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지영 기자] 상장 법인보험대리점(GA)들이 거대 원수사(보험사)간의 경쟁 덕에 1분기 실적을 끌어올리며, 올해도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상장 GA들은 2023년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 이후 보험사들의 보장성 보험 전략 전환 덕에 실적 호조를 보이고 있다.
우선 GA 업계 최초 상장사인 에이플러스에셋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1583억원, 영업이익 7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1.2%와 25.7%가 증가했다.
같은기간 인카금융서비스도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인카금융서비스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301억원과 21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7%와 14.4%가 성장했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실적 호황세를 이어가고 있다.
에이플러스에셋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이 5158억원, 영업이익 316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47.0%, 151.3% 증가했다. 다만 계열사 나노엔텍 편입에 따른 회계상 처분손실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은 101억원으로 13.4%가 감소했다. 별도 기준으로는 매출 4563억원에 영업이익이 295억원으로 각각 전년 대비 44.7%, 173.8% 늘었다. 이 기간 당기순이익 238억으로 전년 대비 124.1% 증가했다.
에이플러스에셋은 IFRS17 시행 이후 보험서비스마진(CSM) 확보를 위해 무·저해지 보장성 상품 판매가 증가하면서, 지난해 실적을 견인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다.
상품군별로는 생명보험 부문에서는 단기납 저해지 종신보험과 경영인 정기보험의 규모가 커졌다. 손해보험 부문에서는 3대 질병(암·뇌혈관·심혈관) 치료비·수술비 보장을 강화한 무해지 건강보험이 성장세를 보였다.
인카금융서비스 역시 IFRS17 도입 이후인 2023~2024년에도 고성장을 이어갔다. 인카금융서비스의 2024년 연결 기준 매출은 8323억원으로 전년 대비 49.5% 증가했다. 같은기간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863억원, 620억원으로 전년 대비 85.2%, 110.1% 늘었다.
업계에서는 중장기적으로 대형 GA 중심의 시장 재편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배경은 보험사들이 IFRS17 도입 후 지급여력비율(K-ICS)을 제고하기 위해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보장성 중심의 신계약 확보 경쟁이 심화되면서 GA 채널 의존도가 높아졌다.
특히 다수의 설계사 조직과 유연한 채널 운용이 가능한 대형 GA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무·저해지형 보장성보험 판매 비중이 늘면서, GA를 통한 설계 중심의 맞춤형 상품 판매가 실적 견인의 핵심 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
대형 GA 역시 설계사 수를 증가시키고, 이연 수익을 확대로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 에이플러스에셋의 지난해 말 기준, 설계사수는 5227명으로 2023년 대비 885명이 늘었다. 향후 에이플러스에셋은 무경력 설계사 리크루팅을 확대해 영업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인카금융서비스 역시 올해 1분기 기준 설계사는 1만6858명으로 2024년 대비 2342명이 증가하며 조직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인카금융서비스는 설계사 수 기준 GA 업계 2위권에, 에이플러스에셋은 12위권에 위치한다.
GA 내부적으로는 이연 수익의 증가도 긍정적인 신호다. 이연 수익은 과거에 체결된 보험계약이 유지되면서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진적으로 인식되는 수익으로, 전년도 신계약 실적이 양호할수록 이듬해 실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는 보험판매 수수료 수익 구조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확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CSM 확보를 위한 보장성보험 확대 기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며 "설계사 기반 대면채널, 특히 대형 GA 중심의 위상 강화가 이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다만 GA 업계가 급성장하면서 구조적 문제도 함께 부각되고 있다. 이직률이 높은 업계 특성상, 일부 신인 설계사들이 단기 실적에 매몰돼 무리한 계약을 체결하는 영업 관행이 반복되고 있다. 실제로 설계사 절반가량이 1년 내 업계를 떠나면서, 장기적인 고객 관리의 공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형 GA들이 설계사 확대에만 몰두할 것이 아니라, 부당 승환 관행을 줄이고 계약 유지율 제고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부당 승환 계약은 고객의 기존 보험 계약을 부당하게 해약하고, 새로운 계약에 가입하게 하는 행위다.
GA업계 관계자는 "경력 설계사는 이직 시 받은 정착 지원금을 돌려주지 않으려면 매월 일정 실적을 채워야 한다"며 "이 과정에서 실적 압박을 받아 기존 고객에게 리모델링을 제안하며 부당 승환이 발생하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런 계약이 늘면 보험사의 유지율도 떨어지죠"라며 "반면 신인 설계사는 정착 지원금이 없어 부당 승환 유인이 적다"며 "설계사가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려면 시스템뿐 아니라 안정된 근무 환경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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