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풋볼=박윤서 기자(춘천)] 정경호 감독의 수비 전술이 빛난 경기였다. 실점은 옥에 티였다.
강원FC는 17일 오후 7시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14라운드에서 울산HD에 1-1로 비겼다. 이로써 강원은 5승 3무 6패(승점 18점)로 7위로 한 단계 올라섰다.
강원은 지난 김천 상무전 0-4 패배를 만회하는 것이 중요했다. 올 시즌 리그 최소 실점을 달리고 있었던 강원이기에 4실점 패배의 충격은 컸다. 정경호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선수들하고 김천전 패배는 털어버리기로 했다. 자꾸 이렇게 이야기하기 보다는 털어버릴 건 털어버리고 우리가 준비한 걸 경기장에서 하자고 의기투합했다”라고 말했었다. 지난 패배는 잊고 새롭게 준비하자는 자세였다.
정경호 감독은 울산전 완벽한 수비를 보여주었다. 경기 시작 시 이기혁, 신민하, 강투지, 홍철 포백으로 시작했는데 울산이 점점 볼 점유율을 높이고 전방에서 볼을 잡는 시간이 많아지자 5백으로 바꿨다. 공격수로 나섰던 최병찬이 낮은 위치까지 내려와 측면 수비수처럼 뛰었다. 전반전 강원은 5백, 4백을 수시로 오갔고 중원 구성까지 변화를 주면서 울산의 공격에 수시로 대응했다. 그 결과 울산은 전반전 슈팅 단 1회에 그쳤다.
후반전 들어서도 비슷했다. 단단한 수비를 바탕으로 후반전 초반 분위기를 가져왔다. 교체 투입된 이상헌의 중거리 슈팅, 이지호의 감아차기 등이 나왔는데 모두 조현우의 선방에 막히면서 아쉬움을 삼켰다. 코너킥 상황에서 서명관에게 실점하긴 했으나 그 외 모든 상황에서는 울산의 공격을 잘 막아냈고 단 한 번의 유효슈팅도 허용하지 않았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강력하게 몰아치면서 조진혁의 동점골로 승점 1점을 가져왔다.
경기가 끝난 뒤 정경호 감독은 전술적 선택이 적중했다고 밝혔다. “우승 경쟁하는 울산은 상승세였다. 우리가 이런 부분을 대응하는 것에 준비를 많이 했는데 초반 5-3-2, 4-1-4-1 등 여러 변화를 주면서 울산을 막았다. 울산이 잘할 수 있는 걸 막아냈다”라며 전반전 수비가 의도대로 흘러갔음을 이야기했다.
이 전술적 선택이 더욱 대단한 이유는 오른쪽 풀백이 전멸한 상황에서 나왔다는 점이다. 강원의 오른쪽 수비를 책임지던 이유현, 강준혁이 모두 부상으로 빠졌다. 정경호 감독은 홍철을 좌우로 수시로 옮기면서 5백, 4백을 오갔고 상황에 맞게 대처했다.
유일하게 아쉬웠던 점은 세트피스 실점이다. 강원은 상대에 유효 슈팅 1회 허용했는데 그게 실점이 됐고,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세트피스 상황이어서 더욱 아쉬움이 남을 듯하다. 정경호 감독도 “세트피스 실점에 대해서는 돌아봐야 할 것 같다”라며 개선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강원은 이번 무승부로 울산 상대로 또 패배하지 않았다. 지난 울산 원정서 13년 만의 승리를 가져왔고 이번에는 단단한 수비로 승점 1점을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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