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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악화와 정치적 압박에 ‘백기’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은 건강상의 이유를 들어 사의를 표명했지만, 그 이면에는 탄핵 소추로 인한 정신적·육체적 고통이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검찰 관계자는 “(이 지검장이) 탄핵 소추 이후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통이 심했고 건강 상태가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특히 약 3개월간의 직무정지 기간과 ‘부실 수사’ 논란은 그의 24년 검사 생활의 명예에 큰 상처를 남겼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결정적으로 지난달 25일 서울고검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재수사 결정은 이 지검장의 무혐의 처분에 대한 신뢰를 크게 흔들었다. 이 지검장은 지난해 10월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김건희 여사를 기소하는 것이 정무적으로 유리하다는 조언을 받았지만, 증거와 법리에 따라 판단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조상원 서울중앙지검 4차장검사는 이 지검장과 함께 도이치모터스 특별수사를 지휘했던 핵심 인물이다. 그 역시 탄핵 소추로 약 3개월간 직무가 정지됐었고, 복귀 이후에도 상당한 부담을 안고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그는 전날 사의 표명 후 퇴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수사를 궤도에 올려놓고, 어느 정도 마무리 안착이 됐다고 생각해서 (사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직무 복귀 후 약 2개월간 수사 마무리에 집중했으며, 일정 부분 역할을 완수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조 차장의 동반 사의는 이 지검장과 함께 탄핵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겪은 동료 의식과 함께, 재수사 결정으로 인한 직업적 회의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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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우정 총장 “흔들림 없이” 의미는
심우정 검찰총장의 “흔들림 없이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발언은 검찰 지휘부 공백 상황에서 조직의 안정성을 지키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서울중앙지검은 검찰 조직 내 가장 중요한 기관으로, 비상계엄 관련 수사와 김건희 여사 관련 사건 재수사 등 주요 사건을 담당하고 있다. 심 총장은 이러한 중대한 시점에 지휘부 공백이 발생했음에도 검찰의 기능을 유지하겠다는 책임감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심 총장은 지난해 10월 김여사 무혐의 처분 당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김건희의 개”라는 비난과 함께 탄핵 추진 압박까지 받은 바 있다. 심 총장은 이날 발언을 통해 ‘정치적 압박에 굴하지 않고 법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셈이다.
이번 사태는 표면적으로는 개인의 건강 문제와 직무 부담으로 인한 사의 표명으로 비춰지지만, 그 이면에는 도이치모터스 재수사를 둘러싼 검찰 내부의 갈등이 자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향후 서울중앙지검의 지휘부 공백은 당분간 검찰 조직 전체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김건희 여사 관련 재수사와 비상계엄 수사 등 정치적 민감성이 높은 사건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심 총장의 리더십과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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