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故(고) 김새론의 유작 ‘기타맨’이 베일을 벗었다. 그가 세상을 떠난 지 3개월, 뜨거운 논란 속 공개된 작품에서 김새론은 동 시기 청년의 모습으로 울고 웃었다.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는 영화 ‘기타맨’ 언론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겸 감독 이선정과 김종면 감독이 참석했다.
‘기타맨’은 고된 현실 속에서도 음악과 인연을 통해 희망을 찾으려는 천재 기타리스트 기철(이선정)의 상실과 사랑, 여정을 그린 음악 영화다. 고 김새론은 기철의 밴드 ‘볼케이노’의 키보드 연주자 유진으로 분해 스크린에 마지막 연기를 새겼다.
이날 이선정은 김새론의 유작으로 공개하게된 것과 관해 “(책임감과 고민이) 없을 순 없다. 며칠 전에도 김종면 감독과 편집 작업을 했는데 약속했던 게 있어서다”라며 “처음 김새론 양을 캐스팅하고 미팅할 때 ‘힘든 상황인 거 안다 5월 개봉하겠다. 그때까지만 잠잠하다가 다시 일어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그 약속을 꼭 지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리하게 진행을 하다보니까 약간 아쉬운 면도 있다”고 털어놨다.
전날까지도 김 감독과 편집 작업에 매진했다는 이선정은 “작업하면서 새론 양의 얼굴을 보는데 잊을 수가 없었다. 편집실에서 하루가 멀다하게 보는데 저와 같이 있던 모습을 보니 꿈에도 나왔다”며 “그게 가장 힘들었다. 오늘 이 자리에 같이 앉아서 시간을 가졌어야하는데 부끄럽기도 하고 미안하기도 하다. 편집하며 천번을 봐도 김새론 양의 사연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새론 캐스팅을 결심한 계기에 관해서는 “캐스팅 당시 ‘김새론 양도 마지막으로 한번 만나보는게 어떤지’ 이야기했을 때 만류가 없던 건 아니다. 개봉을 못 하고 묻힐 수도 있는 모험이라는 만류가 있던 건 사실”이라며 “그런데 미팅을 하면서 새론 양이 영화 시나리오를 꼼꼼히 읽어왔고 ‘어디를 수정하면 좋겠다’ ‘제가 참여해도 될까요?’ ‘연습 언제 할까요?’라고 묻는 모습이 너무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감독은 “참 안타까웠다. 더 좋은 영화를 얼마든 촬영할 수 있는 친구가 나와주는 게 감사했다. 걱정도 됐지만 제가 김새론 씨와 하겠다고 밀어붙였다. 미팅 당시 열정, 해맑게 웃는 모습 때문이었다”고 재차 고마움을 표했다.
어려운 현실 속에서도 시종일관 생글거리는 20대 유진을 김새론은 자연스럽게 그린다. 그러나 기철과 단둘이 속깊은 대화를 나눌 때 마치 목이 쉰 것 같은 장면도 나온다. 이선정은 “어느 날 목이 쉬어서 왔다. 김새론 양이 ‘너무 죄송하다. 꼭 촬영하고 싶다’고 해서 제가 ‘후시 녹음하면 된다. 편안하게 가자’라고 했었다”며 “밴드를 다시 시작하는 과정에서 ‘두근두근’이라는 노래가 나오는데, 원래는 같이 부르기로 했던 곡이라 보컬 레슨도 시켰다. 같이 못 하게 되어 안타깝다”고 비하인드를 전했다.
고 김새론은 지난 11월 ‘기타맨’의 촬영을 마쳤다. 음주운전 자숙 기간을 갖고 활동 복귀를 준비하던 그는 지난 2월 16일 서울 성수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25세.
이선정은 “촬영 당시 김새론이 힘들었던 건 사실이다. 저와 밥을 먹거나 차를 마시며 ‘힘들다’고는 했었다. 새론 양은 주로 차에 있었는 데 답답해하지 않았다”며 “사람을 피하려고 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신기하게 카메라 앞에선 완전히 바뀌었다. 그런 상황에서도 거의 NG가 없을 정도로 프로페셔널 했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사람이다 보니 저와도 트러블은 한 번 있었다. 그런 불편함 속에서도 누구보다 다정하게 연기해 ‘천상 직업이구나, 훌륭하게 될 친구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여러 개인적 아픔과 속상함을 제게 이야기하기도 했지만, 이 자리에서 그의 사생활을 제가 이야기 할 수는 없다. 연기할 때만큼은 해맑고 즐겁고 신나했다”고 덧붙였다.
‘기타맨’은 오는 30일 개봉한다. 한편 고 김새론 유족 측은 고인이 미성년자 시절 배우 김수현과의 교제 의혹을 주장, 폭로를 이어가며 김수현 측과 대립하고 있는 가운데 현재 경찰은 양측의 관련 고소·고발 총 10건을 수사 중이다.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