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주대은 기자(아산)] 충남아산FC 배성재 감독이 축구화에 대한 징크스를 밀고 있다. 최근 경기에서 효과(?)까지 봤지만 선수들은 웃어 넘겼다.
충남아산은 25일 오후 4시 30분 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5’ 13라운드에서 부천FC1995와 2-2 무승부를 거뒀다.
직전 경기에서 충남아산은 경남FC에 3-1 승리했다. 당시 승리를 이끈 건 홀로 3도움을 몰아친 김승호였다. 부천전을 앞두고 배성재 감독이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했다. 자신의 지분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배성재 감독은 “김승호는 나에게 고마워해야 한다. P사의 축구화를 신다가 내가 N사로 바꾸라고 해서 3도움을 올렸다”라며 “작년엔 N사를 신었다. 어느 날 보니 P사를 신고 있더라. 시즌 개막하고 몇 경기가 지난 다음에 ‘너는 N사 축구화가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 이후 좋은 모습이 나오더라. 아까도 마주쳐서 이야기했는데 웃고 지나가더라”라고 전했다.
이어서 “다른 선수 한 명에게도 이야기했다. 근데 그 선수가 아직 안 터졌다. 좋은 활약을 펼치면 그때 누군지 이야기하겠다”라며 “그 선수도 축구화다. 작년에 신었던 축구화를 다시 신어보라고 했다. 그랬더니 자기가 좋아하는 모델이 단종됐다고 하더라. 굉장히 고가에 팔리고 있다고 했다. 그래도 골을 넣기 위해선 좋지 않을까 하고 추천했다. 그 축구화를 신고 나왔다. 그래서 기대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충남아산에서 활약이 가장 좋았던 선수는 김종민이었다. 전반 38분 타점 높은 헤더로 동점골을 기록했다. 전반 추가시간 2분엔 다이빙 헤더로 한 골을 추가했다. 지난 2월 서울 이랜드와 경기 후 약 석 달 만에 터진 득점이었다.
재미있게도 배성재 감독이 이름을 알려주지 않았던 선수가 바로 김종민이었다. 경기 후 배성재 감독은 “김종민이 맞다”라며 “하나의 징크스 아니겠나. 내가 축구화를 바꿔보라고 한 게 심리적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선수가 자신감을 얻었을 수도 있고, 지도자가 직접적으로 득점을 요구하는 거보다 돌려서 이야기한 걸 잘 받아들여서 좋은 상황이 나온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정작 관련된 선수들은 배성재 감독의 축구화 징크스에 동의하지 않았다. 김종민은 “작년에 신었던 축구화가 단종돼서 다른 축구화로 바꿨다. 첫 경기에서 새 축구화를 신고 골을 넣었다. 잘 맞는다고 생각했는데 그 뒤로 골이 없었다. 감독님이 축구화를 바꾸라고 하셨다. 따로 구해서 신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면서도 “축구화 덕이라고 하기엔 내가 연습한 게 너무 아깝다(웃음)”라고 말했다.
김승호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그냥 받은 축구화를 신었던 거다. 감독님이 어시스트를 못 한다고 바꾸라고 하셨다. 처음엔 내 고집대로 했다. 원래 축구화를 신고 어시스트를 2개 만들었다. 그런데도 계속 말씀하셨다”라고 회상했다.
이어 “팀이 연패에 빠져서 축구화를 바꿀까 했다. 근데 그게 내 축구화가 아니고 (손) 준호 형 축구화다. 준호 형이 안 신는 축구화를 줬다. 나랑 사이즈가 같다. 그때 3도움을 기록했는데 준호 형이 아닌 감독님이 생색을 내셨다(웃음)”라고 밝혔다.
김승호는 “감독님이 훈련할 때도 축구화만 쳐다보신다. 이번 주 훈련 때도 P사 축구화를 신었는데, 왜 그거 신었냐고 하셔서 다른 축구화로 바꿔 신었다”라며 “감독님께 다시 말씀드리는데 의미 부여 안 하셨으면 좋겠다”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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