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김진영 기자] 온라인 커머스 스마트 물류 전략이 빠른 배송 중심에서 기술 기반 설계·조정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 여전히 속도와 물류망을 중시하는 기업도 있지만, 일부는 재고·주문·배송 흐름을 얼마나 정교하게 통제하느냐를 경쟁력으로 보는 분위기다. 쿠팡은 직배송망 확대를 고수하는 반면, 네이버와 카카오는 API·알고리즘 기반 조정 시스템으로 파트너 물류를 통합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약 242조원에 달한다. 쿠팡은 약 22.7%, 네이버가 약 20.7%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상위 두 플랫폼이 전체 시장 절반 가까이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양사의 물류 전략은 기술 인프라 측면에서 확연히 갈린다.
먼저 쿠팡은 전국 30여 개 물류센터와 2만명 이상 직영 배송망을 통해 ‘로켓배송’을 구축했다. 최근에는 수요 예측, 재고 분산, 동선 최적화 등 AI 기술도 도입했지만 여전히 자체 물류망을 기반으로 물량을 직접 처리한다. 외부 연동보다는 고정된 인프라를 활용해 속도와 안정성을 확보하는 방식에 가깝다.
반면 네이버는 물류망 없이도 기술로 흐름을 통제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약 57만 개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의 재고·주문·배송 정보를 커머스 API(시스템 간 정보를 자동으로 주고받는 기술)를 통해 CJ대한통운, 삼성SDS, 위킵, 파스토 등 복수 물류 파트너와 연동 운영하고 있다.
주문이 발생하면 API를 통해 창고를 지정하고 송장을 발행하는 등 일부 과정이 자동화된다. 알고리즘은 의사결정을 보조, 전체 흐름을 조율하는 구조로 점차 고도화되고 있다. 단순한 물류 수행을 넘어 흐름을 설계하고 제어하는 플랫폼으로 전략을 옮겨가는 중이다.
이런 기술 체계를 바탕으로 지난해부터는 외부 쇼핑몰에도 일부 커머스 API를 개방해 물류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외부 판매자들은 재고 통합 관리, 주문·송장 자동 연동, 물류사 선택 최적화 등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단순 쇼핑 플랫폼을 넘어 데이터 기반의 주문·배송 인프라로 전략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이 같은 흐름은 카카오에서도 나타난다. 카카오는 자체 물류망 구축보다는 AI 기반의 시스템 설계와 파트너 네트워크를 통해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프라이즈는 AI 기반의 수요 예측과 적재 최적화 알고리즘을 개발, 이를 활용한 풀필먼트 API를 구축 중이다. 알고리즘이 주문량 예측을 기반으로 물류 요청을 자동 생성하거나 특정 상품의 예상 수요에 따라 사전 배치를 추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카카오T’ 플랫폼에서 수집한 이동 데이터를 활용해 AI 기반의 배차 알고리즘을 고도화하고, 도심 내 라스트마일 배송의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카카오벤처스는 AI 기반 물류 스타트업에 대한 전략적 투자를 통해 기술 기반 물류 생태계를 확장하고 있다.
정부도 민간의 전략 변화에 발맞춰 물류정책을 개편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스마트 물류 인프라 구축방안’을 통해 도심 물류 인프라 구축, 글로벌 물류기지 조성, 물류정보 통합 플랫폼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하드웨어 중심의 물류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통제 인프라로의 전환을 정부가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겠다는 신호로 민간의 기술적 진화 방향과도 일치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얼마나 빠르게 배송하느냐가 핵심이었지만 지금은 얼마나 많은 주문 흐름을 동시에 연결하고 최적화하느냐가 플랫폼 경쟁력의 기준”이라며 “이커머스의 진짜 전쟁은 더 이상 물류망 위에서 벌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이제는 누가 더 정교하게 흐름을 설계하고, 데이터를 활용해 전체 네트워크를 통제할 수 있느냐가 승부를 가른다”며 “설계 기술과 알고리즘이 주도하는 시대가 이미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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