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손흥민이 마침내 자신이 토트넘홋스퍼 전설임을 인정했다.
22일(한국시간) 스페인 빌바오의 에스타디오 산 마메스에서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결승전을 치른 토트넘이 맨체스터유나이티드에 1-0으로 이겼다. 토트넘은 1983-1984시즌 이후 41년 만에 유로파리그 세 번째 우승에 성공했다.
사실 손흥민이 토트넘 전설이라는 걸 부정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손흥민은 2015년 토트넘에 입단한 이래 454경기에 출장해 173골 101도움(‘트랜스퍼마크트’ 기준)을 기록했다. 토트넘 역대 득점 단독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로 한정하면 도움은 71개로 역대 1위다.
단 한 명, 손흥민만 자신이 토트넘 전설이라는 사실을 애써 부정해왔다. 손흥민은 지난해 8월 유튜브 채널 ‘맨 인 블레이저스’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내 마음 속엔 오로지 하나뿐이다. 나는 우승하고 싶다. 트로피를, 팀에 성공을 안겨줄 트로피를 획득하는 게 목표”라며 “특히 주장으로 있을 때 우승을 하게 된다면 정말 특별한 의미가 있을 거다. 우승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하겠다. 아직 내가 구단 전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팬들에게 우승을 안겨드리고 싶다”라고 말하며 자신이 전설이 되기에는 하나가 모자라다고 말했다.
그만큼 손흥민은 지금껏 우승과 연이 없었다. 2016-2017시즌 PL 준우승,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준우승, 2020-2021시즌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 준우승 등 우승컵에 가까워진 적은 있었지만 이번 경기 전까지 토트넘에서 트로피를 들어올리지는 못했다. 2021-2022시즌 PL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개인 수상에서도 영예를 얻었는데 팀 커리어가 그에 비해 빈약했다.
이제는 당당히 토트넘에서 우승을 차지한 전설이라 말할 수 있다. 토트넘은 전반 42분 브레넌 존슨이 어떻게든 만들어낸 득점을 소중히 지켜내며 2007-2008시즌 리그컵 이후 17년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손흥민은 이날 후반 22분 교체로 나서 큰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지만, 손흥민이 주장이자 정신적 지주로서 이번 시즌 토트넘이 끝까지 흔들리지 않도록 도왔다는 걸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이제는 손흥민도 자신이 토트넘 전설이라고 인정했다. 손흥민은 경기 후 영국 ‘TNT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오늘에서야 내가 전설이라고 말할 수 있다. 토트넘에서 17년 동안 아무도 해내지 못한 일이다. 나는 토트넘 전설이다. 기분이 정말 좋다. 내가 항상 꿈꿔왔던 게 이뤄졌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이라며 겸손을 잠시 내려놓고 우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토트넘홋스퍼 X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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