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경제=박종민 기자] 박성현(32)과 장하나(33)는 2010년대 중후반 한국여자골프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주역들로 꼽힌다. 박성현은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를 평정하고 미국으로 무대를 옮겨 2017년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 상금왕을 석권했다. 신인상과 올해의 선수, 상금왕 석권은 지난 1978년 낸시 로페스(미국) 이후 39년 만이자 역대 2번째 대기록이었다. 박성현은 그해 세계랭킹 1위에도 오르며 그야말로 천하무적의 기량을 뽐냈다.
장하나는 오랜 기간 투어 최정상에 있었다. 지난 2010년 KLPGA에 입회해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어 활동을 시작한 그는 데뷔 첫 해를 제외한 10년간(2012~2021년) 매년 최소 1승 이상씩(LPGA 우승 포함)을 거뒀다. KLPGA에선 통산 15승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선 통산 4승을 올렸다.
박성현과 장하나는 공통점은 또 있다. 바로 최근 몇 년 간 믿기 어려울 정도로 부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투어를 지배했던 모습은 온 데 간 데 없고 끝없는 추락을 보이고 있다. 단순히 우승 소식만 없는 게 아니라 사실상 투어에서 뛸 수 없는 수준의 기량을 보이고 있어 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박성현은 올 시즌 LPGA 5개 대회에서 모두 컷탈락하며 상금 한 푼 받지 못했다. 재기를 다짐해왔지만, 성적표는 처참한 수준이다. 그나마 11일 경기도 고양시 뉴코리아 컨트리클럽에서 끝난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아람코 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선 공동 40위(5오버파 221타)를 기록했다. 박성현이 출전한 대회에서 컷을 통과한 건 지난 2023년 10월 KLPGA 하이트진로 챔피언십(26위) 이후 이번이 1년 7개월 만이다.
박성현은 "브라이슨 디섐보(미국)가 어느 티에서 치든 버디를 많이 한 기억을 (실전에서도) 한다고 했다. 저도 연습 라운드를 레이디 티에서 치며 버디를 많이 하는 연습을 했다“며 슬럼프에서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했지만, 부진 탈출은 쉽지 않아 보인다.
장하나 역시 부진에 허덕이고 있다. 올해 KLPGA 성적표를 보면 총 6개 대회에서 컷탈락 5회, 기권 1회를 기록했다. 총 10개 라운드에서 아마추어 골퍼나 낼 법한 80대 타수도 5차례나 냈다. 2023시즌 28개 대회에 나서 상금을 수령한 대회가 고작 2개에 불과했고, 2024시즌엔 4개 대회에 나서 1개 대회에서 상금을 받았다.
장하나가 2022시즌부터 극악의 부진을 이어가고 있는 원인은 꽤나 복합적이다. 그는 1차적으로 고질적인 발목 부상이 악화하면서 애를 먹었다. 지난 시즌은 초반 이후 병가를 내기도 했다.
아울러 잘못된 스윙 교정도 화근이 됐다. 프로 골퍼들에게 스윙 교정은 매우 조심스러운 부분이다. 자칫 스윙 메커니즘이 무너지면 회복하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세계 최정상을 달리던 리디아 고(뉴질랜드)가 몇 년간 부진을 이어간 원인 중 하나도 바로 잘못된 스윙 교정이었다. 장하나의 경우 최적화된 스윙을 다르게 바꾸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다. 스윙의 작은 부분이 아닌 큰 틀을 바꾸려다 메커니즘 자체가 붕괴된 것이다.
박성현과 장하나는 어느덧 30대 중반을 향해 가고 있다. 올해 과연 부활 샷을 날릴 수 있을지 골프계는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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