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셜록의 여동생’에서 ‘세상을 바꾸는 탐정’으로, 넷플릭스 '에놀라 홈즈'

* 이 기사는 일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

 

영화 '에놀라 홈즈2' 포스터

[메디먼트뉴스 이혜원 인턴기자] 넷플릭스 영화 <에놀라 홈즈>  시리즈는 기존의 셜록 홈즈 세계관에 새로운 숨결을 불어넣은 작품이다. 주인공은 명탐정 셜록 홈즈가 아닌, 그의 막내 여동생 에놀라 홈즈. 영화는 빅토리아 시대의 보수적인 사회 속에서, 여성으로서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려는 10대 소녀의 여정을 다룬다.

 

“내 방식대로 세상을 바꿔볼게요”

밀리 바비 브라운이 연기한 에놀라는 기존 여성 캐릭터들의 전형성을 뒤흔든다. 어릴 적부터 퍼즐, 유도, 독해, 논리 등 비범한 교육을 받아온 그녀는 어머니의 실종을 계기로 런던으로 향한다.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직접 추리를 펼치고 사건을 해결해나가는 에놀라는 시대의 억압에 굴복하지 않고 사회의 틈을 스스로 비집고 나간다.

<에놀라 홈즈2> 에서는 실존 인물인 세라 채프먼과 성냥공장 여성 노동자들의 파업 실화를 바탕으로, 더욱 깊은 사회적 메시지를 전한다. 백린 중독으로 쓰러지는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을 마주하며, 에놀라는 단순한 ‘탐정’에서 ‘사회 정의의 대변자’로 성장한다.

 

여성 연대와 협력의 힘

초반, 에놀라는 독립을 고집하며 고립되는 상황에 놓이지만, 사건을 해결하며 점차 협력의 가치를 깨닫는다. 오빠 셜록과의 관계, 친구 듀크스베리와의 연대, 그리고 어머니의 조언은 에놀라가 ‘혼자서 다 해내는’ 존재가 아니라, 함께 할 때 더 큰 힘을 발휘하는 인물이라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2편에서는 여성 참정권에 이어 ‘노동 운동’이라는 주제를 다루며, 개인의 성장 서사에서 사회 구조에 대한 비판과 문제 해결로 확장된다. 단지 똑똑하고 용감한 소녀가 아니라, 역사 속에서 실재했던 여성들의 투쟁을 현대적으로 재조명하는 데 주력한다.

 

오락성과 메시지, 두 마리 토끼를 잡다

<에놀라 홈즈> 는 추리, 액션, 변장, 로맨스, 성장, 사회 비판 등 다양한 요소가 고루 배합되어 있다. 밀리 바비 브라운의 생기 넘치는 연기와 헨리 카빌(셜록 역)의 묵직한 존재감이 잘 어우러지고, 셜록 세계관의 팬들에게는 221B 베이커가, 원작 팬이라면 반가울 모리아티와 왓슨의 등장이 후속작의 기대감을 높인다.

 

“에놀라의 시대가 왔다”

<에놀라 홈즈> 는 단순한 ‘스핀오프’가 아닌, 현대적 시선으로 재해석된 새로운 히어로물이다. 영화는 여성 청소년 관객뿐만 아니라, 고전 명탐정물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고 싶은 이들에게도 흥미로운 제안이 된다.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이름, ‘에놀라’. 그러나 거꾸로 쓰면 ‘Alone(혼자)’. 혼자였지만, 결국 누구보다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었던 소녀의 이름이다.
 

넷플릭스에서 지금, 그녀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