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세민 기자] 애플이 자사 운영체제에서 '시리(Siri)'를 기본 음성비서로 고정하던 기존 정책을 뒤집고, 타사 인공지능(AI) 음성비서 사용을 허용할 예정이다.
이는 유럽연합(EU)의 디지털 시장법(DMA) 에 대응하는 조치이자, 자체 AI 경쟁력 부족에 따른 전략적 후퇴로 평가된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 아이패드, 맥 등 자사 플랫폼에 타사 음성비서 연동을 허용할 계획이다.
사용자는 향후 기본 음성비서로 챗 GPT, 구글 제미나이, 메타의 메타 AI, 앤트로픽의 클라우드 등을 선택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애플이 음성비서 인터페이스(API)를 외부에 공개함으로써, 사용자 선택권을 보장하고 경쟁 플랫폼을 차단했던 기존 생태계를 일부 개방하는 셈이다.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EU 경쟁위원회의 규제 강화가 있었다. EU는 이미 2021년부터 시리를 강제하는 애플의 ‘배타적 생태계’에 문제를 제기해왔으며, 다양한 기업의 피드백을 반영해 디지털 시장법(DMA) 을 통해 기본 앱의 선택권을 소비자에게 돌려주도록 요구했다.
최근 애플의 AI 프로젝트인 'Apple Intelligence'가 내부적으로 개발 지연 및 기능 과장 논란에 휩싸이면서, 2027년까지 개선된 시리의 출시가 어려워졌고, 일각에선 시리 프로젝트의 전면 중단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이미 오래전부터 사용자가 구글 어시스턴트 외에도 다양한 AI 비서를 기본 설정할 수 있는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애플이 이제서야 이 흐름에 동참하게 된 것은, 사실상 EU 규제와 AI 경쟁 격화 속에서의 불가피한 선택으로 분석된다.
애플은 아직 공식 일정은 밝히지 않았지만, 내부 정보에 따르면 2025년 가을 출시될 iOS 19에서 이 기능이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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