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안전자산의 대표 주자로 주목받았던 금 가격이 최근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 긴장이 완화되면서 금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다소 식은 것으로 풀이된다.
17일 금융시장에 따르면 국내 금 시세는 전일 대비 하락세를 보이며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 간의 관세 유예 합의가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최근 미·중 양국은 무역 갈등을 잠시 봉합하고 90일간 관세 부과를 유예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되살아났고 반대로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수요는 주춤해진 것이다.
국제 금값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미국 시카고상업거래소(CME) 산하 금속선물거래소 코멕스(COMEX)에서 거래되는 6월물 금 선물(GCM25)은 16일(현지시간) 트로이온스당 3,187달러에 마감됐다.
이는 전날보다 39.40달러(1.22%) 떨어진 수치로, 최근 6거래일 연속 하락한 뒤 소폭 반등한 결과다. 이는 지난 3월 18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금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코스콤 ETF CHECK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거래되는 금 관련 ETF 7종 중 6종이 최근 1주일과 1개월 기준 수익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반면 금값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골드선물인버스(H)'는 1주일 기준 2.66%, 1개월 기준 0.98%의 수익률을 보이며 예외적인 흐름을 보였다.
중앙은행 계속된 매입에 '단기적인 조정' 분석도 나와
킷코 메탈스의 짐 와이코프 수석 애널리스트는 "양국 간 무역갈등이 다소 완화되자 투자자들이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를 회복하기 시작했다"라며 "이에 따라 금 선물 시장에서는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금은 경기 불확실성이나 지정학적 위기가 고조될 때 수요가 늘어나는 대표적인 안전자산이다. 특히 저금리 환경에서는 매력적인 투자처로 간주된다. 그러나 최근 들어 글로벌 경제가 일부 안정을 찾으면서 금 시장에서는 조정 움직임이 나타나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이번 금값 하락이 일시적인 조정에 불과하며 장기적으로는 상승 여력이 여전하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실제로 세계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입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외국인 투자자들의 미국 금융자산 이탈 가능성도 금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S증권의 홍성기 연구원은 "세계 중앙은행이 연간 1,000톤 규모로 금을 매입할 것으로 보이며 이 같은 수요는 연간 약 20%에 달하는 가격 상승 요인이 될 수 있다"라고 내다봤다.
반면 금값이 지나치게 상승했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최근 발표한 5월 기관투자자 설문에 따르면 금 가격이 '고평가됐다'고 답한 비율이 2011년 최고치를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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