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매거진=정혜련 작가] 5월은 ‘감사의 달’이다. 또 ‘가정의 달’이기도 한 이 시기에는 우리가 잊고 지냈던 고마움과 사랑을 다시 떠올리게 된다. 그런 의미 있는 이때 나는 3D펜을 활용한 진로체험 특강과 공개수업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되었다.
분당에 위치한 한 초등학교에서 진행한 진로체험 특강에서는 ‘3D펜으로 카네이션 만들기’를 주제로 정해 수업을 운영했다. 3학년 학생 27명씩 두 타임, 총 54명의 아이들과 함께한 이 수업은 많은 기대와 고민 속에 시작되었다.
모두 3학년 교실에서 진행했는데, 담임선생님의 협조 덕분에 아이들과의 흐름을 어느 정도 이어갈 수 있었지만, 전체적으로는 수업 마무리가 깔끔하게 정돈되지 못한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아직 손의 힘과 집중력이 고르지 않은 3학년 아이들을 한 번에 27명씩 케어한다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낯선 3D펜을 처음 접하고도 열심히 따라오며 몰입해주는 아이들의 모습, 하나씩 완성해나가며 기뻐하던 표정은 참 인상 깊었다. 제한된 시간 속에서 끝내 완성하지 못하고 속상해하던 몇몇 아이들의 모습은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 능력은 충분했지만 시간이 허락되지 않았던 상황 속에서 아이들이 느꼈을 아쉬움과 그 감정을 바라보는 내 마음도 무거웠다. 그만큼 수업 난이도와 구성, 시간 배분에 있어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실감하게 되었다.
이보다 앞서 있었던 공개수업에서도 같은 주제로 3D펜 수업을 운영했다. 학부모님들이 참석하신 가운데 두 타임으로 나누어 진행했으며, 아이들은 평소보다 더욱 집중해서 수업에 임해주었다. 대부분이 작품을 완성해주었고, 몇몇 친구들은 마무리 작업이 더 필요해 다음 시간에 완성작을 전달해야 했지만, 전체적으로는 큰 무리 없이 잘 마무리되어 안도할 수 있었다.
교실 뒤편에는 아이들의 작품을 전시해두었고, 수업의 과정과 목표를 설명한 안내 패널도 함께 배치하여 학부모님들이 보다 깊이 수업을 이해하고 감상하실 수 있도록 하였다. 일부 학부모님들께서는 직접 3D펜 체험에도 참여해 주셨고, 아이들과 함께하는 그 시간은 교육의 또 다른 풍경처럼 느껴졌다.
공개수업은 단지 수업을 ‘보여주는 시간’이 아니라, 아이가 수업 속에서 어떤 태도로 임하는지, 어떻게 집중하고 성장해나가는지를 함께 관찰하는 소통의 자리라고 생각한다. 교사에게는 아이를 ‘가르친다’는 입장을 넘어, 함께 배우고 있다는 것을 전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번 수업들을 통해 나는 단순한 기술 전달 이상의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과의 만남, 현장의 긴장감, 작은 성공과 예상 밖의 변수들 속에서 내가 얻은 가장 큰 가치는 ‘진심을 담는 법’이었다. 예술은 결국 마음을 전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3D펜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그 마음이 얼마나 따뜻하게 전달될 수 있는지를 함께 배웠다. 다음 수업에서는 더 나은 모습으로, 더 섬세한 준비로 아이들과 다시 만나고 싶다. 그렇게 한 걸음씩, 함께 자라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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