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 만에 여성 없는 대선이 펼쳐진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이후 첫 여성 대통령은 공백이다. 2025년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여성 후보 ‘0명’이라는 기록을 남기게 됐다.
1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1일 마감된 후보 등록 결과 이번 대선에는 7명의 후보가 확정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국민의힘 김문수, 개혁신당 이준석, 민주노동당 권영국, 자유통일당 구주와, 무소속 황교안과 송진호 후보까지 모두 남성이다. 여성 후보가 단 한 명도 없는 대선은 2007년 제17대 대선 이후 처음이다.
한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은 2012년 제18대 대선에서 당선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다. 당시 새누리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51.55%의 득표율로 당선됐다.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최초이자 유일한 여성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여성 정치 대표성에 대한 기대가 한껏 부풀었지만 그 뒤를 잇는 여성 후보는 없었다. 2017년 제19대 대선과 2022년 제20대 대선에는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각각 출마해 6.17%, 2.37%를 기록하며 완주했다. 진보당 김재연 후보도 20대 대선에 출마했지만 유의미한 주목을 받지는 못했다.
한국 대선 역사에서 여성의 도전은 있었다. 직선제 개헌 직후인 1987년 제13대 대선에 사회민주당 홍숙자 후보가 첫 여성 후보로 등록했다. 대한민국 최초의 여성 외교관 출신이기도 한 그는 선거 중도에 사퇴했다.
최초로 완주한 여성 후보는 1992년 제14대 대선의 김옥선 전 의원이었다. 당시 ‘무공약이 공약’이라는 기치를 내세웠지만, 득표율은 1% 미만에 그쳤다.
한국 대선 역사에서 여성 후보가 가장 많이 출마한 선거는 2012년 제18대 대선이다. 당시 후보 7명 중 절반 이상인 4명이 여성이었다. 박근혜 후보 외에도 통합진보당 이정희, 무소속 김소연, 무소속 김순자 후보가 이름을 올렸다. 이정희 후보는 선거 직전 사퇴했다.
해당 선거는 한국 정치에서 여성 대표성의 정점을 찍은 순간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후로는 한 번도 그 숫자에 근접한 적이 없다.
이번 대선에는 여성이 없다.
국회에 등원한 여성 의원은 전체 300명 중 60명, 비율로는 20%다. 세계 평균(27%), 아시아 평균(22%)에 미치지 못한다. 주요 정당 내 여성 지도자도 보이지 않는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대표와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를 제외하면, 여성은 당 지도부 어디에도 없다.
김문수 후보는 여성 복무제를, 이준석 후보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여성을 위한 정책은 부재하거나 후퇴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성경제신문 김현우 기자 hyunoo9372@seoulmedia.co.kr
Copyright ⓒ 여성경제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본 콘텐츠는 뉴스픽 파트너스에서 공유된 콘텐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