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된 기간 내 기업공개(IPO)를 달성하기 위해 케이뱅크가 가야 할 길은 여전히 멀다. 삼수생이지만 1분기 연체율과 당기순이익 두 마리 토끼를 잡지 못했다.
케이뱅크가 올해 건전성 개선에 성공했지만 감소한 실적은 새로운 과제로 떠올랐다. 제휴 가상자산거래소인 업비트에 대한 높은 의존도만큼 순이익이 받은 영향도 컸다.
업비트와 계약이 종료될 수도 있는 가능성을 염두하고 케이뱅크는 자체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새로운 전략으로 추진 중인 기업여신이 돌파구가 될지 주목된다.
연체율 개선하고 수익성 감소
케이뱅크가 폭주하던 연체율을 3년 만에 개선한 가운데 순이익은 큰 폭으로 줄었다.
케이뱅크의 연체율은 지난 2022년 2분기 0.52%에서 0.67%(3분기), 0.85%(4분기)로 급등했다. 두 개 분기 만에 0.33%p 뛰었다.
연체율은 꾸준히 오르다 2023년 말 최고치인 0.96%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까지도 0.88~0.95% 사이를 맴돌다 올해 들어서야 0.66%로 감소했다.
케이뱅크의 1분기 당기순익은 16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나 감소했다. 같은 기간 여‧수신 잔액은 각각 16조9000억원과 27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8%‧15.9% 성장했음에도 실적이 악화된 셈이다.
이번 케이뱅크 실적이 부진한 데는 업비트 영향이 컸다.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법’이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되면서 업비트 고객의 예치금 이용료율은 기존 0.1%에서 2.1%로 21배 인상됐다.
비트코인이 지난 1월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자 고객 90만명이 케이뱅크에 유입됐으며 케이뱅크가 지게 된 이자비용 부담도 덩달아 커졌다.
업비트 재계약 여부 변수
IPO를 성공하기 위해선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능력이 필요하다. 내년 7월까지 상장을 완료해야 하는 케이뱅크로선 상당히 조급해지는 시점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2021년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7250억원을 유치하며 내년 7월까지 상장하기로 약속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 2022년과 지난해 IPO를 시도했지만 두 차례 모두 수요예측 부진으로 철회했다.
케이뱅크가 약속을 이행하지 못할 시 대주주인 BC카드는 FI의 지분 약 1조원을 매입해야 한다. 문제는 BC카드의 자기자본 또한 1조5900억원으로 여유롭지 못하다는 점이다. 최악의 경우 케이뱅크는 제삼자에게 매각될 수밖에 없다.
IPO 계획을 지난 3월 공식화한 케이뱅크는 주요 증권사에 입찰제안서를 지난 19일 발송해 새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다만 업비트와 계약이 종료될 수 있는 변수도 존재한다. 케이뱅크가 계약 종료를 맞이할 경우 업비트 고객들이 대거 빠져나가는 뱅크런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케이뱅크와 업비트 간 계약이 종료되는 건 당국에서도 살펴보고 있는 사안이다. 계약이 종료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대비하기 위해 케이뱅크는 지난달 계약 종료에 대한 ‘비상계획’을 금융당국에 제출했다.
케이뱅크와 업비트가 맺은 독점 계약과 관련해 FI에게 실명확인계정이 신고된 날짜는 지난해 10월 4일이다. 금융업계는 통상 계약기간인 1년을 기준하면 양사 간 계약이 올해 비슷한 시기에 끝날 거라 보고 있다. 계약이 연장될지는 아직 정해진 바 없다.
기업대출 돌파구 될까
케이뱅크가 직면한 과제는 입증된 수익성과 성장성이다. 업비트 의존도를 줄이고 나아가 상장하기 위해 케이뱅크는 기업금융을 강화해 왔다.
새로운 수익창출원으로 케이뱅크는 담보대출 위주로 한 기업여신을 해결책으로 삼았다. 은행권 최초로 지난해 비대면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인 ‘사장님 부동산 담보대출’을 선보이며 지난달 기준 대출 잔액은 2000억원을 돌파했다.
또한 케이뱅크는 신용대출, 보증서대출 등 다양한 기업금융 상품을 내놨다. 서울 강남 테헤란로에 두 번째 고객지원센터도 개소할 예정이다. 기존 서울 강북에 있던 대면 고객지원센터를 강남에도 신설해 고객 확보에 힘쓰겠다는 방침이다.
케이뱅크는 지난 1분기 총수신 잔액(27조7969억원) 중 업비트 예치금(5조4994억원)만 약 20%에 달한다. 지난해 케이뱅크의 총수신 잔액(28조5687억원) 가운데 두나무가 케이뱅크에 맡긴 예치금은 8조4805억원으로 전체 중 29.7%을 차지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더리브스와 통화에서 “지속적인 지표를 관리하고 채권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연체율을 많이 낮췄다”라며 “업비트와는 5년 동안 함께 손잡고 올라온 관계인 만큼 계약 종료에 대해 현재로서는 단정 지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업비트 관계자는 더리브스 질의에 “케이뱅크와 계약 종료일이 언제인지는 대외비”라며 “케이뱅크 아닌 타 은행과 실명계좌 제휴를 맺을 여부 또한 현재 논의 중인 바는 없다”고 답했다.
양하영 기자 hyy@tleave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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