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초기로 베어 버렸는데… 신기하게 문고리 잠그고 먹는다는 '한국 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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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초기로 베어 버렸는데… 신기하게 문고리 잠그고 먹는다는 '한국 나물'

위키푸디 2025-05-17 23:58: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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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롱꽃 자료사진. / 위키푸디
초롱꽃 자료사진. / 위키푸디

봄이 되면 들판이며 화단 곳곳에 은은한 보랏빛을 드러내는 식물이 있다. 초롱 모양으로 아래를 향해 핀 이 꽃은 ‘초롱꽃’이다. 보통은 관상용으로만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초롱꽃은 봄철 밥상에 오르는 진짜 나물이기도 하다. 모양도 곱고 맛도 좋아 집에서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문고리 잠그고 혼자 먹는다”는 말까지 돈다. 무심코 베어냈던 풀 한 포기가 입맛 살리는 봄나물이 되는 셈이다.

초롱꽃은 한국 원산의 여러해살이풀이다. 국화목 초롱꽃과에 속하며, 제주를 제외한 전국에 걸쳐 자생한다. 들이나 낮은 산의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고, 번식력이 강해 한 번 심으면 해마다 순이 돋는다. 꽃은 5월부터 7월 사이에 피는데, 흰색이나 연한 자주색의 종 모양 꽃이 아래를 향해 달린다. 꽃이 없는 시기에는 줄기와 잎이 주로 보이며, 바로 이 어린순이 나물로 쓰인다.

입과 줄기, 둘 다 식감 좋은 제철 나물

초롱꽃 자료사진. / 위키푸디
초롱꽃 자료사진. / 위키푸디

초롱꽃 나물의 특징은 잎의 부드러움과 줄기의 아삭함이다. 이른 봄에 돋아나는 새순은 질기지 않고 풋내도 거의 없다. 겉모습은 흔한 풀과 다르지 않지만, 막상 입에 넣으면 생각보다 단단하고 담백하다. 줄기는 살짝 데쳐 무쳐 먹으면 아삭한 식감이 살아 있고, 잎은 생으로 겉절이나 샐러드에 넣어도 거슬림이 없다.

향이 거의 없어 호불호가 적은 편이다. 향이 센 봄나물을 꺼리는 사람들에게도 부담 없이 다가간다. 특히 다른 재료들과 섞어 먹었을 때 주재료의 맛을 해치지 않아 응용 폭도 넓다. 실제로 장아찌, 쌈채소, 생무침 등 다양한 방식으로 즐길 수 있다.

채취는 잎이 너무 크기 전에 하는 것이 좋다. 너무 자란 잎은 섬유질이 질겨 식감이 떨어진다. 줄기의 경우 연한 순만 골라 따야 한다. 손으로 톡 하고 부러지는 정도면 무침용으로 적당하다. 손질한 후에는 흐르는 물에 먼지를 털어내고, 필요시 살짝 데쳐 사용한다.

초롱꽃 나물 자료사진. / 위키푸디
초롱꽃 나물 자료사진. / 위키푸디

초롱꽃을 나물로 만들 때는 양념을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다. 은은한 맛을 가진 나물이라 지나친 양념은 식감을 해칠 수 있다. 준비는 간단하다. 어린잎과 줄기를 골라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고, 줄기의 질긴 부분은 제거한다. 물 1리터에 소금 1작은술을 넣고 끓인 뒤 초롱꽃 새순 100g을 넣고 10초간 데친다. 숨이 죽은 상태에서 건져 찬물에 헹군 뒤 물기를 꼭 짠다.

양념은 다진 마늘 1작은술, 구운 소금 1/3작은술, 들기름 1큰술, 볶은 참깨 1작은술이면 충분하다. 손으로 조물조물 무칠 때는 줄기의 결이 살아 있도록 짧게 무친다. 간은 약하게 맞춰야 나물 본연의 담백함이 살아난다.

무침 외에도 생으로 먹을 수 있다. 씻은 잎은 겉절이로 무쳐도 좋고, 샐러드에 섞거나 쌈 채소로도 쓸 수 있다. 된장에 찍어 먹어도 무난하다. 향이 거의 없어 응용 폭이 넓고, 식감이 부드러워 남녀노소 누구나 편하게 먹을 수 있다.

집에서 기르기 쉬운 식물, 활용도는 높다

초롱꽃 자료사진. / 위키푸디
초롱꽃 자료사진. / 위키푸디

초롱꽃은 특별한 관리 없이도 잘 자라는 식물이다. 햇빛을 좋아하고, 배수가 잘되는 땅이면 어디서든 잘 자란다. 척박한 땅에서도 뿌리를 내릴 만큼 강하지만, 흙이 너무 비옥하면 오히려 웃자라 쓰러지기 쉽다. 정원이나 화분 어디든 심기 좋고, 봄이 되면 자동으로 새순이 올라온다. 한 번 뿌리내리면 해마다 사용할 수 있어 나물로도 실속 있다.

번식력도 강해 화단에 한두 포기만 심어도 금세 자리를 넓힌다. 관리가 번거로울 정도로 번지는 경우도 있어 적당히 잘라주는 게 좋다. 오히려 그 잘라낸 순이 밥반찬이 되는 셈이다. 화단을 정리하며 수확까지 가능한 셈이라 도시 생활에서도 실용성이 높다.

지역에 따라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모시딱지나물’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어떤 곳에서는 ‘자반 풍령초’라고도 한다. 이름은 달라도 사용하는 법은 비슷하다. 초봄에 잎과 줄기를 따서 무치거나 쌈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꽃도 먹고 나물도 먹는, 보기 드문 식물

초롱꽃 자료사진. / 위키푸디
초롱꽃 자료사진. / 위키푸디

초롱꽃은 꽃 자체도 식용이 가능하다. 꽃만 따서 장식용으로 음식 위에 올리거나, 차로 마시는 데 쓰이기도 한다. 말려서 보관해두면 꽃차나 장식용 허브로도 활용된다. 꽃 색은 흰색부터 연보라까지 다양하며, 안쪽에 자잘한 반점이 있는 경우도 있다.

주의할 점은 농약 사용 여부다. 자생지에서 채취한 경우 제초제나 농약이 뿌려졌을 수 있으므로 먹기 전에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집에서 기른 경우라면 이런 걱정 없이 수확해 활용하면 된다.

꽃이 피기 전까지는 새순이 계속 돋기 때문에 수확 기간도 길다. 초봄부터 초여름까지, 길게는 장마 전까지도 활용 가능하다. 봄철 입맛을 돋우는 데도 좋고, 식단을 간단하게 꾸리는 데도 제격이다. 흔한 재료는 아니지만 알고 보면 활용도가 높은 식물이다.

초롱꽃은 보는 꽃에서 먹는 나물로 인식이 전환되는 순간, 식탁 위 존재감이 달라진다. 아는 사람만 먹는 봄나물이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눈길 한 번 안 줬던 들풀 한 포기에서 진짜 봄의 맛이 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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