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가 연일 고공행진 중이다. 한화는 2위(31승 21패·승률 0.596), 롯데는 3위(30승 3무 21패·승률 0.588)에 올랐다. 두 팀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가을 야구를 꿈꾼다.
롯데는 26일 기준 팀 타율 0.289로 KBO리그 최강 타선을 자랑한다. 반면 팀 평균자책점은 4.65로 리그 9위에 머문다. 마운드의 약점을 강한 타선으로 메우며 상위권 경쟁을 이어가는 점이 인상적이다. 반면 한화는 팀 평균자책 1위(3.35)를 기록 중이다. 타율은 리그 7위(0.248)로 아쉽지만, 확실한 승리 공식을 만들어가고 있다.
24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맞대결에선 두 팀의 벤치 성향이 엿보이는 장면이 있었다. 6-6으로 맞선 9회, 양 팀 마무리 투수가 모두 등판했다. 한화 김서현은 9회 초 실점 없이 막은 뒤 연장 10회 초엔 김종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반면 롯데 김원중은 9회를 책임진 데 이어 팀이 10회말 8-6으로 앞선 상황에서도 다시 올라와 2이닝을 소화했다.
물론 이 한 경기만으로 두 마무리 투수의 시즌 피로도를 단정 짓긴 어렵다. 김원중은 올 시즌 22경기에서 24.1이닝을, 김서현은 27경기에서 26이닝을 던졌다. 두 투수가 마무리로서 경험한 경기 흐름의 차이 등을 고려해야 한다.
다만 시즌을 치르며 나타나는 불펜 운영의 철학은 확연히 다르다. 김원중이 2이닝을 던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지만, 1이닝 이상 소화한 경기는 벌써 6차례다. 김서현은 1이닝을 넘긴 것이 5월 20일 NC 다이노스전 단 한 번뿐이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두산 시절부터 승기를 잡은 경기에서 기세 좋은 불펜의 활용 폭을 넓히는 전략을 즐겨 써왔다. 전체 시즌 승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계산된 선택이다. 실제로 올 시즌 롯데 불펜의 ‘3연투’는 총 11회로, 10개 구단 중 가장 많다. 반면 한화는 ‘3연투’가 단 2회에 그쳤다. 이는 LG, 삼성에 이어 3번째로 적은 수치다. 김경문 감독과 양상문 투수코치 등 한화 코치진은 불펜의 체력을 안배하며 긴 호흡으로 시즌을 운영하려는 철학이 뚜렷하다.
다만 두 팀의 공통된 성향도 있다. 바로 ‘뒷심’이다. 한화는 올 시즌 역전승 1위(17승), 롯데는 역전승 공동 3위(11승)를 기록 중이며, 역전패는 8패로 리그에서 3번째로 적다. 예년에는 보기 힘들었던 뒤집기의 힘이, 두 팀의 공통된 변화로 자리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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