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뉴스 이상명 기자] '가성비의 대명사' 샤오미가 가전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특히 벽걸이형 에어컨을 33만원에 출시한 데 이어 중국 우한에 대규모 스마트 가전 공장을 예정보다 한 달 빠른 오는 11월부터 본격 가동한다. 대량 생산 체제를 기반으로 가격을 더욱 낮추면서 국내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샤오미는 최근 중국 우한 지역에 건설 중이던 스마트 가전공장의 전력 공급을 시작하고, 주요 설비 설치와 시운전 단계에 들어섰다. 당초 계획보다 30일 이상 앞당긴 속도전이다. 지난해 11월 기공식 이후 불과 2개월 만인 올해 1월 골조 공사를 마무리한 데 이어, 본격적인 준공 및 생산 준비에 돌입했다. 총 부지 약 50만㎡ 규모의 해당 공장은 샤오미의 첫 스마트 가전 전문 생산시설로, 제품 개발부터 생산까지 모든 공정을 자체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첨단 생산 허브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가장 먼저 생산될 제품은 벽걸이형 스마트 에어컨이다. 샤오미는 진나해 10월 '30초 급속 냉각' 기능을 앞세운 제품을 출시하며 전력 효율성과 냉방 성능을 동시에 잡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소비자들의 최대 관심사인 '가격' 면에서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중국 내 출시 가격은 1699위안(한화 약 33만원)으로, 국내 주요 브랜드 제품보다 20만원 이상 저렴하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벽걸이형 에어컨 가격이 각각 59만99만원, 69만200만원대에 형성된 것과 비교하면, '반값'이라는 표현도 과하지 않다.
이번 공장이 가동되면 샤오미는 자사 강점인 가격 경쟁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설계·개발·생산·품질관리 등 전 과정을 내재화함으로써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이를 곧바로 가격 인하로 연결시키는 구조를 갖추게 된다. 실제로 업계 관계자들은 "샤오미가 단순한 OEM 위탁 생산이 아닌 자체 공장을 통해 대량 생산 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의미가 크다"며 "R&D 기술력과 생산 노하우를 접목해 글로벌 가전 시장에 강한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미 수치로도 샤오미의 가전 사업 성장은 입증되고 있다. 2024년 기준 샤오미의 사물인터넷(IoT) 및 라이프스타일 부문 연간 매출은 약 1041억 위안(한화 약 20조798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급증했다. 특히 대형 가전 부문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에어컨 출하량은 전년 대비 50% 증가한 680만대를 넘겼으며, 냉장고와 세탁기도 각각 270만대, 190만대 이상 출하되며 30~40%대 성장세를 기록했다. 이 같은 성장세는 대규모 공장을 통한 공급망 확대와 더불어 AI·IoT 기술 융합 전략이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샤오미는 특히 인공지능(AI) 기술을 중심으로 스마트홈 가전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자사 스마트홈 허브와 연동 가능한 TV, 청소기, 공기청정기, 가습기, 선풍기, 스마트카메라 등 다양한 제품군을 국내에도 출시한 바 있다. 샤오미코리아 관계자는 "어떤 제품을 국내 시장에 선보일지는 구체적으로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스마트워치, TV, 버즈 등 다양한 라인업을 확대해 나갈 계획은 있다"고 말했다.
국내 시장에서의 반응도 주목된다. 현재까지는 주로 로봇청소기, 스마트워치, 공기청정기 등의 소형 가전제품 위주로 국내 판매가 이뤄졌지만, 대형 가전 부문에서까지 샤오미 제품이 본격적으로 유통될 경우 국내 가전시장 판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샤오미표 에어컨'이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될 경우, 여름철 고효율 냉방 수요와 맞물려 빠르게 점유율을 확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핵심은 '가격'과 '기술력'이다. 샤오미는 이미 스마트폰과 소형 가전 시장에서 두 가지를 결합한 전략으로 글로벌 시장 판도를 바꿔왔다. 이제 그 무대를 대형 가전으로 확장하려는 시점에서, 샤오미의 행보는 기존 프리미엄 중심의 가전 브랜드들과 차별화된 '대중성'을 무기로 새로운 경쟁 구도를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
우한 공장의 11월 가동을 기점으로, 샤오미는 자사 브랜드 가전의 전 세계 보급 속도를 더욱 높일 전망이다. 국내 소비자들의 이목이 쏠릴지, 또 국내 가전업체들이 어떤 대응 전략으로 돌파해 나갈지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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