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는 줄이고 구글은 키우고…흔들리는 '메타버스'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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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는 줄이고 구글은 키우고…흔들리는 '메타버스' 전략

한스경제 2025-05-22 1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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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빅테크 구글이 시들해진 메타버스(Metaverse) 시장에 재참전하면서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 연합
미국 빅테크 구글이 시들해진 메타버스(Metaverse) 시장에 재참전하면서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 연합

[한스경제=박정현 기자] 미국 빅테크 구글이 시들해진 메타버스(Metaverse) 시장에 AI를 접목한 스마트 안경으로 재참전하면서 시장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구글은 2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연례 개발자 콘퍼런스(I/O)를 열고 '스마트 안경'을 소개했다. 샤람 이자디 구글 안드로이드 XR 부사장은 무대에 올라 "안경을 쓰면 초능력을 얻을 수 있다"면서 "이 안경이 '제미나이 라이브'의 힘을 당신이 있는 곳으로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제미나이 라이브’는 AI가 실시간으로 카메라 영상을 인식해 사람처럼 주변을 인지하고 대화하는 기능이다. 이용자가 이 안경을 끼면 눈앞에 구글 지도가 보여 길 찾기가 손쉽고, 외국인이 말을 걸면 말풍선에 번역이 자동으로 띄워진다. 

AI 산업의 성장으로 메타버스가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공간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구글은 10여 년 전 실패했던 사업에 다시 한번 뛰어들었다.

구글은 2013년 '구글 글라스'라는 스마트 안경을 들고 나왔다가 시대를 앞섰다는 평가를 들으며 2년 만에 단종시킨 바 있다. 디자인의 조악함, 짧은 배터리, 낮은 카메라 화질 같은 성능 한계도 지적됐다. 이후 메타가 2019년 '퀘스트'를, 애플이 지난해 '비전 프로'를 출시했지만  콘텐츠 부족과 실사용 가치에 대한 의문이 아직 해소된 건 아니다.

실제로 가상현실 헤드셋 시장의 73%를 점유하는 이 시장의 선두 격인 메타는 메타버스 투자를 줄였다.

메타는 지난해 8월 고급형 MR 헤드셋 '퀘스트프로2' 개발을 중단하고 AR 스튜디오인 메타 스파크 사업을 중단했다. 증강 및 가상현실 사업에서 1월까지 500억달러의 손실을 냈다.

헤드셋 자체는 잘 팔렸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VR·MR 헤드셋 세계 출하량은 960만 개로 전년 대비 8.8% 늘어났으며 메타의 저가형 모델인 퀘스트3S는 전년 대비 11% 출하량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AI의 성장으로 메타버스가 차세대 디바이스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디바이스 수요가 증가했지만 아직 이용자들의 락인(Lock-in, 기술 의존도를 높여 다른 것으로 쉽게 못 바꾸는 현)을 끌어낼 애플리케이션이 다양하게 출시되거나 메타버스 문화가 자리 잡는 등 대중성의 요소가 적다고 분석한다.

애플 역시 높은 고객 충성도로 유명한 기업이지만 지난해 출시한 메타버스 기기 '비전 프로'의 판매량은 저조하다. 시장조사업체 IDC와 여러 매체 보도에 따르면 비전 프로는 출시 초기에 높은 관심을 받았으나 미국 내 1분기와 2분기 누적 판매량이 17만 대에 그쳤다.

다만 혁신적인 제품 디자인이 자랑인 애플의 참전이 디자인이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온 스마트 디바이스의 편리성을 끌어올릴 가능성은 있다. 이에 김명주 AI 안전연구소 소장은 "메타버스 디바이스는 패셔너블하지 않은 모양새나 얼굴에 직접 닿는 불편함을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구글은 이번에 출시한 '스마트 안경'을 국내 안경기업  젠틀몬스터와 협업해 디자인 부분을 강화했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이번 구글의 '스마트 안경' 출시가 메타버스 시장에 큰 족적이 될 것으로 본다. 최 교수는 "청사진은 아름다웠지만 현실이 초라하다 보니 간극을 못 메웠던 게 메타버스였다. 메타버스가 잘 안 됐던 건 디바이스 품질이 안 나와서 인데 구글이 AI를 경량화해 스마트 디바이스에 집어넣었다. 시들어가던 시장이 새로운 가능성을 맞이한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메타버스 시장의 성공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메타버스 내 경제 시스템이 생겨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 교수는 "AI가 진화할수록 메타버스가 활성화되며 메타버스가 차세대 AI 플랫폼으로 기능할 거라는 건 업계 전반적인 생각이었다. 다만 아직까지 메타버스는 무언갈 '증명'한 적이 없다. 수익화에 성공하며 모든 빅테크가 집중하는 AI와 다르다. 메타버스에서 경제 시스템이 생겨야 궤도에 들어선 것으로 판단할 수 있겠다"고 전망했다.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
메타버스 플랫폼 '컬러버스'

메타버스 산업에서 '전략적 가능성'을 엿보며 실험을 이어가는 미국과 달리 국내는 완전히 발을 뺐다. 카카오의 메타버스 전략 거점이었던 계열사 ‘컬러버스’는 2023년 12월 대표 서비스 ‘퍼피레드M’을 종료하더니 5월 법원으로부터 파산 선고를 받으면서 사업이 완전히 정리됐다. 

이용수 컬러버스 대표는 "회사 내부 재정상황의 문제로 업데이트를 중단하면서까지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했으나 결국 이 어려운 산을 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동통신사들도 연이어 메타버스 플랫폼을 종료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2021년 선보인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내년 3월 31일 자로 서비스를 종료한다고 16일 밝혔다. KT도 기업간거래(B2B)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라운지'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플랫폼 '지니버스'를 각각 2022년, 2023년 차례로 선보였지만 올 상반기 모두 종료했다.

LG유플러스는 아동용 플랫폼 '키즈토피아'와 대학 전용 메타버스 플랫폼 '유버스'로 메타버스 명맥을 이어가나 베타버전으로 운영 중인 사무용 서비스 '메타슬랩'은 1년 넘게 정식 버전 전환 계획이 없다.

제페토를 운영하는 네이버는 메타버스 최후 생존자로서 국내 산업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최 교수는 "한국의 특성을 생각하면 국내 기업들이 발 빼는 것은 당연하다. 퍼스트 무브이기보다는 응용기술에 뛰어난 편인데 아직 메타버스로 수익을 낸 빅테크가 없지 않은가"라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비전프로로 쓴 맛을 본 애플이 가격을 확 낮춘 보급형을 선보이고 삼성전자와 구글이 본격적으로 뛰어든 이후에야 XR 시장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재홍 숭실대학교 교수는 "(메타버스 플랫폼 부진은) 당연한 현상이다. 결국엔 메타버스 세상이 오겠지만, 지금은 VR, AR 기술이 걸음마를 뗀 형국"이라며 "기술이 따라주지 않기 때문에 메타버스 서비스를 본 궤도에 올리기 어려운 것"이라고 진단했다.

현재 글로벌 추세를 보면 메타버스가 AI의 플랫폼으로 기능하기에는 발전속도가 너무 느리다. 미국 AI와 로봇을 맹추격하는 중국도 메타버스 산업은 뒷짐 지고 있는 모양새다.

다만 AI, 로봇, 양자 등 현재 한국이 선도를 놓친 많은 IT 부문처럼 구글이 증명하기를 기다리다 또 타이밍을 놓칠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는 메타버스 사업 투자를 축소하면서도 "헤드셋은 앞으로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의 혼합이 될 앞으로의 세상에서 컴퓨팅 기술을 새롭게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타버스 시장을 불투명하다고 판단하고 발을 빼는 기업도 있으나 아직까진 이 시장에서 가장 선두 기업이 아직 헤드셋 시장을 IT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보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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