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임헌섭 기자] 엔비디아의 최고경영자(CEO) 젠슨황이 지난 21일 대만 타이베이에서 열린 글로벌 미디어 Q&A 행사에서 미국의 대중국 AI 칩 수출 규제가 오히려 실패로 이어졌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황 CEO는 이날 행사에서 “우리는 수출 규제로 인해 H20 칩을 중국에 출하하지 못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수십억 달러의 재고를 전액 손실 처리했다”며, “이는 일부 반도체 기업의 전체 매출과 맞먹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바이든 행정부 출범 당시 95%에 달했던 엔비디아의 중국 내 시장 점유율은 현재 50% 수준으로 급감했다. 특히 수출이 금지된 중국 전용 AI 칩 H20의 재고 손실만 약 55억 달러(약 7조 5,735억 원)에 이르며 회사에 막대한 재무적 타격을 입혔다.
반면, 중국은 화웨이 등 자국 기업을 중심으로 자체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며 공급망 독립을 본격화했다.
황 CEO는 중국 시장의 전략적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 두 번째로 큰 컴퓨팅 시장이며, 내년 AI 시장 규모는 약 5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이는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놓칠 수 없는 기회”라고 말했다.
또한 “수출 규제가 중국의 기술 개발을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가 이 점을 직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은 중국 시장을 통해 세수를 늘리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산업을 유지할 수 있다”며, “미국 기술이 중국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세계 AI 연구자의 절반이 중국에 있으며, 이들이 미국 기술 위에서 개발하는 것이 미국의 이익에 부합한다”고 강조했다.
황 CEO는 “지금의 정책 방향은 잘못됐다”며, “현장의 진실이 정책 결정자들에게 전달돼야 한다. 우리는 중국 시장에서 다시 경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미국 정부에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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