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부터 글로벌 통상 질서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보호무역 기조는 전방위적인 관세 전쟁으로 확산됐고, 그 파고는 한국 경제에도 예외 없이 밀려오고 있다. 대통령 탄핵으로 인해 사실상 컨트롤타워가 부재한 상황에서, 수출 중심의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 경제는 외환시장 불안과 무역 환경 급변이라는 이중 압박에 직면해 있다. 경제 펀더멘털 또한 우려스러운 수준이다. 고위험 수준에 이른 가계부채, 침체된 내수시장, 부동산 경기 부진은 우리 경제의 회복 탄력을 제한하는 구조적 리스크로 작용하고 있다. 이러한 배경에서 일부 경제 연구기관은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0%대에 머무를 수 있다는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대내외 복합 위기가 중첩된 가운데, 한국은 내달 조기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새로 들어설 정부의 경제 철학과 정책 방향은 향후 우리 경제의 회복 경로는 물론, 구조 개편의 속도와 질을 결정짓는 중대한 기준점이 될 것이다. <투데이신문> 은 주요 대선 주자들의 경제 공약을 분야별로 살펴보고, 앞으로 한국 경제가 나아갈 방향을 탐색해 본다. 투데이신문>
【투데이신문 양우혁 기자】 6·3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주요 후보들이 외교·안보 공약을 속속 발표한 가운데, 북핵 대응을 중심으로 한 기조는 유사하지만 구체 전략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단계적 긴장 완화와 평화 구축을,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확장억제 강화와 핵잠재력 확보를 각각 강조하고 나섰다.
이 후보는 군사적 긴장을 줄이고 평화적 분위기를 조성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우발적 충돌 방지 ▲군사적 신뢰 구축 ▲9·19 군사합의 복원 등 접경지 안정 조치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대북 전단과 오물 풍선, 대북·대남 방송을 상호 중단하겠다”며 사실상 ‘평화적 상호 조치’ 복원을 예고했다.
남북 교류 활성화도 포함됐다. 이 후보는 이산가족 상봉 재개 등 교류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군사 억지력을 뒷받침하기 위한 한국형 탄도미사일·미사일방어체계(KAMD) 고도화와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한미동맹 기반 하’에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외교 분야에선 글로벌 공급망 대응과 신흥국 외교 확대가 핵심이다. 이 후보는 ▲G20·G7 등 국제기구 참여 확대 ▲신아시아 전략 추진 ▲핵심소재·광물의 공급망 안정화를 위한 통상외교 강화 등을 제시했다. 불법 중국어선 단속과 해양 주권 수호, 국가 핵심기술 유출 방지를 위한 무역안보 체계 확립도 함께 담겼다.
반면 김 후보는 북핵 위협 고조 상황에 대응해 ‘자체 핵잠재력 강화’를 명시하며 이재명 후보보다 훨씬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한미 확장억제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미국 전략자산 상시 배치 수준 전개 ▲한미 핵·재래식 통합훈련(CNI) 강화 ▲한미방위조약 내 ‘핵공격 보호조항’ 신설 등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자체 역량 강화 방안도 눈에 띈다. 김 후보는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을 통해 일본과 유사한 수준의 우라늄 농축·플루토늄 재처리 능력 확보를 추진하고, “필요 시 핵무기 설계 기술도 축적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핵추진 잠수함 개발, 전술핵 재배치 및 나토식 핵 공유도 공약에 포함됐으며, 미국이 전술핵을 괌에 배치한 뒤 한국 방어용으로 운영하는 시나리오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전략사령부 신설 등 핵무기 운영체계 구축 방안도 구체화됐다. 그는 “합참 산하 전략사령부를 통해 핵무기 통제·운영을 준비할 것”이라며 한국의 자주적 대응 체계를 강조했다.
다만 김 후보가 발표한 10대 공약에는 외교정책 및 남북관계 구상은 별도로 포함되지 않았다.
한편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기존 외교·안보 틀 자체를 재편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통일부를 폐지하고 그 기능을 외교부에 통합하는 개편안을 제시했다. 병역의무자 전원을 대상으로 4주간 통합 기초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성적 우수자에게 장교·부사관 진출 기회를 부여하는 방안도 함께 언급했다.
전문가들은 후보들의 공약이 지난 대선과 비슷한 수준에 그쳤다고 평가했다. 안보문제보다는 외교 공약에 따라 유권자들의 표가 갈릴 수 있는 상황이라 외교쪽이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남성욱 숙명여대 석좌교수는 “이번 대선에서는 안보 정책이 경기부양책이나 트럼프 행정부와의 외교·경제 협력 구상에 비해 상대적으로 주목을 덜 받고 있다”며 “안보 분야는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했다.
이어 남 교수는 “핵심인 트럼프 행정부와의 협상은 어느 후보라고 해서 미국이 특별히 우호적이거나 외면할 가능성은 낮다”며 “양측 모두 실익을 중시하는 ‘구객실리(求客實利)’ 기조를 취하고 있다는 점에서 외교 전략의 큰 방향은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도 외교·안보 분야에 대해 각 당이 전통적인 공략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그는 “이재명 후보는 중국을, 김문수 후보는 일본을 상대적으로 중시하는 등 외교적 입장이 각기 한쪽으로 치우친 경향이 있다”며 “특정 국가에만 집중하기보다 일본, 중국, 러시아 등과의 균형 있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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