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류정호 기자]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가 KBO리그 역사에 남을 ‘악몽 같은 시즌’을 치르고 있다.
키움은 25일 오전 기준 14승 40패 승률 0.259로 10개 팀 중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9위(20승 3무 28패·승률 0.417) 두산 베어스와도 9경기 차이가 날 정도로 압도적인 최하위다. 1위(32승 1무 18패·승률 0.640) LG 트윈스와 9위 두산의 승차가 11경기인 것을 감안한다면 키움의 현재 성적이 얼마나 처참한지 알 수 있다.
키움의 부진 원인은 명확하다. 뛰어난 성적을 올린 선수들이 이탈했지만, 그 자리를 제대로 채우지 못한 탓이다. 최근 3~4년간 키움은 신인 드래프트 지명권을 확보하는 트레이드를 꾸준히 단행해 왔다. 장기적인 전력 재편을 위한 포석이었다. 하지만 아직 1군 무대에서 확실하게 두각을 나타낸 신인은 드물다. 중견수 이주형(24)과 포수 김동헌(21)이 미래 전력의 핵심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나란히 부진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특히 김동헌은 지난해 토미 존 수술로 장기간 이탈하기도 했다.
팀의 새판짜기는 기둥이 있어야 가능하다. 이에 키움은 최근 베테랑 자유계약선수(FA) 및 방출 선수 영입에도 적극 나섰지만, 현재 저조한 성과를 내고 있다. 최주환(37)을 제외하면 제 몫을 해주는 선수를 찾기 어렵다. 결과적으로 전력 약화는 막지 못했고, 승리하지 못하니 리빌딩의 성과도 보이지 않는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구단 안팎에서는 “키움은 선수를 잘 뽑고, 잘 키우는 구단”이라는 평가가 여전하지만, 3년 연속 최하위가 유력해진 현재 시점에선 전체적인 운영 시스템을 되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키움은 24일 KT 위즈와 홈 경기에서 4-10으로 패하면서 올 시즌 리그 최초로 40패를 기록한 팀이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썼다. 키움이 프로야구 ‘최다패’와 ‘최저 승률’ 기록을 경신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KBO리그 역대 한 시즌 최저 승률은 1982년 삼미 슈퍼스타즈의 0.188(15승 65패)이다. 극단적인 사례이지만, 현재 키움의 승률은 이미 21세기 최저 승률 팀인 2002년 롯데 자이언츠의 승률(35승 1무 97패·0.265)을 밑돌고 있다. 상황이 더 악화한다면 역대 최저 승률 2위(28승 7무 97패·0.224)였던 1999년 쌍방울 레이더스와 비슷한 수준까지도 떨어질 위험에 처했다.
1999년 쌍방울과 2002년 롯데는 KBO리그 역사상 한 시즌 최다패(97패)를 기록한 팀이기도 하다. 아직 KBO리그에서 시즌 100패를 넘긴 팀은 없었다. 한화 이글스가 2020년 95패, 2022년 96패를 기록하며 근접한 바 있지만, 세 자릿수 패배는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키움이 현재와 같은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리그 사상 처음으로 ‘100패’ 고지에 도달하는 팀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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