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의 기술을 완벽히 체화한 두 제자가 옥타곤을 지배했다. 김상욱(31)과 박재현(23)이 지난 23일 중국 상하이 UFC 퍼포먼스 인스티튜트에서 열린 ROAD TO UFC 시즌4 라이트급 토너먼트 오프닝 라운드에서 모두 2라운드 TKO승을 거두며 준결승에 진출했다.
김동현의 기술, 김상욱의 손끝에서 완성되다
각각 일본의 카미야 다이치와 호주의 잭 베커를 상대로 파운딩 기술로 경기를 끝내며 UFC 진출 가능성을 한껏 끌어올렸다.
김상욱은 1라운드 카미야에게 여러 차례 테이크다운을 허용하며 밀렸지만, 라운드 후반부터 킥과 펀치로 반격을 시작했다. 2라운드에는 상대의 태클 시도를 역이용해 그라운드로 끌고 간 뒤, 십자가 포지션인 ‘크루시픽스’를 완성했다. 양 팔을 제압한 뒤 엘보를 퍼붓자 심판은 경기를 종료시켰다. 이 장면은 스승 김동현이 2015년 UFC 서울 대회에서 보여준 피니시 장면을 그대로 재현한 것이었다.
김상욱은 경기 후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 보너스를 받고 싶다. 결혼 자금으로 쓰겠다”고 너스레를 떨며 “나는 데이나 화이트 회장이 찾던 바로 그 파이터”라고 강조했다. 아쉽게도 보너스는 쑤랑랑보(중국)에게 돌아갔지만, 강한 인상을 남기기엔 충분했다.
정찬성의 그림자, 박재현…잭 베커에 압도적 TKO승
박재현은 전 이터널MMA 라이트급 챔피언 잭 베커를 상대로 경기를 내내 지배했다. 레슬링과 포지셔닝에서 압도하며 상대를 컨트롤했고, 마운트 포지션을 잡은 후 엘보와 파운딩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 장면 역시 2019년 UFC 부산 대회에서 정찬성이 프랭키 에드가를 압살했던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박재현은 “마운트 상황에서 상대가 힘은 셌지만 기술이 부족하다는 걸 느껴 피니시를 확신했다”며, “이제 내 진짜 실력을 보여주겠다. UFC는 그냥 가는 것이라 생각하겠다”고 당당히 말했다. 그는 시즌2에서의 실패를 발판 삼아 확실한 성장을 입증했다.
준결승 대진 확정…韓 파이터들의 다음 상대는?
오는 8월 22일, 김상욱은 우슈 기반의 타격가 런야웨이(중국)와 결승행을 놓고 맞붙는다. 런야웨이는 같은 날 데니 다파(인도네시아)를 상대로 마운트 닌자초크로 서브미션 승을 거두며 준결승에 올랐다.
박재현은 오세아니아 대표 ‘스트리트 부다’ 돔 마르 판과 격돌한다. 마르 판은 그래플링 능력으로 우승 후보 야닉 유지를 판정으로 꺾고 주목받고 있다.
한편, 이날 열린 ROAD TO UFC 시즌3 페더급 결승에서는 주캉제(중국)가 시에빈을 스플릿 판정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한국은 지금까지 이 대회에서 5명의 우승자를 배출하며 참가국 중 최다 우승 기록을 유지 중이다.
ROAD TO UFC 시즌4 준결승은 오는 8월 22일 상하이 체육관에서 개최되며, 다음 날 UFC 파이트 나이트 상하이의 공식 전야제로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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