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감독으로서 우승했을 때가 가장 성취감이 컸다."
조상현(49) 창원 LG세이커스 감독이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우승 뒷얘기를 털어놨다. 조상현 감독은 27일 서울 종로구 수송동 한국스포츠경제 사옥을 찾아 챔피언결정 7차전 혈투 끝에 서울 SK 나이츠를 4승 3패로 누르고 창단 첫 우승을 한 순간을 돌아봤다.
조상현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선수(2000년 청주 SK), 코치(2016년 고양 오리온), 사령탑으로서 모두 우승을 경험해 본 역대 3명 중 1명으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김승기 전 감독과 전희철 SK 감독이 그 기록을 세운 바 있다.
조상현 감독은 “선수로서 우승했을 땐 팀에서 서장훈 형이 주요 선수였다. 그때 저는 신인으로서 즐겼다. 지금 LG의 유기상, 양준석 느낌이었다. 코치 땐 추일승 감독과 김병철 코치를 보좌하면서 즐거웠다”며 “감독으로선 팀을 맡아 책임감을 가져야 하면서 선수들하고 이슈도 있었던 터라 힘들었는데 우승하게 돼 좋았다. LG 감독 임기 내에 한번쯤 우승하고 싶었는데 운이 왔다”고 웃었다.
조상현 감독은 우승 후 구단 프런트들도 화들짝 놀랄 만큼 눈물을 쏟아냈다. 조상현 감독은 눈물의 의미에 대해 “만감이 교차했다. 지난해 (정규리그 2위를 하고도)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했다. 올 시즌 초반 선수단 구성 등에서 시작부터 좀 잘 안됐고 아셈 마레이 등 선수들의 부상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8연패로 9위까지 순위가 떨어지는 슬럼프도 왔었고 그래서 부담이 컸다”며 “너무 힘들었는데 선수들이 잘 이겨내 줬다. 주장 허일영 중심으로 젊은 선수들까지 성장하면서 LG의 새로운 역사가 만들어졌다. 선수들에게 정말 고마웠다”고 말했다.
불혹이 다된 1985년생 베테랑 허일영은 챔피언결정 7차전에서 14득점을 몰아치며 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LG는 최고참 허일영을 비롯해 중고참인 아셈 마레이, 정인덕에다가, 2000년대생들인 양준석, 유기상, 칼 타마요 등 어린 선수들까지 ‘신구 조화’가 이뤄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상현 감독은 “제가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젊은 선수들이 성장해줬다. 허일영 등 고참 선수들이 출전 시간 등 부분에서 애로사항이 있었는데, 다행히 잘 참아주고 팀이 흔들리지 않도록 해줬다. 선수들 스스로가 챔피언결정전에서 가치를 만들어냈다”고 흐뭇해했다. 이어 “4강 플레이오프(PO) 때 허일영에게 많은 출전 시간을 보장해주지 못했는데 스스로 준비해서 챔피언결정전에서 MVP까지 탔다. 자신이 가치를 만들어서 기회를 잡은 것이다. 어린 선수들의 성장과 고참 선수들의 중립적인 역할 수행이 팀이 우승하는 데 복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LG는 분주한 비시즌을 보낼 예정이다. 당장 6월 7~13일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2025 국제농구연맹(FIBA) 바스켓볼 챔피언스리그(BCL) 아시아에 KBL 챔피언 자격으로 출전할 계획이다. 조상현 감독은 “우선 BCL에 나선다. 비시즌 때 외국인 선수 조합도 봐야 하고 동아시아 슈퍼리그(EASL) 준비도 해야 한다. 병역을 마치는 선수들의 몸 상태도 체크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승을 했다고 계속 우승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다음 시즌 통합 우승을 하겠다는 무책임한 말을 하고 싶지 않다. 제 목표는 대권에 도전할 수 있는, 좋은 문화를 가진 강팀으로 상황을 유지하는 것이다”라고 힘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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