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석보고서] 47.부산은행

방성빈 부산은행장

[CEONEWS=전영선 기자] 지역은행의 반란? 부산은행, 디지털 금융 혁신으로 전국 무대 넘본다.  지방은행의 한계를 벗고 ‘전국구 금융사’로 도약하려는 시도가 시작됐다. 주인공은 BNK금융지주의 핵심 계열사, 바로 부산은행이다. 전통적인 지역 밀착형 은행이었던 부산은행은 최근 디지털 전환과 자산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새 판짜기에 돌입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CEONEWS는 ‘지방은행’이라는 꼬리표를 떼려는 부산은행의 전략을 심층 분석했다.

부산은행은 1967년 설립된 부산·경남지역 기반의 지방은행으로, BNK금융지주의 주력 계열사이자 그룹의 순이익 중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핵심 축이다. 전통적으로 지역 중소기업 대출에 강점을 보여왔지만, 최근에는 개인 고객 기반 확대와 디지털 금융 혁신을 동시에 추진하며 전국 고객을 대상으로 한 ‘새로운 성장 로드맵’을 가속화하고 있다.

산업 구조 측면에서 볼 때, 금융 산업은 디지털 전환의 물결에 본격적으로 휩싸였다.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등 빅테크 기반의 디지털 금융사들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가운데, 지방은행들은 생존을 위해 기술 투자와 조직 혁신이 불가피한 상황에 놓였다. 부산은행은 이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며 모바일뱅킹 앱 개편, AI 기반 리스크 분석 시스템 도입, ESG 중심의 여신 심사 체계 재정비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무 실적을 살펴보면, 2024년 부산은행의 순이익은 약 4,8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2.3% 증가했고, 총자산은 89조 원을 돌파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특히 순이자마진(NIM)은 1.92%로 전국 단위 은행들과 비교해도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이는 보수적인 리스크 관리와 안정적 지역 고객 기반, 그리고 최근 확대 중인 수도권 자산 포트폴리오가 조화를 이룬 결과로 풀이된다.

투자자 입장에서 주목할 만한 포인트는 다음과 같다. 첫째, 디지털 전환의 속도다. 부산은행은 모바일 중심의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해 ‘썸뱅크’를 고도화하고 있으며, AI 챗봇, 자동화된 고객 응대 시스템, 클라우드 기반 인프라 도입 등 전방위 혁신을 진행 중이다. 둘째, 수도권 공략 전략이다. 기존 부산·경남 중심의 대출 포트폴리오를 넘어 서울·경기권 중소기업과 개인신용대출 확대에 나서며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셋째, ESG 중심 금융이다. 지역 재생 프로젝트, 중소기업 친환경 전환 지원 등 사회적 가치 중심의 금융 모델도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

현재 부산은행의 주가는 PBR 0.38배, PER 4.6배 수준으로 극도로 저평가된 상태다. 이는 유사 지방은행 대비 낮은 밸류에이션이며, 전국권 확장과 디지털 혁신이 본격화되면 주가의 재평가 가능성이 높다.

SWOT 분석을 통해 살펴보면, 강점은 지역 독점적 점유율, 안정적 고객 신뢰도, 신속한 디지털 전환 대응력이다. 약점은 전국 브랜드 인지도 부족과 수도권 확장 초기 단계 리스크다. 기회는 금융소비자의 모바일 전환 가속화, 정책금융 연계 확대 등이 있으며, 위협은 빅테크 은행들과의 경쟁 심화, 기준금리 변동성 등이 있다.

CEONEWS가 확인한 내부 전략 자료에 따르면, 부산은행은 2025년까지 전체 여신의 30%를 비지역 기반으로 전환하고, 디지털 채널 이용자 수를 현재의 2배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는 단순한 채널 개편을 넘어 '사업모델 전환' 수준의 전략적 대전환으로 해석된다.

결론적으로, 부산은행은 더 이상 '지방은행'이라는 프레임에 갇힌 조직이 아니다. 디지털 역량 강화와 수도권 진출이라는 투트랙 전략을 통해 전국권 금융사로 진화 중이며, 저평가된 현 주가는 투자자들에게 구조적 성장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CEONEWS는 부산은행이 지방금융의 전통을 넘어 미래형 디지털 은행으로 도약하는 과정을 지속적으로 추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