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이나라 기자]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가 265만명에 달하면서 국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는 외국인 고객을 잡기 위한 카드업계의 노력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에 카드사들은 외국인들을 위한 맞춤 혜택을 담은 전용 체크카드를 출시하는 등, 새 고객 모시기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다만 외국인들의 경우 국내에서 신용카드 발급이 내국인에 비해 엄격한 만큼, 카드사들은 신용카드보다 체크카드 위주로 영업을 펼치고 있다.
19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수는 265만명으로 집계됐다. 국내 거주 외국인 수는 지난 2021년 코로나19의 여파로 195만명까지 줄었지만, 약 4년여 만에 70만명이 증가했다.
외국인 수와 비례해 결제 규모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KB국민카드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월 평균 체크카드 이용건수는 22.8건, 금액은 51만6000원에 달했다. 이는 5년 전의 이용건수(3.8건)와 금액(8만4000원)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이렇듯 외국인들의 카드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카드업계 역시 이들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 활동에 공을 들이고 있다. 카드 혜택은 외국인들이 주로 이용하는 대형마트·백화점을 비롯한 생활영역과 쇼핑에 대한 할인 혜택을 담고 있다.
먼저 KB국민카드는 국내 거주 외국인들을 위한 맞춤 혜택을 담은 전용 체크카드인 'KB국민 WELCOME PLUS 체크카드(웰컴 플러스 체크카드)'를 내놓았다. 웰컴 플러스 체크카드는 만 14세 이상 외국인 고객을 위한 체크카드로 대형마트 주말 5% 환급할인, 이동통신 2천원 환급할인, 놀이공원 30% 환급할인 등의 혜택을 담았다. 최대할인율은 5% 수준이다.
BC카드도 최근 국내 거주 외국인의 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 통합결제 비즈니스 전문인 기업 다날과 손을 잡았다. 이에 양사는 오는 3분기 내로 외국인 특화 선불카드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이 상품은 국내 대학을 비롯한 교육시설과 주요 상권에 전용 키오스크를 설치해 편리하고 신속하게 발급받을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하나카드는 하나 더 이지 체크카드를 출시하고 국내 체류 외국인이 주로 이용하는 △F&B(커피·디저트·배달) △교통(시외·고속버스·철도) △생활(보험·마트·올리브영) △자동납부(통신요금·가스·전기요금) 영역에서 최대 4000원 한도 내에서 제공한다.
한편 국내 거주 외국인이 증가하면서 카드업계는 외국인 신용카드 상품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외국인 고객이 장기간 이어지고 있는 내수침체와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떨어진 수익성을 끌어올릴 잠재 고객군으로 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최근 조사된 바에 의하면 국내 거주 외국인의 신용카드 사용액은 내국인의 73%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민정책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외국인 신용카드 이용 지출 총액이 56조2818억원이라고 밝혔다. 특히 외국인 1인의 연간 카드이용금액은 약 515만원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내국인 연간 이용액(705만원)의 73%에 달하는 수준이다.
외국인의 신용카드 발급은 내국인에 비해 깐깐한 심사가 이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외국인이 국내에서 신용카드를 발급받기 위해서는 월 180만원 이상의 소득이 있어야 하며 건강보험료를 3개월 이상 납부한 이력이 필요하다. 또한 카드사 마다 추가로 요청하는 서류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다만 F-4(재외동포), F-5(영구체류) 비자 소지자일 경우 내국인과 동일한 조건으로 신용카드를 발급 받을 수 있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외국인의 경우 국내 신용이력이 부족한 만큼, 카드사들은 각 사의 매뉴얼에 따라 대금지급 능력을 판단한 뒤 발급 여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외국인의 신용발급도 조금씩 완화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신한카드는 신한은행과 손잡고 외국인의 신용카드 발급 기준을 일부 완화한 'E9페이 신용카드(가칭)' 상품을 이달 중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예금담보 신용카드의 경우 질권설정 금액을 기존 180만원에서 120만원으로 낮추는 등 발급 요건을 낮췄다.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국내 거주 외국인의 수는 매년 5만명씩 늘어날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며, "따라서 외국인 고객들이 카드사의 새로운 고객군으로 부상하고 있는 만큼, 이들을 겨냥한 금융상품도 계속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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