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썸녀인 줄 알았더니 AI"···'로맨스 스캠' 피해 다섯달새 454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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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썸녀인 줄 알았더니 AI"···'로맨스 스캠' 피해 다섯달새 454억원

한스경제 2025-05-15 10:00:00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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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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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스경제=전시현 기자]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온라인 연애 시장에 새로운 위협이 등장하고 있다. ‘로맨스 스캠’(Romance Scam, 온라인 연애를 빙자한 사기)이 챗GPT 등 생성형 AI를 활용하면서 과거 번역기 수준의 어색한 대화에서 벗어나 매우 자연스럽고 정교하게 진화했다. 음성합성, 딥페이크 영상, 맞춤형 시나리오까지 더해진 AI 사기는 외로운 이들의 감정을 파고들고 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2월부터 6월까지 5개월간 ‘로맨스 스캠’ 범죄는 628건 발생했으며, 피해액은 454억 원으로 집계됐다.

◆ AI로 진화한 로맨스 스캠…“챗봇이 사랑을 속인다”

로맨스 스캠의 수법은 인공지능 기반 챗봇의 등장으로 더욱 교묘해졌다. 미국연방수사국(FBI)은 생성형 AI의 등장으로 인해 사기범들이 피해자를 속이는 데 소요되는 시간과 노력이 크게 줄었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AI가 만든 SNS 프로필과 자연스러운 대화 메시지는 사람을 쉽사리 기만하고 있다.

미국 보안기업 맥아피(McAfee)는 최근 조사에서 응답자의 17%가 데이팅 앱이나 SNS에서 AI 챗봇의 접근을 받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고, 74%는 AI가 로맨틱한 관계를 가장해 금전적·감정적 이익을 챙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 또한 2021~2022년 미국 내 로맨스 스캠 피해액이 13억 달러(약 1조6000억원)로 전년 대비 78% 급증했다고 밝혔다.

◆ 딥페이크·음성합성까지…“내 앞의 연인은 진짜가 아니다”

딥페이크 영상과 AI 음성합성 기술까지 동원되면서 심각성은 더 커지고 있다.

울산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SNS 영상통화에 조작된 인물을 등장시켜 120억원대 투자금을 가로챈 사건이 발생했다. 가해자들은 SNS에 올려진 실제 인물의 사진을 AI로 합성해 사용했으며, 영상통화에 등장한 여성과 ‘투자 전문가’의 얼굴 역시 모두 조작된 것이었다. ‘박가인’이라는 가공의 인물을 내세워 10일간 짜여진 시나리오를 통해 피해자를 치밀하게 속였다.

음성합성도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맥아피 조사 결과 AI는 단 3초 분량의 음성만으로도 특정인의 말투와 억양을 거의 완벽하게 복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응답자의 70%는 AI 합성 음성과 진짜 음성을 구분하지 못했고, AI로 자신의 목소지가 복제된 경험이 있는 피해자 10% 중 77%가 금전적 피해를 입은 것으로 조사됐다. AI로 복제한 목소리로 긴급 상황을 연출해 돈을 요구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 외로움 파고드는 ‘AI 그루밍’…홍채 인증 등 생체인증 각광

AI 기반 사기범들은 특히 외로운 사람들의 심리를 노린다. 경찰은 이들이 피해자에게 먼저 호감을 산 뒤 신뢰를 쌓고, 심리적으로 지배한 후 금품을 갈취하는 ‘그루밍’ 수법을 이용한다고 설명했다. 케임브리지대학교 사이버보안 전문가 줄리아 랭포드 박사는 “AI는 양날의 검”이라며 기술의 성장 이면에 범죄 도구로서의 위험성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이 같은 AI 범죄에 맞서 디지털 신분증명 수단, 즉 생체인증 기술이 주목받고 있다. 홍채·지문·안면 인식, 정맥 패턴 등 개인 고유의 생체정보는 AI가 모방하기 극히 어려운 기술이다. 이 가운데 홍채 인증은 복잡성과 고유성 덕분에 정확도가 높고 보안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 메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에 홍채 인증 기반 사용자 확인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역시 KAIST와 협력해 2028년까지 고도화된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을 개발 중이다. 오픈AI 샘 알트만 등이 참여한 월드코인(Worldcoin)도 홍채 스캔 기반 신원확인 시스템을 도입 중이다. 미국 스타트업 퍼소나(Persona)는 인간과 AI를 구분하는 신원 검증 솔루션으로 최근 2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전문가들은 기술적 대응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강조한다. 세종사이버대학교 김덕진 교수는 “AI 사기는 기술보다 인간의 감정을 공략하기 때문에 사회적 인식 개선과 함께 법적 규제 장치 마련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온라인에서 누군가 투자나 금전을 요구할 경우 절대로 돈을 보내지 말고, 반드시 상대의 신원을 철저히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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