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신용등급 강등에, 韓 "예견된 일...관세협상·변동성 확대엔 대비"

F4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 불확실성에 대비
미국, 세계 3대 신평사 S&P·피치·무디스서 최고등급 잃어

[포인트경제]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뉴욕증시 및 가상화폐·국채금리·달러환율 등의 대폭락 붕괴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우리 금융당국은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출처 - X (전 트위터)

19일 우리 기획재정부는 무디스 미국 신용등급 하향조정에 따른 시장 영향 점검을 위한 컨퍼런스콜을 개최했다. 이 자리는 윤인대 기획재정부 차관보가 주재했으며 한국은행과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국제금융센터 등이 참석했다.

금융당국은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예고된 일이라는 점을 들어 국내 시장에는 충격이 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미 무디스가 지난 2023년 11월 미국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stable)’에서 ‘부정적(negative)’으로 낮춘 바 있기 때문이다.

국제신용평가회사 무디스는 지난 16일(현지시각) 주식시장 마감 후 미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최고등급인 ‘Aaa’에서 ‘Aa1’으로 강등했다고 발표했다. 가장 큰 요인은 미국 연방정부의 부채 증가로, 국채 금리 상승으로 인한 연방정부의 이자 부담이 커진 탓도 있다.

무디스는 등급 변경 보고서에서 "지난 10여년간 미국 연방정부 부채가 지속적인 재정 적자로 급격히 증가했다"면서, 이 기간 연방 재정지출이 증가한 반면 감세 정책으로 재정 수입은 감소한 점을 배경으로 밝혔다. 이로써 미국은 세계 3대 신평사인 스탠다드앤푸어스(S&P), 피치, 무디스에서 모두 최고 등급을 잃게 됐다.

미국의 국가 부채는 지난 15일 기준, 한화로 약 5경740조원 규모다. 미국내 총생산(GDP) 대비 부채 비율은 지난해 기준 123%로 국가부채가 경제 규모의 1.2배가 넘는다. 이는 2016년부터 사회보장제도와 의료 서비스 등으로 지출이 증가했고, 2019년부터 약 3년간의 코로나19 시기에 대응 과정에서 지출이 급증한 영향이 크다.

신영증권은 이번 무디스 미국 신용등급 강등은 "미국자산 신뢰도 하락으로 달러화 약세, 미국 주가지수 하락 등과 함께 미국채 장기금리 상승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스탠다드앤푸어스(S&P)와 피치가 먼저 신용등급을 강등했기 때문에 무디스의 이번 조치에 대한 반응이 크지 않을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대신증권에서도 이미 예상된 일이라며 금융시장 전반에 번질 충격은파급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스태그플레이션 등 미국 경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만큼 미국 장기 금리 상승이나 글로벌 시장 변동성 확대 등에 대한 경계감이 커질 수 있다고 짚었다.

우리 정부는 이번 강등이 미리 예견된 일이라 국내 시장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면서도, 주요국과 미국 간의 관세협상, 미국 경제상황 등 기존의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단기적으로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 확대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있다는 판단이다.

이날 열린 컨퍼런스콜에서는 주말동안 외신과 투자은행(IB) 반응 등을 면밀히 모니터링한 결과와 향후 시장 영향이 논의됐다. 금융당국은 앞으로 F4 관계기관 간 긴밀한 공조체계를 바탕으로 국내외 금융·외환시장 동향을 면밀히 점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 뉴시스 (포인트경제)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김병환 금융위원장과 조찬 간담회에서 "주요국과 미국 간 관세 협상 전개, 무디스의 미국 국가신용등급 하향조정에 따른 미국 경제 동향 등 대외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금융·외환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하고 대응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