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 신동훈 기자 =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의 색깔을 버리고 실리적인 축구로 트로피를 들었다.
토트넘 홋스퍼는 22일 오전 4시(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에 위치한 산 마메스에서 열린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결승전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0 승리를 거두면서 트로피를 들었다. 이로써 토트넘은 1983-84시즌 이후 41년 만에 UEL 우승을 하면서 통산 3번째 UEL 우승에 성공했고 기나긴 17년 무관을 마무리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UEL에서는 자신의 색채를 버려왔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라인을 높이 올리고 상대 지역에 최대한 공격 숫자를 많이 두는 공격 축구를 선호했다. 수비에 과도한 부담을 주더라도 공격에서 우위를 점해 주도를 하고 득점을 하는 축구를 원했다. 첫 시즌엔 성과를 냈지만 올 시즌엔 공수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좌초됐다.
프리미어리그에선 자신의 축구를 고집했는데 UEL에선 아니었다. 특히 토너먼트에 들어서 실리적인 축구를 선보였다. 수비 라인을 유지하고 압박 강도를 줄이고 인버티드 풀백 활용, 공격 스위칭 플레이를 최대한 줄이는 전술을 보여줬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전반에는 압박 강도를 높이며 도미닉 솔란케, 파페 마타르 사르가 계속 압박을 하고 좌우 풀백 데스티니 우도기, 페드로 포로도 자유롭게 전진시켰다. 브레넌 존슨 골이 나오고 전반을 1-0으로 마치자 후반에 돌아섰다. 4-2-3-1 혹은 4-5-1로 포메이션을 유지하고 토트넘 지역에서만 수비를 했다.
맨유 공격이 거세지자 후반 34분 존슨을 불러들이고 케빈 단소를 넣었다. 3백으로 전환을 했고 우도기, 포로 위치를 더욱 내렸다. 윙어 손흥민과 사르도 윙백처럼 내려와 수비를 했다. 극단적인 수비 형태를 취한 것이다. 후반 45분엔 사르, 우도기 대신 아치 그레이, 제드 스펜스를 투입했다. 제대로 굳히기에 나섰고 결국 막아내면서 1-0으로 이겼다.
실리축구로 승리를 하면서 전술적 유연성을 과시, 또 트로피까지 안겼다. 시즌 내내 자신을 비난했던 이들의 입을 다물게 했고 “난 2년차에는 보통 우승을 한다”라는 말을 지켰다. 토트넘은 이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거취를 정해야 한다. 리그 성적만 보면 무조건 경질이 됐어도 할 말이 없는데 UEL 우승과 UEL에서 보여준 전술적 유연성은 포스테코글루 감독 머리를 아프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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