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제철, 미국 US스틸 인수 추진… 포스코와 25년 지분관계도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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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제철, 미국 US스틸 인수 추진… 포스코와 25년 지분관계도 청산

포인트경제 2025-05-28 12:56:5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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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정부, '골든 셰어' 조건부 승인 검토… 전략 산업 매각 논란
포스코·일본제철, 상호 지분 모두 정리… 한·일 철강 협력 시대 종언
한국 철강업계, 글로벌 시장 재편 속 대응 전략 시험대 올라

[포인트경제] 일본제철의 미국 US스틸 인수 추진이 글로벌 철강 시장의 새로운 균열을 예고하고 있다. 미국 정부가 조건부로 인수를 승인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일본과 한국 철강업계의 과거 전략적 협력이 사실상 종료되며, 한일 철강 업계의 지형 변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최근 미국 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를 승인하는 조건으로 ‘골든 셰어’를 확보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는 전략산업인 철강 기업이 외국 자본에 의해 좌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로, 미국 정부가 국가 안보와 직결된 산업에 대해 일정한 통제권을 유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일명 US스틸은 1901년 창립된 미국 산업의 상징적 철강 기업이다. 최근 일본제철의 인수 대상이 되며 국제 산업안보 논쟁의 중심에 섰다/)사진: AP_진 파스카 갈무리(포인트경제) 일명 US스틸은 1901년 창립된 미국 산업의 상징적 철강 기업이다. 최근 일본제철의 인수 대상이 되며 국제 산업안보 논쟁의 중심에 섰다/)사진: AP_진 파스카 갈무리(포인트경제)

일본제철은 이번 인수를 통해 미국 내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 내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미·중 전략 경쟁이 심화되는 가운데, 미국 내 제조 기반을 갖춘다는 것은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니라, 공급망 재편의 핵심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일본제철은 지난해 9월, 인수 자금 확보를 위해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한 자사 주식 전량(지분율 3.4%)을 매각했다. 이어 최근에는 포스코홀딩스도 일본제철 주식 1569만 주(지분율 1.5%)를 전량 처분하기로 결정하며, 양사 간 20년 넘는 지분 상호보유 관계가 종료됐다.

이로써 1960년대 포항제철소 설립 시절부터 이어져 온 한·일 철강 전략 제휴의 상징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1998년 시작된 양사의 상호 지분 보유는 2000년 전략적 제휴로 확대됐으며, 제3국 공동진출 및 기술협력의 기반이 되어왔다. 일본제철 고(故) 지하야 아키라(千速 晃) 사장은 과거 이 관계를 "우호의 상징"이라 표현한 바 있다.

일본제철 본사 앞을 지나가는 시민 미국 US스틸 인수를 추진 중인 일본제철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사진: AP_유진 호시코 갈무리(포인트경제) 일본제철 본사 앞을 지나가는 시민 미국 US스틸 인수를 추진 중인 일본제철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핵심 기업으로 부상하고 있다/사진: AP_유진 호시코 갈무리(포인트경제)

전문가들은 일본제철의 이번 행보가 기술 및 친환경 분야에서의 대응력 강화를 위한 조치라고 해석한다. 한 철강산업 전문가는 "미국 내 생산기반 확보는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며, "특히 전기차 및 재생에너지 산업과 연계된 고급 철강 소재 수요가 증가하는 미국 시장을 선점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또 다른 무역전문가는 "미국 정부가 골든 셰어를 요구하는 것은 일본제철에 대한 신뢰보다는 국가 전략 차원에서의 견제"라며 "단순한 민간 M&A가 아니라 안보산업의 재편이라는 인식이 미국 내에도 퍼져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 철강업계에는 복합적 영향이 예상된다. US스틸이 일본으로 넘어갈 경우, 일본제철은 북미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크게 높이게 되며, 이는 한국 철강사의 입지를 위협할 수 있다. 특히 포스코홀딩스와의 지분 정리가 이뤄진 시점에서, 양국 기업 간 협력보다는 경쟁 구도가 더 부각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편, 최근 한국 정부는 일본산 열연강판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착수했다. 이는 현대제철이 제기한 제소에 따른 조치로, 대상에는 일본제철도 포함되어 있다. 이러한 조치와 지분 매각의 타이밍이 맞물리며, 한·일 철강업계의 긴장 수위는 한층 높아지는 양상이다.

US스틸은 한때 미국 산업의 상징이었던 철강 기업으로, 현재도 군수 및 인프라용 고급 철강을 생산하고 있다. 미국 입장에서도 국가 안보와 산업 주권을 둘러싼 이슈와 맞물려 민감한 사안으로 다뤄지는 배경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일본제철이라는 동맹국 기업에게 제한적 조건 하에 문을 열어줬다는 점에서, 정치·경제적으로 복합적인 계산이 작용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번 인수 추진은 글로벌 철강 시장의 블록화를 가속화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 과거 협력의 상징이던 한·일 철강기업이 이제는 경쟁의 최전선에 선 셈이며, 미국 정부의 산업안보 정책 변화와 맞물려 이 흐름은 한동안 지속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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