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VIBE] 의사 엄융의의 'K-건강법'…주치의 없는 대한민국-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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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VIBE] 의사 엄융의의 'K-건강법'…주치의 없는 대한민국-④

연합뉴스 2025-05-20 10:54:5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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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한국국제교류재단(KF)의 지난해 발표에 따르면 세계 한류 팬은 약 2억2천5백만명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초월해 지구 반대편과 동시에 소통하는 '디지털 실크로드' 시대도 열리고 있습니다. 바야흐로 '한류 4.0'의 시대입니다. 연합뉴스 동포·다문화부 K컬처팀은 독자 여러분께 새로운 시선의 한국 문화와 K컬처를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되고자 전문가 칼럼 시리즈를 준비했습니다. 시리즈는 매주 게재하며 K컬처팀 영문 한류 뉴스 사이트 K바이브에서 영문으로도 보실 수 있습니다.]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본인 제공

◇ 격차 없는 건강을 위해

우연한 기회에 한국건강형평성학회에서 10여년 전에 발표한 지역별·소득별 기대수명과 건강수명의 격차 관련 자료를 살펴보게 됐다. 상위 5개 시 군구와 하위 5개 시군구의 기대수명은 적게는 5세, 많게는 8세나 차이가 났다.

지역별 기대수명 순위 지역별 기대수명 순위

자료: 한국건강형평성학회 2010∼2015년 기준

기대수명에서 질병을 앓는 기간을 뺀 건강수명은 격차가 더 벌어졌다. 물론 지금은 세월이 더 흘러서 보다 면밀하게 들여다볼 필요는 있지만, 당시만 해도 건강수명이 11∼13세로 차이가 크게 났다는 사실은 필자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지역별 건강수명 순위 지역별 건강수명 순위

자료: 한국건강형평성학회 2008∼2014년 기준

학회의 자료는 2008년부터 2014년까지의 소득을 바탕으로 주요 광역시·도의 건강수명 격차를 조사한 내용도 담았다.

같은 지역 내에서도 소득 상위 20퍼센트와 하위 20퍼센트 집단 간 건강수명 격차가 최대 13.1년이나 났다. 반면 일본의 경우 2016년 지역별 건강수명 격차는 2∼3세 정도에 그쳤다고 한다.

주요 광역시·도 소득 상위 20퍼센트와 하위 20퍼센트 집단 간 건강수명 격차 주요 광역시·도 소득 상위 20퍼센트와 하위 20퍼센트 집단 간 건강수명 격차

자료: 한국건강형평성학회 2008∼2014년 기준

격차가 너무 컸다.

이런 상황으로 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이나 건강수명은 무엇보다 부의 정도에 따라 결정되는 듯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이를 보완할 국가의 보건정책이 부족하다는 것이 큰 문제다.

각자의 건강은 각자 알아서 챙겨야 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 질병이 발생한 후에야 치료를 시작하는 소극적인 건강권이 아닌, 질병을 예방하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하는 적극적인 건강권에 대해 생각해봐야 할 때다.

한국의 보건정책이나 건강 보험정책을 살펴보면 질병의 치료에만 과도하게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질병예방백서 등 건강을 적극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지난 2018년 보건의료 재원 조달 주체별 비율을 분석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를 보면, 한국 국내총생산(GDP)에서 보건의료 비용이 차지하는 총비율은 7.5퍼센트다.

이 중에서 민간 부담률이 2.7퍼센트, 공공 부담률이 4.8퍼센트다. 우리가 흔히 복지국가로 꼽는 스웨덴의 경우 국내총생산 중 보건의료 비용은 총 11퍼센트로 우리나라보다 높은데 민간 부담은 1.6퍼센트에 그친다.

공적 영역에서 비용을 거의 다 부담하고 있다는 이야기다.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 덴마크,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의 사정도 스웨덴과 비슷하다.

이 재원 조달 문제는 전혀 간단하지 않으며, 사실 화가 많이 나는 이슈다. 간단히 정리하면 정부는 국민에게 싼값에 최선의 의료혜택을 받게 해주겠다고 하는 것인데, 그것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정작 보건의료 분야 비용을 살펴보면 짜장면값으로 스테이크를 먹으려는 것과 같다.

국민이 낸 의료 보험료 및 기타 비용은 얼마 안 되는데 더 큰 혜택을 바라는 셈이다. 짜장면값으로는 짜장면밖에 못 먹는다.

스테이크도 먹고자 한다면 OECD 조사 결과에서 보듯이 공공 부담률이 8퍼센트대로 증가하고 국민의 부담은 2퍼센트대 이하로 떨어져야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항상 미국을 모델로 삼기 때문에 보건의료 재원을 개인 부담으로 해결하려고 하니 영 어렵다. 미국은 공공보건 투자 면에서 OECD 국가 중 멕시코 다음으로 최하위에 속하는 나라다.

복지 예산이 크게 늘어야 한다. 우리는 복지를 실업수당, 기타 수당으로만 생각하니 문제다. 보험공단이 매년 흑자를 내면서도 의료 수가를 올리지 않고 상당수 질병은 아직 보험으로 보장해 주지 않는다.

보험공단 예산을 분석해볼 필요가 있는데, 순수 의료에 들어가는 비용과 행정 비용을 포함한 기타 비용을 밝혀야 한다. 기타 비용을 최대한 줄이고 의료에 들어가는 비용을 늘리지 않으면 현재의 2분 진료 관행은 나아질 수가 없다.

◇ 건강한 삶, 행복한 개인

건강한 삶을 위해 독자 여러분께 이런 질문을 던져 본다.

경제적으로 풍족해진 만큼 행복지수도 올라갔는가?

자신이 살아온 길, 살아갈 길에 대해 생각해 봤는가?

자녀와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눈 것이 언제인가?

자녀가 경제적으로 독립했나?

노후에는 어떤 삶을 꿈꾸고 그 꿈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나?

어려운 사람을 위한 사회적 공헌이나 기부를 생각해봤나?

지금까지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은 무엇인가?

앞으로 가장 걱정되는 일은 무엇인가?

여가를 어떻게 보내나?

텔레비전이나 유튜브의 뉴스를 자주 보는가? 그 내용을 모두 믿는가? 어떤 사건이나 뉴스를 볼 때 그 배경을 생각해본 적 있는가?

이런 여러 가지 물음을 던지는 이유는 간단하다.

행복한 삶을 위해서는 개인의 건강을 유지하고 병 없이 오래 사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개인의 건강은 혼자서 이루는 것이 아니라 원만한 가족 관계나 건전한 사회적 관계를 바탕으로 이뤄야 한다.

나와 내 주변의 삶, 그리고 사회적 관계를 살피는 여러 질문을 던져봐야 한다.

건강은 병이 난 뒤에 치료해서 되찾는 것이 아니라, 병이 나기 전에 잘 관리하고 유지해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스트레스 관리를 위한 십계명을 알려드리고자 한다.

더 활동하라.

적극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라.

사람들과 소통하라.

호흡을 조절하며 휴식을 취해라.

목표를 세워 도전하라.

음주, 흡연 등 나쁜 습관을 버려라.

친구, 친지에게 도움을 청하라.

순서를 정해 일하라, 단 과로는 금물!

긍정적으로 생각하라.

본인이 바꿀 수 없는 한계를 받아들여라.

엄융의 서울의대 명예교수

▲ 서울의대 생리학교실 교수 역임. ▲ 영국 옥스퍼드의대 연구원·영국생리학회 회원. ▲ 세계생리학회(International Union of Physiological Sciences) 심혈관 분과 위원장. ▲ 유럽 생리학회지 '플뤼거스 아히프' 부편집장(현) ▲대한민국의학한림원 정회원(현)

*더 자세한 내용은 엄융의 교수의 저서 '건강 공부', '내몸 공부' 등을 통해 보실 수 있습니다.

<정리 : 이세영 기자>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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