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무역그룹의 승계에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영원무역그룹은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 아래 OEM기업 영원무역, 노스페이스 등 리테일 기업 영원아웃도어, 자전거 유통기업 스캇노스아시아를 큰 축으로 두고 있다. 이미지는 영원무역그룹 지배구조. /그래픽=김은옥 기자
20일 업계에 따르면 성기학 회장은 슬하에 장녀 성시은 이사, 차녀 성래은 부회장, 삼녀 성가은 부사장을 두고 있다. 이 중 경영 전면에 나서는 이는 차녀 성래은 부회장과 삼녀 성가은 부사장이다. 성 부회장은 그룹의 지주사인 영원무역홀딩스와 핵심 계열사 영원무역을 이끌고 있으며, 삼녀 성 부사장은 영원아웃도어를 담당하고 있다. 장녀 성 이사는 사회공헌 부문을 맡으며 경영 전면에는 나서지 않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성 회장을 가장 많이 닮았다는 평가를 받는 차녀 성래은 부회장을 유력한 후계자로 꼽고 있다. 1978년생인 그는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에서 사회학을 전공 뒤 2002년 영원무역에 합류했다. 입사 후 생산 현장부터 경영 일선까지 두루 경험하며 경영 능력을 키워왔다. 2016년 성기학 회장이 지주사 영원무역홀딩스의 대표이사 자리를 성 부회장에게 넘겨주면서 후계자로 부상했다. 워커홀릭으로 알려진 그는 2016년 이후 영원무역홀딩스의 실적을 꾸준히 상승세로 이끌었다.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성 부회장은 2020년 영원무역 사장, 2022년 그룹 부회장으로 잇따라 승진했다. 2023년에는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비상장사 YMSA의 지분 50.1%를 확보하며 그룹 내 입지를 확고히 했다. 지난해 2월에는 한국패션산업협회 역사상 첫 여성이자 최연소 회장으로 취임하며 대외적인 활동 보폭도 넓히고 있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구 섬유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패션 포럼에서 인사말하는 성래은 부회장. /사진=뉴시스
지난해 말 기준 스캇의 매출은 영원무역그룹 전체 매출의 27%를 차지해 그룹 실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여전히 그룹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성 회장의 존재감 속에서, 악화한 그룹 실적을 성 부회장이 어떻게 반전시킬 수 있을지가 향후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영원무역그룹의 복잡한 지배 구조 역시 풀어야 할 숙제다. '성래은 부회장→YMSA→영원무역홀딩스→영원무역 등 계열사'로 이어지는 옥상옥 구조는 경영 투명성을 저해하고 주주가치를 훼손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일각에서는 영원무역 그룹이 옥상옥 구조를 고집하는 이유가 원활한 승계를 위한 꼼수가 아니냐는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과거 성 회장이 차녀 성 부회장에게 YMSA 지분을 증여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부당지원 의혹 논란 역시 이러한 시각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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