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관세정책이 수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이달 들어 대미 수출이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은 지난 3월부터 자동차에 대한 25%의 수입관세를 적용하고 있다.
관세청이 발표한 ‘5월 1~20일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한국의 수출입이 나란히 전년 동기 대비 감소세를 나타내며 무역수지는 3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미국과의 무역에서 수출이 14.6%나 급감한 점이 눈에 띄며,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강화된 관세정책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기간 동안 한국의 수출은 320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4%(7.8억 달러) 줄었고, 수입은 322억 달러로 2.5%(8.2억 달러) 감소했다. 수출 품목 중에서는 반도체가 17.3% 증가해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2.7%로 상승했다. 반면 승용차(–6.3%), 석유제품(–24.1%), 자동차 부품(–10.7%) 등 주요 제조업 품목은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수입 측면에서도 반도체와 반도체 제조장비는 소폭 증가했으나, 원유(–9.5%)와 가스(–8.4%)를 비롯한 에너지 수입액이 10.7% 줄어 전체 수입을 끌어내렸다.
특히 주목할 점은 대미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4.6% 감소한 것이다. 미국은 중국, 유럽연합과 함께 한국의 3대 수출 시장으로 전체 수출의 약 46.5%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중 미국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복귀 이후 관세장벽을 강화하며 한국산 자동차, 배터리, 철강제품 등에 대해 추가 관세를 예고하거나 이미 부과한 조치가 현실화된 데 따른 결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자국 제조업 보호를 이유로 수입산 제품에 최대 60%에 이르는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거듭 밝혀 왔다. 이에 따라 한국 수출기업들은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급격히 상실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7.2%), 유럽연합(–2.7%) 수출도 감소했으며, 이 역시 글로벌 수요 둔화와 보호무역주의의 확산과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반면 대만(28.2%)과 베트남(3.0%), 홍콩(4.5%) 등 아세안 및 중화권 일부 국가들로의 수출은 증가해 탈중국 수출 다변화 전략의 일부 효과가 나타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무역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강화 조치가 본격화되며 대미 수출에 심각한 부담이 되고 있다”며 “향후 미국의 추가 규제에 따라 무역수지 악화 폭이 더욱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FTA 이행 점검 및 통상 외교의 재정비가 시급하며, 수출기업 대상 세제 지원과 수출 시장 다변화 전략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편,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액은 25.6억 달러로 전년 동기(26.2억 달러)보다 2.4% 줄어, 전반적인 수출 회복세가 여전히 제한적임을 보여준다.
[뉴스로드] 홍성호 기자 newsroad01@newsroad.co.kr
Copyright ⓒ 뉴스로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