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한스경제 류정호 기자] 프로농구 창원 LG가 창단 이후 28년 만에 첫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LG는 17일 오후 2시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챔피언결정(7전4승제) 7차전서 서울 SK를 62-58로 꺾었다. 앞서 1~3차전에서 3연승을 달리고도 4~6차전을 내준 LG는 올 시즌 마지막 경기서 웃으면서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LG는 프로농구 원년 구단이다. 하지만 그간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정규리그 우승은 지난 2013-2014시즌 단 1회였고, 챔피언결정전 진출은 2000-2001시즌과 2013-2014시즌 단 2회에 불과했다. 지난 2시즌 동안은 리그 2위로 4강 플레이오프(PO·5전3승제)에 진출했지만 챔피언결정전의 주인공은 LG가 아닌 다른 구단의 몫이었다.
하지만 11년 만에 오른 챔피언결정전에서 LG는 위기를 맞았다. 1~3차전을 모두 따냈으나 4~6차전을 모두 패하며 ‘리버스 스윕’ 위기에 놓였다. 또한 에이스 칼 타마요는 1차전 24득점 10리바운드를 시작으로 2차전 27득점 7리바운드, 3차전 18득점 6리바운드를 올리며 LG의 3연승을 이끌었으나 4차전 7득점, 5차전 8득점으로 부진했다. 6차전 13득점으로 분전했지만 1~3차전 활약과는 거리가 멀었다.
경기 종료 후 기자회견에 나선 조상현 LG 감독은 감격스러워했다. 조상현 감독은 “행복하고 감사드린다. 4강 PO부터 조동현, 전희철 감독을 만나면서 농구를 다시 배웠다. 많은 것을 느낀 시즌이었다. 우승했지만 숙제도 있다. 젊은 선수들이 더 성장해야 한다는 것을 느꼈던 시즌이었다”고 돌아봤다.
조상현 감독은 “시즌 초반 너무 힘들었다. 하지만 저를 믿고 따라와 준 선수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보낸다”며 “LG에 부임하면서 책임감도 컸다. 선수 생활도 하면서 팀에 대한 마음이 컸다. 프런트, 코치진이 도와줘서 이 자리까지 온 것 같다. 또한 세바라기(LG 팬들의 애칭)에게 무한한 감사를 보낸다. 여러 응원이 제게 힘이 됐다”고 전했다.
올 시즌 LG는 우승 후보가 아닌 다크호스로 평가받았다. 이에 조상현 감독은 “제가 계획한 것과는 너무 다르게 시즌 초반을 보냈다. 8연패를 겪으며 5위로 쳐졌다. PO는 가보자는 목표를 세웠다”며 “시즌을 치를수록 유기상, 양준석 등이 놀랍게 성장했다. 쉽게 되는 것은 없는 것을 올 시즌에 느꼈다. 허일영을 비롯한 고참들이 팀 분위기를 잘 잡아줬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올 시즌 고민이 정말 많았다. 지난해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실패하면서 과감한 트레이드를 결정했다. 두경민, 전성현은 시즌 중반에 복귀하지 못하면서 스트레스가 많았다”며 “구단과도 많은 상의를 했다. 결국 결과로 말씀드리는 것이다. 중간에 결과가 좋지 않았으면 이야기가 달랐을 것”이라고 짚었다.
조상현 감독은 80표 중 32표로 최우수선수로 선정된 허일영(MVP)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제가 선수 때도 같이 한 선수다. 졌을 때도 팀 분위기 등을 미리 와서 전달해 줬다. 감독님은 ‘전술 짜는 것에만 신경 써 달라’고 했다. 그게 별것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원팀으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며 “출전시간 탓에 허일영과 트러블이 분명 있었다. 하지만 모든 것을 이해해줬다.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했다.
조상현 감독은 이번 우승으로 선수, 코치, 감독으로 우승을 달성했다. 이에 “솔직히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제가 하는 것이 아니었다. 하늘이 정해주시는 것 같았다”며 “하지만 선수들이 우승을 만들어준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올 시즌 내내 에이스로 활약한 아셈 마레이에 관해선 “여자친구 같다. 경기에 들어갈 때마다 ‘지난해와는 다른 상황’이라고 설명해 줬다. ‘너까지 휘둘리면 팀이 망가진다. 심리적으로 흔들릴 때 다 잡아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런 부분을 잘 이해해 준 것 같다”고
차기 시즌 계획에 관해선 “외국인 선수 등 여러 방면을 확인해서 선수를 구성할 것이다. 제가 추구하는 농구는 빠른 농구인데 올해는 속공 최하위였다. 생각해 볼 것”이라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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