죠. 

올 시즌에는 말씀하신 것처럼 좀 더 공격적인 역할을 맡아 왼쪽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었어요. 윙어는 아니고 왼쪽으로 치우친 10번롤 같은 역할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미드필더가 최적 포지션이라고 생각합니다. 중앙 미드필더나 공격형 미드필더 같은 역할요. 하지만 팀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 뛸 수 있어요.

Q. 도펠젝스(3선에 배치된 2명의 미드필더) 중 한 자리를 선호하나요?

옌스) 네, 그보다는 조금 더 공격적으로 뛸 수 있긴 하지만 그 자리도 좋아해요

Q.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뛴다면 어떤 역할을 맡고 싶어요?.

옌스) 어떤 포지션이든 상관없어요. 힘든 결정이 되겠지만, 만일 제가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뛰게 된다면 감독님 결정에 따를 생각입니다. 라이트백에서 뛰라고 하셔도 문제없어요. 개인적으론 미드필드에서 뛴다면 팀에 더 도움이 될 것 같긴 합니다.

Q. 많은 국내 축구팬들이 옌스가 국대에서 뛰길 바라고 있어요. 물론 쉽지 않은 선택일텐데 지금 생각은 어떤가요?

옌스)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도 말씀드린적 있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에서 뛰게 된다면 정말 자랑스러울것 같아요. 하지만 결정을 내리기 전에 병역이나 여권처럼 해결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습니다. 앞으로 풀어나가야 하겠지요. 그래서 현재로선 드릴 말씀이 별로 없습니다.

Q. KFA(대한축구협회)에서 접촉해 온 적이 있나요?

옌스) 네, 있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제가 딱히 어떻게 얘기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웃음)

Q. 지난 3월, 월드컵 최종예선 소집명단에 포함될지 여부를 두고 관심이 컸었는데 그때 어땠는지 말해줄수 있나요?

옌스) 3월에요? 저한테 직접 연락이 온 적은 없어요. 제 매니저와 어머니께서 연락을 주고 받으신걸로 알아요. 저한테는 지난 달에도 이번 달에도 팬분들 연락이 많이 왔는데요. 대한민국 소셜 미디어의 파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웃음) 저와 어머니 모두 굉장히 뿌듯했거든요.

한국축구의 팬덤이 굉장히 강력하다는걸 알 수 있었어요. 많은 분들이 '한국으로 오세요.' '태극마크를 달아주세요.' 말씀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좀 더 기다려야 해요.

지난 3월 대표팀 소집 당시의 홍명보 감독. 서형권 기자
지난 3월 대표팀 소집 당시의 홍명보 감독. 서형권 기자

Q. 지난 겨울에도 한국에 왔었잖아요. 처음 온건 아니죠?

옌스) (웃음) 처음은 물론 아니구요. 어릴땐 엄청 자주 왔었어요. 그때 형이랑 동생이랑 셋이 와서 더 오래 머물곤 했지요. 1~2년에 한 번씩은 왔었죠. 지금까지 10번은 족히 왔던것 같은데... (지난 겨울에 오기 전까진) 5~6년 정도 못왔던것 같아요. 학교도 다녀야했고 그 사이 직업 축구 선수가 됐으니까요. 그래서 가족들 모두 한국에 올 시간을 만들기 어려웠죠. 하지만 지난 겨울 한국에 다시 올 기회가 생겨서 너무 좋았어요. 이번에도 마찬가지구요. 한국 올 때마다 참 좋아요. 정말 멋진 도시이기도 하고요.

Q. 지난 겨울 한국에 왔을 때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렸잖아요. 많은 팬들이 "우와, 옌스가 한국 국대 되나봐" 하며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옌스) (웃음) 그때 휴가차 오긴 했습니다. 저도 팬들 반응을 보긴 했어요. 팬분들 관심이 크다는걸 느꼈죠. 아주 뿌듯한 마음이 들었던 이유이기도 하고요.

Q. 한국이 옌스의 삶과 마음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궁금합니다.

옌스) 좋은 질문이네요. 한국인들은 멘탈리티가 아주 좋죠. 저 역시 어머니 덕분에 그런 멘탈리티를 갖게 되었고 마음 깊이 느낄 수 있는 부분이죠. 덕분에 제가 성공적으로 축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제 마음에는 한국인의 정신이 깃들어 있어요. 제가 한국과 연결되어 있다고 느끼는 이유죠.

Q.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소나 음식이 있나요?

옌스) 저 불고기 엄청 좋아해요. 어머니께서 자주 만들어주시는 만두도 정말 정말 맛있게 먹고요. 그런데 쌀밥에 고기만으로도 충분하긴 해요.

어린 시절의 옌스 카스트로프. 가족 제공
어린 시절의 옌스 카스트로프. 가족 제공

Q. 한국어로 얘기하는걸 못봤는데, 듣고 이해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더군요. 한국어 대화가 가능한가요

옌스) 기자분이랑 어머니랑 말씀 나누는걸 듣고 어느 정도 이해하는 정도예요. 어릴땐 집에서 어머니랑 한국어로 대화를 종종 했었거든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익숙하진 않아서 한국어 선생님한테 배우는 중이예요. 한국팬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제대로 배우고 싶어졌어요. 한국 대표팀에 선발되고 싶으니까 한국어를 좀 더 편하게 듣고 말할 수 있어야 좋을거란 생각도 했고요.

Q. 지금 공부를 시작한거죠?

옌스) 네, 이제 막 시작한 정도예요. 독일에서 한국어 선생님을 구했습니다.

Q. 2025/26 시즌부터 1부 분데스리가에서 뜁니다. 새로운 팀(묀헨글라드바흐)으로 이적하게 되는데, 새로운 시즌의 목표나 계획이 있다면요?

옌스) 가능한 많은 경기에 출전해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는게 계획이예요. (웃음)

분데스리가에서 큰 도전을 할 수 있게 되어 너무 기뻐요. 묀헨글라드바흐는 아주 큰 클럽이고 고향집과 가까운 곳에 있어요. 제가 뒤셀도르프 출신인데 바로 옆 동네에 있는 팀으로 가는거예요. 가능한 많은 경기에 나서 팀을 돕고 좋은 시즌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Q. 새로운 팀의 감독은 어떤 플레이를 원하던가요?

옌스) 감독님하고 미리 얘길 나눴어요. 당언히 저에 대한 계획을 갖고 계시더군요. 하지만 축구는 쉽지 않으니까, 프리시즌에 더 얘길 나눠봐야죠.

Q.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인연이 있거나 본받고 싶은 선수가 있나요?

옌스) 아, 본받고 싶은 한국 선수를 꼽으라면 저는 언제나 손흥민 선수라고 답해요. 지금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한국 선수 중에서는 일단 바이에른 뮌헨에서 좋은 시즌을 보낸 김민재 선수가 있죠. 마인츠에서 뛰는 이재성 선수도 정말 정말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어요.

한국 대표팀에 좋은 선수들이 많아서 점점 더 강해질거라고 생각합니다. 스타가 한 명만 있는 팀이 아니라 많이 있으니까요. 분데스리가서 뛰는 선수들도 그렇고요. 제가 그 다음 주자가 되면 좋겠습니다.

Q. 어릴때 손흥민 선수를 만난 적이 있다고 들었어요.

옌스) 네, 어릴 때였죠. 맞아요. 기억은 잘 안나는데 유니폼을 받았떤 것 같아요. 어릴때 손흥민 유니폼을 입고 훈련하곤 했어요, 좋은 시절이었죠. (웃음)

어린 시절의 옌스 카스트로프. 가족 제공
어린 시절의 옌스 카스트로프. 가족 제공

Q. 한국 대표팀에서 뛸 가능성이 얼마나 될까요? 최근까지 독일 U21 대표팀 소속으로 뛰었잖아요. U18 대표팀부터 오랫동안요. 그런데 만일 지금 대한축구협회에서 A대표팀 합류를 요청하면 고민없이 받아들일 수 있을까요?

옌스) 좋은 질문이지만... 지금 당장 답을 드리긴 어려워요. 저를 도와주는 분들과도 얘길 나눠야 하니까요. 아주 중대한 결정이고, 그래서 독일을 택할지 한국을 택할지 지금 뭐라고 답을 하긴 어렵습니다. 두 나라 어디든 A대표팀에 발탁된다는건 자랑스러운 일이겠지만,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아직 말씀드릴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Q. 지난 3월, 옌스가 대한민국 대표팀 소집 명단에 포함될지 여부를 두고 아주 큰 관심이 쏠렸습니다. 당시 기자회견에서 홍명보 감독이 옌스 발탁 언급은 아직 이르다는 얘길 했었는데, 혹시 속상하지 않았나요?

옌스) 아뇨,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저는 감독님이 저를 팀에 소집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걸 잘 이해하고 있어요. 저한테 전화를 걸어 "좋아, 기다릴게. 대표팀 명단에 이름 넣을거야" 이렇게 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도요. 왜냐하면 축구 말고도 처리해야 할 문제들이 있기 때문이죠. 이제 해결해 나가야죠.

Q. 축구 선수로서 꿈이 뭔가요?

저는 큰 꿈이 있어요. 제가 축구를 시작한건 어릴때 발롱도르를 받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예요. 지금은 좀 더 현실적이 됐죠. '그래, 대단한 선수들이 많으니 그건 쉽지 않겠어.' (웃음) 하지만 제가 얼마나 발전할 수 있을지 보면서, 발롱도르에 가까이 다가셔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예요.

독일 연령별 대표에서 활약해 온 옌스 카스트로프. 게티이미지코리아
독일 연령별 대표에서 활약해 온 옌스 카스트로프. 게티이미지코리아

Q. 새로운 팀 글라드바흐에서는 어떤 포지션에 뛰고 싶은가요? 올 시즌, 뉘른베르크에서 왼쪽 공격수로 뛴 것은 팀 상황 때문인가요 감독이 공격수가 더 어울린다고 봤기 때문인가요?

옌스) 묀헨글라드바흐 감독님이 프리시즌 보고 정해주실 것 같고요, 팀이 어떤 포메이션으로 뛸 지도 봐야할것 같습니다. 뉘른베르크에서는 글라드바흐와 달리 5백을 썼어요. 공격에 숫자를 적게 뒀죠. 그래서 제가 왼쪽에서 그랬듯 미드필더들이 좀 더 전진하는 경향이 있었던 것 같고요.

하지만 글라드바흐는 주로 4백을 쓰고 2명의 미드필더를 쓰더라고요. 이 경우 저는 2미들 중 한 자리를 맡게 되겠죠. 물론 그렇게 되면 제가 좀 더 수비적인 위치에 머물면서 왼쪽 공격까지 하게 될 일은 많지 않겠지만, 글라드바흐가 6번 미드필더 1명에 8번 미드필더 2명을 쓰는 경우도 있으니 그럴땐 좀 더 공격적인 역할도 맡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그 자리에서 두루 뛸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해요. 감독님이 원하시면 오른쪽 풀백이나 왼쪽 풀백도 볼 수 있습니다. 자리는 중요하지 않아요. 어디서든 잘 뛸 수 있으니 출전 시간만 많이 주어지길 바랄 뿐이죠.

Q. 마지막으로 응원해주시는 한국 팬들에게 인사 부탁합니다.

옌스) SNS를 통해서 보내주시는 모든 성원에 정말 감사드립니다. 응원 글을 볼 때마다 정말 행복하거든요.
몇몇 분께는 답을 드리기도 했지만 점점 메세지가 많아지면서 모든 분들께 답을 드리기가 어려워졌어요. 하지만 덕분에 기분이 좋아져서 보내주시는 성원과 메세지들을 어머니한테도 보여드리곤 한답니다.
제가 다쳤을 때도 많은 분들이 걱정해주시고 빠른 회복을 기원해주셨어요. 제가 건강해져서 계속 경기에 나서길 바란다고 얘기해주셔서 큰 힘이 됐습니다.

Q. 회복이 잘 되었다니 다행입니다. 7월 초부터 훈련을 시작할 수 있다고 했죠?

옌스) 맞아요. 지금도 최대한 가능한 훈련을 하고 있고요. 7월초 프리시즌 시작되면 팀 훈련을 함께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리시즌 첫 날부터 팀 훈련에 합류해 전훈 캠프에 동참하는건 저에게 아주 중요한 일이니까요.

한국 축구는 아직 귀화 선수를 받아들인 적이 없다. 물론, 꼭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많은 나라들이 주어진 규정 하에서 대표팀 전력을 극대화하기 위해 온갖 방법을 동원하는게 세계 축구의 현실이라는걸 부정하긴 어렵다. 멀리는 유럽과 중동부터, 가까이는 일본이나 인도네시아까지, 글로벌 시대의 대표팀 축구가 과거와 많이 달라진 마인드를 장착한건 분명한 사실이다. 

서울에서 만난 옌스 카스트로프. 서형권 기자
서울에서 만난 옌스 카스트로프. 서형권 기자

사정이 이렇다보니, 다중국적 보유자에 대한 ‘입도선매‘ 노력도 곳곳에서 쉽게 발견된다. 좋은 커리어와 축구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아직 그 어떤 나라의 축구협회 소속으로도 A매치 대회에 뛴 적 없는 선수들은 그래서 숱한 러브콜을 받는다. 가끔은, 당장 주전으로 쓸 계획이 없다해도 장래성을 보고 일단 엔트리에 포함시키는 사례도 심심찮게 발견된다.

물론, 대한민국은 제도적으로도 여타 국가들에 비해 거쳐야 할 과정이 복잡한게 사실이다. 하지만 축구가 미치는 영향력이나 대표팀 축구에 대한 관심을 감안하면, 절차상 어려움과 상관없이 우수한 선수들을 최대한 많이 확보하는건 대한축구협회가 우선 사업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옌스 카스트로프는 독일 유스 시스템에서 성장해 이제 곧 유럽 4대 리그에서 뛰게 될 엘리트 선수다. 2003년생으로 아직 잠재력이 최대한 발휘되지 않은 나이인데다, 미드필더부터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범용성도 지녔다. 게다가 선수 스스로 한국인의 정체성과 한국 대표팀을 향한 의지도 갖고 있다. 옌스 카스트로프의 프로필이 한국 사회와 한국 축구의 폐쇄성을 드러내는 사례가 아닌, 새로운 모델의 등장이 될 수 있다면 그 또한 하나의 진전으로 기억될 수 있을지 모른다.

글= 서형욱 풋볼리스트 대표(축구해설가)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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