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과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코리안리거 김하성(30·탬파베이 레이스)과 프로농구 정상급 스타 허웅(32·부산 KCC 이지스)에 이어 최근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는 손흥민(33·토트넘 홋스퍼)이 공갈 협박을 당했다.
2023년 김하성은 전직 야구 선수 임혜동(29)으로부터 2년 전 술집에서 몸싸움을 한 뒤 폭행 합의금과 관련한 협박을 당했으며 허웅은 지난해 전 여자친구로부터 사생활을 언론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을 통해 폭로하겠다고 협박을 당한 바 있다.
손흥민의 경우 아이를 임신했다고 주장하며 돈을 뜯어내려 한 남녀 일당에게 협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은 앞서 17일 손흥민 공갈 혐의를 받는 여성 A씨와 공갈미수 혐의를 받는 남성 B씨에 대해 "증거를 인멸할 염려와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하고 정확한 사실 관계를 수사 중이다.
형법 제350조에 따르면 공갈은 사람을 협박해 재산상 이익을 얻거나, 제3자로 하여금 재산상 이익을 얻게 하는 죄를 의미한다. 재물이나 재산상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공갈죄는 협박죄보다 중하게 처벌하는데,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2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최정상급 스포츠 스타들이 이러한 공갈 협박 피해를 당하고 있는 데는 크게 2가지 원인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스포츠 스타라는 직업적 특성을 꼽을 수 있다. 스포츠 스타는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도 대중의 많은 시선을 받고 있는 위치다. 미국 등 해외에서는 선수로서의 생활과 사생활을 대체로 분리해서 바라보지만, 국내에서는 도덕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로 인해 사생활을 선수로서의 위상과 결부해서 본다.
김하성이나 허웅, 손흥민은 모두 국내 팬들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라 세간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일부에선 그걸 악용한 것이다. 이미 커다란 명예를 쌓아온 정상급 스타들은 사생활로 공갈 협박을 해도 그들이 쉽게 신고하지 못하리란 예상이 생기는가 하면, 그에 반해 소득과 자산 수준은 높기 때문에 쉽사리 범죄 표적이 되곤 한다.
물론 이러한 사건들이 파급력을 갖게 되는 배경 중 하나로 디지털 플랫폼 환경의 변화도 빼놓을 수 없다. SNS의 발달로 루머가 인터넷상에서 보다 빠르고 광범위하게 확산될 수 있는 구조이다 보니 스포츠 스타들은 피해를 당하게 되더라도 확산으로 인한 이미지 실추를 우려해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될 수 밖에 없다.
한 체육계 관계자는 “요즘 스포츠 스타들은 하나의 브랜드로 통하며 연예인 못지않은 파급력을 발휘하고 있다. 선수의 이미지가 크게 중요해졌는데 이를 역으로 활용하면 범죄 표적이 되는 것이다. 1차적으론 선수들 스스로 자칫 위험할 수 있는 유혹에 쉽게 휘둘리지 않는 통제력이 필요하다. 아울러 처벌 수위를 높이거나 애초에 예방이 가능하도록 하는 사회 구조적, 정책적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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