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어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이미지는 무섭고 흉포한 편이다. 하지만 예로부터 상어는 귀한 식재료로 여겨지기도 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자주 먹는 음식이었다. 대표적인 요리로는 샥스핀이 있고, 우리나라의 경우는 상어고기를 직사각형 모양으로 썰고 염장해서 숙성한 돔배기가 있다.
이번에 소개할 상어 역시 우리나라에서 맛볼 수 있다. 봄에 가장 살이 두툼하고 쫄깃해져 맛있다는 이 상어는 대부분 멸종 위기종으로 분류된 다른 상어와 달리 안정적으로 개체수를 유지하고 있는 종이기도 하다. 바로 '두툽상어'다. 이에 대해서 알아본다.
매서운 눈매를 가진 작은 상어 '두툽상어'
경상도 지방에서는 개상어라고도 불리는 두툽상어는 흉상어목 두툽상어과의 바닷물고기로, 성체 기준 평균 50~64cm까지 자라는 소형 상어다. 전체적으로 갈색을 띠고 있는 몸은 길고 가늘며, 머리는 납작하지만, 몸 뒤쪽으로 갈수록 둥근 모양이 된다.
눈은 매섭게 찢어져 있고, 바로 뒤쪽에 물과 공기가 드나드는 구멍인 분수공이 있는데, 크기는 작다. 주둥이는 끝이 둥글고 짧으며, 입은 머리의 배 쪽에 있다. 양턱에는 날카로운 이빨이 줄지어 있고, 입 주위로 주름이 있다.
몸 전체는 단단한 방패비늘에 덮여있는데, 이 때문에 뒤쪽으로 문지르면 부드럽지만, 앞쪽으로 문지르면 꺼끌꺼끌하다. 등 쪽과 옆쪽에는 갈색 바탕에 불규칙한 커다란 암갈색 얼룩이 있으며, 배 쪽은 흰색이다.
특이하게도 두툽상어는 다른 상어와 달리 헤엄치지 않아도 수중에서 호흡이 가능하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는 아가미 근육이 퇴화돼 헤엄을 쳐서 더 많은 물을 입과 아가미로 통과시켜야 하는 다른 상어들과 달리 분수공을 통해 호흐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꼬들꼬들하고 고소한 맛… 두툽상어 먹는 법
두툽상어는 보리가 패는 3~5월에 가장 맛있다. 이 시기의 두툽상어는 살이 두툼하고 쫄깃해져 회로 먹기 좋은데, 껍질만 벗긴 뒤 뼈째로 썰어서 먹는 경우가 많다. 부산, 경남지방의 횟집에 가면 볼 수 있는 '개상어세꼬시'가 바로 이것이다.
얇게 썰어진 회의 식감은 꼬들꼬들하고 쫄깃하며, 맛은 고소하다. 씹다 보면 뼛조각이 같이 씹히는데, 이를 꼭꼭 씹어 먹으면 입안 가득 퍼지는 감칠맛이 느껴진다.
몇몇 횟집에서는 세꼬시에 더해 두툽상어의 간과 같은 특수 부위를 내주기도 하는데, 독특한 식감과 고소한 맛이 나서 기름장이나 쌈장 등의 양념에 찍어 먹으면 그야말로 별미다.
제주 지역에서는 두툽상어를 '존다니'라는 이름으로 부르며, 회를 뜬 뒤 무쳐 먹거나, 살짝 데친 미나리로 돌돌 감아 초고추장에 찍어 먹기도 한다. 다만 최근에는 뿔소라나 새꼬막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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