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서울미디어뉴스] 전서현 기자 =봄바람이 살랑이던 주말, 기자는 ‘구리 유채꽃 축제’가 열리는 구리 한강시민공원을 찾았다. 매년 수십만 명의 방문객이 노란 유채꽃 물결을 보기 위해 몰리는 이곳이지만, 올해는 조금 달랐다. 이상기온의 영향으로 유채꽃이 예년보다 덜 피었고, 일부 구역에서는 거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실망은 잠시. 공원 안쪽으로 조금만 걸어 들어가자, 뜻밖의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선명한 핑크빛과 붉은 빛깔을 자랑하는 작약꽃 군락이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은 것.
비록 작약밭의 규모는 크지 않았지만, 그 안에 피어난 꽃들은 하나같이 탐스럽고 기품이 넘쳤다. 오히려 거대한 유채꽃 군락보다도 더 풍성한 감동을 주었다. 작약 한 송이 한 송이가 마치 꽃다발처럼 탐스럽게 피어나, 보는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사진을 찍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유채꽃이 많지 않아 아쉽긴 했지만, 작약이 이렇게 예쁘게 펴 있을 줄은 몰랐다. 오히려 더 특별한 경험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꽃 구경 외에도 시민들은 공원 곳곳에서 여유로운 봄날을 즐기고 있었다. 특히 강변을 따라 세워진 대형 조형물과 동상 앞에서 사진을 찍는 가족과 연인들, 그리고 한쪽 캠핑장에서는 텐트를 치고 간단한 도시락과 바비큐를 즐기는 시민들의 모습이 봄의 정취를 더했다.
다른 일각에서 눈길을 끈 것은 한강시민공원과 연결된 이동 터널 안에 설치된 대형 시계 조형물이었다. 약간 어두운 터널 안을 지나다 보면 마주치는 이 시계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분위기를 자아내며, 관람객들에게 인상 깊은 포토 스폿이 되고 있었다. 고요한 공간 속 조명과 어우러진 시계의 모습은 단순한 구조물이 아니라, 마치 예술작품처럼 느껴졌다.
주최 측 관계자에 따르면, “올해 이상기온으로 유채꽃 개화 시기와 꽃 수가 예년보다 현저히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며 “작약꽃은 우연히도 절정기를 맞으면서,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공원 내에서는 시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플리마켓과 버스킹 공연도 함께 열려, 꽃 구경에만 그치지 않는 다채로운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었다.
비록 유채꽃이 기대만큼 피지 않았더라도, 자연과 공간은 늘 다른 방식으로 감동을 주는 현장 구리 유채꽃 축제는 올해도 여전히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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