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양지원 기자] 대통령 선거가 임박하면서 식품업계가 대선 후보들의 정책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내수 침체와 대외 리스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차기 정부의 산업 정책이 식품업계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내 식품기업들은 최근 몇 년간 K-푸드 열풍에 힘입어 수출 확대에 집중해왔다. 하지만 미국을 중심으로 관세 리스크가 재부상하면서 업계의 불안감도 커지고 있다.
대선 후보들은 식품산업과 관련한 공약을 발표하며 업계 표심 잡기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식량주권 강화를 강조하며 식량자급률 제고, 위기경보시스템 구축, 농산물 유통 구조 개혁 등을 내세웠다. 대표적으로는 농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후보는 “농정 대전환으로 농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농민의 삶을 지키며, 대한민국의 미래 성장동력을 키워내겠다”며 “이제 농업을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지속가능한 미래산업으로 전환하고, K-푸드를 넘어 K-농업이 세계를 선도하는 시대를 열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북 익산을 방문해 국가식품클러스터 특화 지역임을 강조하며 “김과 비빔밥에 대한 세계적인 수요가 급증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K-푸드를 집중 육성해 세계시장에 수출하는 한류 식품 거점으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유통망 재정비와 직거래 확대 등을 통해 물가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농축산물 유통 구조 혁신과 직거래 활성화, 특별행정기관 이관을 통한 농지·산지·환경 분야의 지방 권한 확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또한 배추·무 등 8대 노지작물과 사과·배 등 5대 과수 품종의 수급 안정을 통해 생활물가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아울러 미국과의 관세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을 이끌어내겠다는 입장도 내놨다.
대선 후보들이 이처럼 식품산업 관련 공약을 내건 이유는 K-푸드의 성장세가 점점 더 거세지고 있기 때문이다. 관세청 수출입무역통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가공식품 수출액은 21억 9,000만 달러(약 3조 500억 원)로, 전년 동기(20억 1000만 달러) 대비 8.8% 증가하며 역대 최고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주요 수출 품목 중 곡물 및 곡분 제조품이 6억 2000만 달러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조제 식료품(4억 3000만 달러), 담배 및 제조담배 대용물(2억 7000만 달러), 음료·주류·식초(2억 6000만 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가장 높은 수출 증가율을 기록한 품목은 라면류(25.4%)로 집계됐다. 라면은 세계적으로 매운맛에 대한 선호가 확산되면서 주요 해외 시장에서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이어 인삼가공품(23.8%), 김(8.3%), 커피조제품(6.6%), 쌀 가공품(2.5%) 등의 순이었다.
K푸드 성장세가 지속되며 식품업체들은 원거리 지역까지 수출 다변화에 나서며 몸집을 점점 키우고 있다.
다만 해외에서는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지만, 국내 사업은 내수 침체로 인해 부진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실질적인 산업 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대안이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단순한 지원보다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선거 이후 실제로 산업에 활력을 줄 수 있는 정책이 시행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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