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조 공조’ 시장서 맞붙은 삼성·LG...서로 다른 접근법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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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조 공조’ 시장서 맞붙은 삼성·LG...서로 다른 접근법 눈길

한스경제 2025-05-21 06: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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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가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 각 사 제공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친다. / 각 사 제공

[한스경제=고예인 기자] 최근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냉난방공조(HVAC) 시장에 뛰어들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두 기업은 각기 다른 전략과 접근법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고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건물, 시설의 공기 온도, 습도, 청정도, 기류를 조절하는 공조(空調) 시장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장 등 첨단 산업 인프라의 급속한 확장과 함께 빠르게 성장 중이다. 시장조사기관 GMI에 따르면 난방, 환기, 공기조화, 칠러, 냉각탑 등 망라한 전세계 HVAC 시장은 지난해 2940억 달러(350조원)에서 오는 2032년까지 연평균 5.6%의 꾸준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모와 열 배출 증가가 대형 냉각설비 수요를 촉진하고 있다. 여기에 북미·유럽의 탄소배출 규제 강화, 신흥국의 상업 인프라 확장 등도 시장 확대의 주요 요인이다

삼성은 그동안 약점으로 지적받던 대형 시설용 중앙공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M&A 전략을 택했다. 지난 5월 유럽 최대 공조기기 업체인 독일 플랙트그룹(FläktGroup)을 약 2조3800억 원에 인수하는 초대형 M&A를 단행했다. 이는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8년 만의 대규모 해외 인수합병이다.

플랙트그룹은 100년이 넘는 업력을 가진 글로벌 톱티어 공조 기업으로 데이터센터·공항·병원·박물관 등 다양한 대형 시설에 고효율·친환경 공조 솔루션을 공급해왔다. 이러한 플랙트의 기술력과 고객 네트워크는 삼성전자에 즉각적인 시장 진입 효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의 가정용·상업용 ‘덕트리스’(개별공조) 중심 사업에 더해 대형 시설·데이터센터 등 중앙공조 시장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게 됐다. 이 밖에도 삼성전자는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미국 냉난방공조 기업 레녹스(Lennox)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등, 유럽·북미·중동 등 글로벌 주요 거점에서 맞춤형 전략을 펼치고 있다.

삼성보다 앞서 냉난방공조 사업에 뛰어든 LG전자는 2011년 칠러(Chiller) 사업 인수 후 꾸준히 사업을 키워왔다. 그 결과, 대용량 칠러 시장에서 세계 5위, 국내 1위의 입지를 확보하며, 2023년에는 전년 대비 매출이 30% 급증하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열린 한국국제냉난방공조전 '하프코 2024'에서 모델이 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으로 주목 받는 초대형 냉방기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를 살펴보고 있다./사진=LG전자
지난해 9월 한국국제냉난방공조전 '하프코 2024'에서 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으로 주목 받는 초대형 냉방기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를 살펴보고 있다./사진=LG전자

LG전자의 강점은 자체 개발한 ‘코어테크’(압축기·모터 등 핵심 부품)와 무급유 자기베어링 기술 등 차별화된 기술력이다. 이 기술을 적용한 대용량 칠러는 소음·에너지 손실이 적고, 유지보수 비용이 낮아 데이터센터·대형 건물 등에 최적화된 솔루션으로 평가받는다.

LG전자는 일찌감치 글로벌 시장 다변화와 현지화 전략에 집중했다.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현지 생산시설을 구축하고, 최근에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을 통해 MS 데이터센터에 칠러 및 냉각 솔루션을 공급하는 등 빅테크 기업과의 파트너십을 강화했다. 싱가포르 초대형 물류센터, 동남아·인도 등 신흥시장에서도 현지 맞춤형 시스템 에어컨과 냉각설비를 공급하며, 글로벌 B2B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조직측면에서는 지난해 말 HVAC 사업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해 ES사업본부를 신설했다. LG전자 ES사업본부는 AI 기술을 활용한 공조 산업의 디지털화를 선도하고 있으며, 북미와 유럽 등지에 설립한 에어솔루션 연구소를 거점으로 각 지역 특성에 맞춘 기술을 연구·개발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삼성전자가 대형 인수합병을 통해 단숨 시장 진입과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 전략을 취하고 있다면, LG전자는 기술력, 글로벌 현지화, 빅테크 협업 등 내실 다지기를 통해 장기적 성장 기반을 다지고 있는 셈이다.

삼성의 ‘빅딜’이 빠른 시장 점유율 확대와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유리하다면, LG의 ‘기술력+협업’ 전략은 안정적 성장과 글로벌 B2B 시장에서의 신뢰 구축에 강점이 있다.

업계는 두 기업의 차별화된 전략이 향후 HVAC 시장의 주도권에 어떠한 결정적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열 관리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면서 고성능 공조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글로벌 각국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정책 속도가 빨라지면서 공조 시장은 앞으로 한층 확대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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