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슈퍼리치' '윈도우 아버지' 'IT업계의 대부' '거액의 자선사업가' 등등…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Bill Gates) 공동 창업자를 표현하는 말들이다.
빌 게이츠는 한 때 세계적 '부자'의 대명사였다. 현재는 세계 부자 순위 1위 자리에서 내려왔지만 여전히 '슈퍼리치'하면 그를 우선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1987년 이후 '포브스' 선정 세계 부자 명단에 빠짐없이 이름을 올리고 있는 그는 1995년부터 2017년까지 같은 조사에서 4년 정도만 제외하고 모두 세계 1위 부자로 명성을 높였다.
2014년 MS 회장직에서 물러난 이후 자선사업 등 사회적 역할에 대한 비중을 높이면서 세계 부자 순위에서 다소 내려왔지만 포브스 자료에 따른 올해 게이츠의 재산은 약 1132억달러(한화 약 158조)로 세계 슈퍼리치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게이츠의 성공 기반이 됐던 건 컴퓨터 운영체제인 '윈도우'(Window)였다. 1980년대 자신이 공동창업한 MS에서 첫 버전이 출시된 윈도우는 당시 일부 전문가들만 사용하는 고가의 첨단 장비로 인식됐던 컴퓨터를 일반인들에게 대중화 시킨 것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특히 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애플(Apple) 운영체제가 자사의 맥(Mac) 컴퓨터에만 적용됐던 것에 비해, 게이츠의 윈도우는 범용성을 개방했다. 일반 컴퓨터에서도 윈도우를 운영체제로 적용하게 한 것. 이같은 개방성은 'IBM 호환 PC'로 명명되면서 관련 개발자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컴퓨가 폭넓게 보급되게 하는 결정적 역할을 했다.
사실 IBM과 관계는 게이츠가 역사적 성공을 거두는데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0년대말 당시 전문 컴퓨터 회사로 독보적 위치에 있던 IBM은, 일반인들도 활용할 수 있는 소형 컴퓨터 개발에 매진했지만 번번히 실패하고 있었다. 이에 따라 IBM이 전략을 바꾼 건 컴퓨터에 들어갈 소프트웨어를 직접 개발하기 보다 외부에서 구매하기로 한 것. 특히 필요한 것이 자사가 출시할 컴퓨터를 작동 시킬 운영체제였다.
당시 IBM이 운영체제를 구하기 위해 접근한 것이 MS의 게이츠였다. 하지만 게이츠 역시 IBM이 원하는 운영체제가 없었긴 마찬가지였다. 더욱이 IBM이 요구하던 시한(12개월) 내 운영체제를 개발하는 것도 무리였다.
이에 대한 게이츠의 해결책은 역시 다른 회사에서 구매하는 것이었다. 게이츠는 '시애틀 컴퓨터'라는 회사와 협상해 IBM이 요구하던 수준의 운영체제를 구매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1980년 11월 개인용 컴퓨터의 운영체제를 IBM에 공급하기로 계약한다.
시애틀 컴퓨터가 게이츠로 부터 받은 운영체제의 판매 대가는 단돈 5만 달러 수준. 이는 IT업계에서 지금도 가장 유명한 거래로 회자되고 있다.
IBM 역시 처음에는 MS의 모든 라이선스를 정해진 가격에 제공해달라고 제안했다. 하지만 게이츠는 IBM에 판매하는 컴퓨터 대수 별로 운영체제 비용을 일정 비율로 지불해 줄 것으로 요구했다.
이같은 요구는 MS 성장에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IBM이 이후 출시한 개인용 컴퓨터가 대성공을 거두면서, MS에 지불하는 대가도 큰 폭으로 불어나게 된 것이다. 이 거래 직후 1~2년 만에 작은 스타트업에 불과하던 MS는 곧바로 소프트웨어 매출만 3000만 달러의 중견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IBM이 자사 퍼스널 컴퓨터 운영체제를 MS로 부터 공급받기로 한 것은 '세계 기업 역사상 최악의 실수'였다." 오라클 창업자 래리 앨리슨이 훗날 한 인터뷰에서 평가한 말이다.
여러 언론 등의 자료에 따르면 IBM 운영체제 관련 게이츠의 판단은 그의 경영 전략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도 꼽힌다.
'시장을 예측하고 신제품을 가장 빨리 출시한다'는 게 게이츠가 강조했던 전략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실제 게이츠는 '속도로 경쟁자를 앞지른' 대표적 경영자로 꼽힌다. 그가 보여줬던 대부분의 성과들은 기존 시장이 아닌 선도적인 전략과 제품으로 일궈냈기 때문이다.
그와 가까왔던 한 동료는 언론 인터뷰에서 "윈도우와 같은 제품에서 알 수 있듯이 빌 게이츠의 전략은 항상 표준을 선제적으로 만들어 시장을 창조하려 했다"며 "새로운 시도에 대해 직원들이 걱정하면 그는 항상 '우리가 하면 된다'고 말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한 "처음에는 제품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경우도 많았지만 게이츠는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사실 최초의 버전은 멀쩡히 출시된 것은 거의 드문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게이츠가 새로운 시장을 창조하고 선점하기 위해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이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게이츠는 또 다른 이름으로 전 세계 '슈퍼리치'의 표상이 되고 있다. 바로 자선사업가로 '부자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선구자적 행보를 꾸준히 펼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빌 게이츠는 세계 최고 부자이자 최대 재산 기부자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자신 재산의 거의 대부분을 생전에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것으로도 유명하다.
최근 여러 외신 등에 따르면 게이츠는 재산의 사회 환원 계획을 더욱 앞당기기로 했다. 자신이 전 부인 멀린다와 설립한 자선단체 재단을 통해 2045년까지 2000억달러를 기부하겠다고 밝힌 것. 이는 그의 재산 99%에 해당하는 규모다.
게이츠는 이번 발표와 함께 "부유하게 죽었다는 말을 듣지 않겠다"라고도 말했다.
세계적 슈퍼리치는 물론 IT업계에 선구자적 족적을 남긴 빌 게이츠가 향후 '부의 사회 환원'에 대한 새로운 역사를 세겨나가는데 전 세계 부자들의 동참이 얼마나 이뤄질지도 관심을 모으고 있다.
배충현 기자 / 경제를 읽는 맑은 창 - 비즈니스플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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