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허소송서 급식 손절까지…한미-한화 갈등 속 SK하이닉스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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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허소송서 급식 손절까지…한미-한화 갈등 속 SK하이닉스 웃는다

한스경제 2025-05-28 14:18: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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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의  갈등이 특허 소송을 넘어 그룹 차원의 감정 대립으로 번지고 있다. / AI 이미지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의  갈등이 특허 소송을 넘어 그룹 차원의 감정 대립으로 번지고 있다. / AI 이미지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최근 반도체 업계의 최대 이슈 중 하나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용 TC본더 장비를 공급하는 한화세미텍과 한미반도체 간의 첨예한 갈등이다.

이 갈등은 단순한 특허 소송을 넘어 그룹 차원의 감정 대립과 사업 거래 단절, 그리고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한 공급망 재편으로 번지고 있다.

◇한미-한화, 깊어진 감정의 골...그룹 간 대립 고조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의 갈등은 2021년 한미반도체 출신 연구원이 한화세미텍으로 이직하면서 촉발됐다. 한미반도체는 이직한 인력이 자사의 핵심 기술을 유출했다며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 보호법 위반 소송을 제기했고 1심과 2심 모두 승소했다. 이후 한미반도체는 한화세미텍이 개발한 TC본더 장비에도 자사 특허가 무단 적용됐다며 추가 소송을 제기했다. TC본더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HBM 등 고성능 반도체 패키징에 필수적인 장비로 한미반도체가 2020년대 초반부터 시장을 선점해 온 분야다.

이에 대해 한화세미텍 측은 SK하이닉스의 사양에 맞춰 독자 개발했다며 반박, 특허 무효 심판을 청구하는 등 양측의 법적·기술적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두 기업 간의 갈등은 법정 다툼을 넘어 그룹 차원의 감정 대립으로 확산되는 모습이다. 한미반도체 측은 당초 올해 12월까지 예정됐던 아워홈과의 급식 계약을 오는 7월 조기 종료하기로 했다. 아워홈은 최근 한화그룹 3남 김동선 부사장이 인수해 경영하고 있는 회사로 한화세미텍 역시 김동선 부사장이 이끌고 있다. 한미반도체는 위약금을 부담하면서까지 급식 계약 종료 시점을 7월로 앞당겼고 신세계푸드로 급식사를 변경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결정은 단순한 급식업체 교체가 아닌 두 그룹 간 감정의 골이 얼마나 깊은지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해석한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오른쪽)이 2025년 2월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의 한화세미텍 부스를 방문해 질문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오른쪽)이 2025년 2월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의 한화세미텍 부스를 방문해 질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화 3남 김동선의 ‘담보 경영’ ‘현장 리더십’ 전략

한화세미텍은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와의 신뢰 구축을 위해 803억원 규모의 토지와 건물을 담보로 제공하며 1000억원까지 보상할 수 있는 이례적 계약을 체결했다. HBM용 TC본더 장비를 제때 납품하지 못해 SK하이닉스가 손실을 볼 경우 보유 중인 토지와 건물을 매각해 최대 1000억원까지 보상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는 특허 분쟁 등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납품 이행 의지를 강하게 피력한 것으로 SK하이닉스의 TC 본더 장비 공급 경쟁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한화세미텍의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일각에서는 김동선 부사장이 직접 창업사업장을 방문하는 등 현장 경영을 강화한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에 대해 한화세미텍 관계자는 “계약 진행 과정에서 상호 간 신뢰 형성을 위해 마련한 최소한의 장치”라며 “첫 계약이 체결된 이후 신뢰를 바탕으로 양사 간 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반도체와의 소송 건과 관련해서는 “소송은 변론 기일이 아직 나오지 않은 상태”라며 “신속한 특허 이슈 해결을 위해 세미텍에서는 특허 무효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한화세미텍은 체계적인 관리와 신속 대응을 위해 이천 SK하이닉스 사업장 인근에 별도의 ‘첨단 패키징 기술센터’를 열고 고객사와 다양한 협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진정한 승자’ SK하이닉스의 전략적 선택 ‘공급망 다변화’

이처럼 양사 간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진정한 승자는 SK하이닉스”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는 최근 한미반도체에 428억원, 한화세미텍에 385억원 규모의 TC본더 장비 공급 조건으로 양측 모두와 계약을 체결했다. 한미반도체와 한화세미텍 모두 SK하이닉스에 납품을 지속하기 위해 극단적 조치까지 감수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는 이 과정에서 최대 수혜자가 된 셈이다.

SK하이닉스는 투벤더 체제를 구축하면서 가격 협상력과 공급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적 이득을 취할 수 있게 됐다. 또한 공급사 간 기술 경쟁은 장비 품질과 성능 향상을 촉진할 수 있으며 글로벌 HBM 시장에서도 독보적 점유율을 유지하며 엔비디아 등 AI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세미텍과 한미반도체의 갈등은 단순한 기업 간 경쟁을 넘어 그룹 간 경쟁, 반도체 산업 공급망 재편이라는 복합적 양상으로 전개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SK하이닉스는 공급망 안정화, 가격 협상력 강화, 기술 혁신 등 다방면에서 이득을 취하며 ‘진정한 승자’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앞으로도 반도체 장비 시장의 주도권을 둘러싼 경쟁과 SK하이닉스의 전략적 행보에 업계의 이목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다만 SK하이닉스가 공급망 다변화와 기술 경쟁 구도를 주도하는 한, 반도체 장비 생태계의 주도권은 당분간 SK하이닉스가 쥐고 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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