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이슬 기자】 지난해 하반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이 급격한 성장세를 보였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ETF(상장지수펀드) 출시 기대감에 힘입어 시가총액은 6개월 새 91% 급증한 107조7000억원을 기록했다.
20일 금융위원회 산하 금융정보분석원(FIU)과 금융감독원은 ‘2024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17개 가상자산거래소와 8개 지갑·보관업자 등 총 25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 시가총액은 전반기 대비 91% 늘어난 107조7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국내 시총 상위 가상자산은 ▲비트코인(BTC) 32조8200억원 ▲리플(XRP) 25조5800억원 ▲이더리움(ETH) 10조200억원 ▲도지코인(DOGE) 4조79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시장 상승세는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과 친 가상자산 정책 기대감에 따라 비트코인을 중심으로 강세장이 전개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해 6월 말 6만890달러에서 12월 말 9만2666달러로 52% 상승했다.
시장 확대는 거래소의 주요 지표 개선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의 원화예치금은 10조7000억원으로 6개월 전보다 114%(5조7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등록 계정 수는 2002만개, 고객확인을 완료한 이용자는 970만명으로 25%(192만명) 증가했다.
연령대별로는 30대가 전체의 29%로 가장 많았고, 40대(27%), 20대 이하(19%), 50대(18%)가 뒤를 이었다. 전체 이용자 중 66%는 50만원 미만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1000만원 이상 보유자는 121만 명(12%), 1억원 이상은 22만 명(2.3%)이었다.
영업지표도 개선됐다. 거래소의 하반기 매출은 1조2160억원으로 전반기 대비 15% 증가, 영업이익은 7446억원으로 27% 확대됐다. 이 중 원화마켓은 757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반기보다 26% 증가했으나, 코인마켓은 126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재무건전성을 보여주는 자본비율은 36.5%로 6개월 만에 12% 하락했다. 일평균 거래금액은 6조원에서 7조3000억원으로 22% 증가했으며, 평균 매매 수수료율은 0.13%로 0.02%포인트 소폭 하락했다.
한편, 국내에서 거래되는 가상자산은 중복 포함 1357개, 중복 제외 시 598개였다. 신규 거래지원(상장)은 127건으로 전반기보다 19% 감소했고, 상장폐지는 31건으로 54% 줄었다.
금융당국은 “가상자산 가격 상승과 시장 규모 확대가 하반기 들어 본격화됐다”며 “예치금, 이용자 수, 영업실적 등 전반적인 시장 지표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Copyright ⓒ 투데이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