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성노 기자] 국내 시장에서 연일 최대실적을 시현하고 있는 주요 시중은행이 올해 1분기 해외시장에서도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시장 변동성이 높은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경제 성장률이 높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의 성적이 전체 실적을 좌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1분기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2568억56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2211억700만원과 비교해 16.1%가 증가했다.
은행별 당기순이익 규모를 보면 신한은행이 1490억5000만원으로 가장 많았으며 △우리은행 (664억7500만원) △KB국민은행 (286억3200만원) △하나은행(126억9900만원) 등이 뒤를 이었다.
신한은행은 중국과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성장하며 '글로벌 리딩뱅크' 입지를 탄탄히 다졌고, 우리은행은 러시아와 동남아 국가에서 선전하며 자난해 동기대비 60%에 가까운 고성장을 기록했다. KB국민은행은 진출 국가 대부분에서 개선된 실적을 보이며 흑자로 전환했다. 하나은행은 러시아 시장에서 크게 고전하며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 신한은행, 순익 1500억 육박…압도적 1위
신한은행의 1분기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1490억50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1401억1200만원보다 6.4%가 성장했다. 당기순이익 규모는 4대 시중은행 가운데 압도적 1위다.
주요 법인별 실적을 보면, 중국법인(신한은행중국유한공사)의 당기순이익은 81억1500만원으로 1년 전(34억6900만원)과 비교해 무려 133.9%가 증가했고, 신한인도네시아은행은 84억57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73억7300만원)보다 14.7%가 성장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중국은 경기 둔화에 대응해 금리 인하 사이클 진입하며 은행권 전반적으로 이자이익이 축소되고 있는 가운데 신한은행은 2024년부터 비이자이익 확대를 전략적 핵심과제로 설정·추진해 실적이 개선됐다"며, "경기 하강 국면 대응을 위해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하고 건전성 관리를 강화한 결과 1분기 충당금 환입으로 수익성 개선 효과도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인도네시아 시장에 대해선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기준금리 인하를 단행했고, 올해 3월에는 환율이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성장 둔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며, "신한은행은 이에 대응해 우량 로컬 기업 중심으로 안정적인 자산 성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리테일부문에서 파트너십 및 제휴 기반 외연 확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서 "데이터센터 및 항만 등 주요 인프라 프로젝트 금융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현지 시장내 입지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우리은행 순익, 전년比 57.9%↑…러시아·캄보디아 호실적
우리은행의 1분기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664억75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의 420억9800만원과 비교해 무려 57.9%가 증가했다.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높다.
법인별로 △러시아우리은행(2024년 1분기:33억1300만원→2025년 1분기:75억1100만원) △우리아메리카은행(2024년 1분기:81억7400만원→2025년 1분기:104억4000만원) △베트남우리은행(2024년 1분기:131억6900만원→2025년 1분기:156억9000만원) △캄보디아 우리은행(2024년 1분기:68억9300만원 적자→2025년 1분기:164억400만원 흑자·흑자전환) 등이 호실적을 거뒀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는 리테일 중심으로 영업을 강화했고, 철저한 리스크 관리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면서, "미국은 지상사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대출금 등 자산성장폭이 늘어났으며 러시아는 제한적 영업하고 있으나 보유 예수금 운영으로 손익증가 폭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베트남에서는 디지털 금융을 강화해 리테일 고객 기반을 확대하는 등, 동남아 3대 법인(베트남·인도네시아·캄보디아), 동유럽 등 고성장 예상 국가는 현지화 전략을 통해 시장을 확대할 예정이며, 러시아 등 불확실성이 높은 국가는 리스크 관리를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 KB국민은행, 캄보디아·미얀마 시장 선전에 흑자전환
KB국민은행은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해 1분기 5개 해외법인에서 벌어들인 당기순이익은 286억32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의 33억9600만원 순손실에서 벗어났다.
이는 캄보디아와 미얀마 시장에서의 선전이 돋보인 결과다. 캄보디아 법인인 'KB PRASAC BANK PLC.'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563억8100만원으로 자난해 동기 대비 94.84%가 증가했다.
KB미얀마은행(KB BANK MYANMAR LTD)은 11억8200만원으로 지난해 1분기 보다 43.27% 증가했으며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법인(KB Microfinance Myanmar Co., Ltd.)은 적자폭(2024년 1분기:11억400만원 적자→2025년 1분기:1억3600만원 적자)을 크게 줄였다. 중국 법인(Kookmin Bank (China) Ltd.)의 당기순이익 역시 지난해 1분기 34억300만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69억6800만원으로 개선됐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캄보디아 법인의 경우, 저원가성 예금확보로 예대마진 증가세가 이어졌으며, KB마이크로파이낸스 미얀마법인은 지속적인 건전성 관리와 대출자산 질적 개선을 통한 수익성 방어를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 올해 1분기 실적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 하나은행, 중국·인니 선전…유럽 시장서 고전
하나은행의 올해 1분기 해외법인 당기순이익은 126억9900만원으로 1년 전(422억9300만원) 대비 69.9%가 감소했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선전했으나 러시아와 독일 등 유럽시장에서 고전하며 4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법인별로, 'PT Bank KEB Hana(인도네시아)'와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의 당기순이익은 각각 141억8500만원과 103억1000만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44.9%와 41%가 증가했다.
실적 개선 배경을 보면, 인도네시아 법인은 이자이익·수출입·커스터디(Custody·해외 투자자들이 한국 채권이나 주식을 거래할 때 금융자산을 대신 보관, 관리해 주는 서비스) 등 수수료 이익 증가했다. 중국 법인은 채권매각이익과 외국환수수료가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충당금 감소 영향을 받았다.
반면 유럽 시장에선 고전했다. 러시아KEB하나은행은 지난해 1분기 76억6300만원 흑자에서 올해 1분기에는 253억6700만원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독일KEB하나은행 당기순이익도 지난해 1분기 47억6700만원에서 올해 1분기에는 75.1%가 감소한 11억8800만원에 그쳤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러시아 법인은 환율 변동에 따른 보유 외화자산 평가손익 영향을 받았고, 독인은 유로(EUR) 기준금리 인하(4.5%→2.9%)에 따른 이자이익 감소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하나은행은 글로벌 부분 경쟁력 제고를 위해 △영업력 중심의 내실 확보 △1등 파트너와의 협업 △글로벌 균형성장 등의 전략을 이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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