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홋스퍼의 주장 손흥민(33)이 생애 첫 우승의 감격을 누리면서 그의 커리어도 사실상 부족한 곳이 없게 됐다. 이룰 걸 다 이룬 위대한 축구 선수로서 역사에 남게 됐다.
손흥민이 22일(한국 시각)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소속 팀 토트넘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1-0으로 꺾는 데 힘을 보탰다. 벤치에서 출발한 그는 후반 22분 교체 투입돼 그라운드를 누비며 생애 첫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이번 우승은 손흥민 커리어의 ‘마지막 퍼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2008년 8월 함부르크 유스팀에 입단하며 유럽 커리어를 시작한 손흥민은 2010-2011시즌 독일 분데스리가를 통해 유럽 1군 무대를 밟은 후 15시즌 만에 처음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1980년과 1988년 프랑크푸르트(독일)의 UEFA컵 우승을 견인한 차범근(72)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에 이어 이 대회 정상에 오른 한국인 4명 중 한 명으로 기록됐다. 김동진(43)과 이호(41)도 제니트 상트페테르부르크(러시아) 소속으로 2008년 우승을 거머쥔 바 있다.
양발을 자유자재로 쓰는 손흥민은 스피드와 주력, 민첩성, 골 결정력까지 갖춘 완성형 선수다. 차범근 전 감독이 피지컬을 앞세운 몸싸움과 공중볼 다툼을 통한 헤더골에 더 능했다면, 손흥민은 스피드와 양발을 통한 득점에 더 강점을 보였다.
손흥민은 2020년 12월 번리전 70m 원더골로 국제축구연맹(FIFA)이 선정하는 푸스카스상을 받았고, 2021-2022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EPL 득점왕에 올랐다. 토트넘 주장을 맡으며 리더십까지 발휘한 손흥민은 이번 우승으로 다음 시즌 UCL 본선 직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사실 이번 UEL은 손흥민이 우승할 수 있는 사실상의 마지막 기회에 가까웠다. 손흥민은 올 시즌 장기인 스피드와 골 결정력까지 떨어지며 일각으로부터 ‘에이징 커브’ 우려도 샀다. 세간의 걱정을 이겨내고 우승이라는 해묵은 숙제를 끝낸 손흥민은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정말 놀라운 기분이다. 항상 꿈꿔왔던 순간이 오늘 현실이 됐다. 꿈이 정말 이뤄졌다. 제가 세상에서 제일 행복한 사람인 것 같다"고 기뻐했다.
스포츠 전문매체 디 애슬레틱은 "구단에서 10년을 보낸 손흥민은 이제 해리 케인(32·바이에른 뮌헨)을 넘어 토트넘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평가받을 수 있다. 케인은 우승을 하기 위해 떠났지만, 손흥민은 예상을 뛰어 넘고 팀에 남았다"며 손흥민을 치켜세웠다. 10년의 세월 동안 때론 리더이자, 때론 에이스로 세계 최고의 리그에서 정상급 기량을 유지했던 손흥민은 한국 축구로나, EPL으로나 명실상부 역사에 남을 만한 위대한 선수로 자신의 이름을 확실히 새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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