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황수민 기자] ‘탈TV’ 전략부터 콘텐츠 강화, 글로벌 확장까지. 홈쇼핑 업계가 구조적 위기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다채로운 해법을 꺼내 들었다. TV 의존도를 낮추고 핵심 고객층을 공략하는 동시에 고마진 중심의 상품 구조 개편과 K브랜드 수출로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홈쇼핑 업계가 각종 대내외 리스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준수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홈쇼핑은 1분기 매출 2276억원, 영업이익 12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규모를 유지했지만 영업이익이 22.9% 늘었다.
현대홈쇼핑은 매출이 2688억원으로 9.0%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이 255억원으로 23.8% 증가했다. CJ온스타일은 매출 3623억원, 영업이익 262억원을 냈다. 매출은 4.2% 늘었고 영업이익은 0.2% 소폭 줄었다.
유통업계 전반이 소비 위축으로 고전한 가운데 홈쇼핑 업계는 고마진 상품 중심의 포트폴리오 개편과 비용 효율화, 채널 다변화 등을 통해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홈쇼핑 업계는 그동안 TV 중심의 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모바일 앱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라이브 커머스 등 다양한 플랫폼을 결합해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하고 소비자 접점을 넓히는 데 주력해 왔다.
또 핵심 고객층인 50~60대 맞춤형 콘텐츠를 강화하고 자체 브랜드(PB), 단독 상품 등을 통해 수익성 중심의 구조로 전환하고 있다.
롯데홈쇼핑의 ‘멀티채널 상품 프로바이더’ 전략이 대표적이다. 단독 상품을 TV와 모바일 라이브커머스, SNS 등 다양한 채널에서 선보이며 채널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CJ온스타일의 경우 ‘최화정쇼’, ‘굿라이프’, ‘겟잇뷰티’, ‘한예슬의 오늘 뭐 입지’ 등 셀럽 기반의 대형 콘텐츠 IP(지식재산권)를 중심으로 팬덤을 확보해 프리미엄 뷰티, 패션, 리빙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상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1분기에만 250여 개의 신규 브랜드를 론칭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홈쇼핑 업계를 둘러싼 구조적 제약은 여전하다. TV 시청자 수는 감소하고 있지만 송출 수수료 부담은 오히려 커지고 있다.
한국TV홈쇼핑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CJ온스타일, 롯데홈쇼핑, 현대홈쇼핑, GS샵, NS홈쇼핑, 홈앤쇼핑, 공영쇼핑 등 TV홈쇼핑 7개사의 방송매출액 대비 송출 수수료 비중이 73.3%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매출에서 방송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21년까지 50%대를 유지하다가 2022년 49.4%, 2023년 49.1%, 지난해 47.4% 등으로 낮아진 것과 대조적이다. 송출 수수료는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간 연평균 8.2%씩 증가했으며 방송 매출 대비 송출 수수료 비중은 2020년 54.2%에서 지난해 73.3%까지 높아졌다.
방송 매출 중심 구조가 무너지고 모바일 중심의 수익 구조로 전환되고 있지만 이커머스 시장에서 홈쇼핑의 존재감은 쿠팡·네이버 등 플랫폼에 비해 여전히 제한적이다. 홈쇼핑 모바일 앱 이용자 역시 여전히 중장년층 여성에 편중된 만큼 플랫폼 확장성과 젊은 고객층 유입은 과제로 남아 있다.
이 같은 한계 속에서 홈쇼핑 업계는 각기 다른 전략으로 반등을 꾀하고 있다.
우선 방송 콘텐츠 기획력과 단독 브랜드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글로벌 수출 플랫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현지 맞춤형 제품과 콘텐츠를 통해 해외 홈쇼핑 채널을 활용한 브랜드 유통을 강화하며 ‘K브랜드 수출 플랫폼’ 도약을 목표로 체질 개선에 나섰다.
대형 콘텐츠 IP 기반의 ‘팬덤형 커머스’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 CJ온스타일은 신규 콘텐츠 ‘홍콩댁 강수정’ 론칭을 통해 리뷰형 콘텐츠까지 아우르며 콘텐츠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변화를 꾀하고 있다.
이밖에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숏폼 자동 제작 시스템’ 도입도 가속화되는 추세다.
업계 관계자는 “홈쇼핑이 콘텐츠 기획력과 충성 고객층을 무기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기존 강점은 살리면서 다른 유통 채널과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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