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운 날씨가 다가오면서 냉장고에 넣어 둔 시원한 음료를 한 번에 들이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탄산음료, 아이스커피, 냉수 등은 갈증 해소에 빠르게 효과를 주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차가운 음료를 급하게 마시는 습관이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한다. 특히 위장 건강, 혈관 반응, 두통 유발 등 다양한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차가운 음료가 가장 먼저 영향을 미치는 곳은 위장이다. 사람의 위는 따뜻한 체온에 맞게 작동하는 기관이다. 그런데 냉장 음료나 얼음을 한 번에 들이켤 경우, 위의 혈관이 급격히 수축하며 위액 분비와 소화 효소의 활동이 감소한다. 이는 곧 소화불량이나 복통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공복 상태에서 차가운 음료를 마시면 더 큰 자극이 되어 위 점막에 손상을 줄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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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화기 내과 전문의들은 “위장은 온도에 민감한 장기다. 급격한 온도 변화는 위장 운동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기도 한다”고 설명한다. 따라서 식사 전후 혹은 공복 상태에서 냉수를 급하게 마시는 습관은 장기적으로 소화 장애를 유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의가 요구된다.
차가운 음료를 빠르게 들이켰을 때 머리가 갑자기 지끈거리는 경험을 한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는 ‘브레인 프리즈(Brain Freeze)’ 또는 ‘아이스크림 두통’으로 불리는 증상이다. 차가운 자극이 입천장을 통해 삼차신경을 자극하고, 이 신호가 뇌의 혈관을 급격히 수축·확장시키면서 통증으로 이어지는 현상이다.
서울의 한 신경과 전문의는 “두통은 일시적일 수 있으나, 자주 반복되거나 강도가 높아질 경우 만성적인 두통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특히 두통에 민감한 체질의 사람이나 편두통을 자주 겪는 이들에게는 차가운 음료 섭취 시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차가운 음료를 빠르게 마시면 심혈관계에도 일시적인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냉기가 체내에 들어오면 자율신경계가 반응하여 혈관을 수축시키고, 이로 인해 순간적으로 혈압이 올라가거나 맥박이 빨라지는 경우도 있다. 평소 고혈압이나 심장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에게는 이러한 반응이 건강에 부담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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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더운 날 땀을 많이 흘린 상태에서 차가운 음료를 급하게 섭취할 경우, 체온 조절 기능이 혼란을 일으켜 어지럼증이나 탈진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 운동 직후 냉수를 벌컥 마시는 습관은 일시적으로 상쾌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음료의 온도 자체보다도 ‘섭취 방법’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너무 차갑지 않은 온도의 음료를 천천히 마시는 것이 이상적이다. 또한 얼음을 씹거나 입안에 오래 머금는 행위는 치아에도 손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일상에서 냉음료를 즐기는 습관은 피하기 어렵다. 다만, 한 모금씩 천천히 마시는 습관을 들이고, 음료의 온도를 미지근한 상태로 맞추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무엇보다 갈증 해소를 위해 물을 마시는 경우, 체온에 가까운 10~15도의 물이 흡수에도 가장 효과적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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