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왕보경 기자】꾸준한 외형 성장을 이어온 편의점 업계의 성장세가 꺾였다. 편의점 업계는 코로나 19 당시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했다. 대형마트를 제치고 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 2위에 오르며, 한때는 백화점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최근 편의점 업계의 성장세가 다소 주춤하면서, 이제는 외형 성장이 아니라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편의점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4% 줄어들며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 2022년 10.8%, 2023년 6.1%, 2024년까지 3.7%를 기록하며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부진이다.
실제로 업계 1·2위 CU와 GS25의 지난 1분기 영업이익도 급락했다. CU를 운영하는 BGF리테일은 지난 1분기 매출 2조165억원, 영업이익 22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30.7%나 줄었다. GS리테일의 편의점(GS25) 사업부도 매출 2조123억원, 영업이익 172억원을 기록했다. GS25 역시 매출은 전년 대비 2.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6% 감소했다.
내수 부진을 비롯한 성장 동력 약화가 편의점 업계의 실적 부진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0을 하회하고 있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 미만인 것은 소비자들이 현재의 경기를 비관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지난 12월 88.2를 기록했던 소비자심리지수는 올해 들어서도 △ 91.2(1월) △ 95.2(2월) △93.4(3월) △93.8(4월)을 기록하며 100선을 밑돌고 있다.
통상적으로 편의점 업계는 2분기를 성수기로 본다. 그러나 소비 심리 위축과 오프라인 매장 매출 감소 등의 악재 속에서 업황이 개선될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특히 신규 점포 확대가 한계에 이르고, 내수 침체가 지속되면서 업계는 외형 성장에만 의존하지 않고 중장기적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대한상공회의소가 발표한 내수소비 추세 및 국제비교 연구 결과에 따르면 내수 부진이 장기 하락 추세에 접어 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인구·고용·산업 등 구조적 요인이 누적된 결과다.
소비 성장률이 둔화하면서 GDP에서 ‘내수 소비’가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하고 있다. 내수 비중은 지난 2021년 코로나 19를 거치며 47.1%까지 떨어졌다. 2023년 49.9%까지 회복세를 보였으나, 같은해 OECD 38개국 중 한국의 내수 소비 비중은 28위를 기록했다.
중장기적 요인과 함께 최근 대내외적인 요인 악화로 경기 둔화가 암시되고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25년 5월 경제동향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의 대외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면서 경기둔화를 시사하는 지표가 나타나고 있다고 발표했다.
건설업 부진이 내수 회복을 제약하는 가운데 통상 여건의 악화로 수출도 둔화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개발연구원은 반도체를 중심으로 제조업 생산이 양호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지만, 건설업 부진이 지속되며 생산과 내수 증가세가 낮은 수준이 머무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업계에서는 외형 성장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인 요인책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차별화 MD 상품 강화를 통해 기존 매장 매출 성장을 다지고, 신규 점포의 경우 특화 매장, 중대형 점포 위주의 출점을 통해 수익성 고도화를 이끌어내겠다는 설명이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매출 증대는 신규 점포 출점과 기존 매장의 매출 성장에 기반해 이뤄진다. 올해 1분기는 대내외적 요소들로 인해 기존 점포 매출 증가 폭이 크지 않았다”며 “2분기 날씨를 비롯한 요소들이 뒷받침돼야만 매출 회복이 가능해질 것이다. 아울러 매출 부진을 타개하고자 차별화 상품을 강화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신규 출점에 대한 여건이 마련된 상황이었지만 이제는 내수 상황을 비롯해 성장 동력이 사실상 사라지고 있다”며 “이제는 업계가 성숙기에 접어 들었고 신규 출점을 비롯한 외형 성장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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