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에서 띄우는 편지367] 뉘 부르는 소리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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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에서 띄우는 편지367] 뉘 부르는 소리있어

저스트 이코노믹스 2025-05-15 03:02:27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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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영화감독 우호태

“발을 멈춘다~”.

멈추니 탁트인 사방이 환하다. 매번  걷는 황구지천 둑방길이나 저마다 차오르는 생명력에 감응하는 눈길이 시원한 탓에 자연이 연출하는 신비에 감탄 또 감탄이다. 엊그제, 봄처녀 제오시더니 그새 그 여린 잎새들이 품을 넓혀 온 세상이 푸르릇 하다. 어제와 다른 자연의 ‘일일신(日日新)’하는 환한 모습에 내 맘 또한 새롭나니 ‘우일신(又日新)’하라며 다그치시던 스승님의 가르침을 받든다.

연일 분주한 두 발길이 세종문화회관으로 향했다. 난파음악제 관람을 위해서다. 매년 하는 발길이나 여느 때와 다르게 조용한 진행이다. ‘나요’ ‘저요’ 시끌한 거리를 걸어가다 저만치 뉘 부르는 소리가 있어 한생각이 내 안에 들어서 발을 멈춰 선 게다. 

사회자의 맛깔스런 진행과 소프라노, 테너, 바리톤, …성악가, 국악인들의 제몸짓과 천정에 닿은 고운 제소리에 음악회 1.2부의 골물이 깊어간다. <봄처녀> , <꽃구름 속에> …, <예전에 미쳐 몰랐어요> , <고향의 봄> , … <얼굴> , <장안사> , <금강에 살어리랏다> 로 분위기를 돋워내니 절로 장중한 박수소리다. 

흐른 세월에 우리네 인생길이 보인다 싶다. 요즘 세인의 맘을 헤아렸나?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화내지 마라”는 푸쉬킨의 싯구를 소프라노와 테너가 어울려 부르니, 물건너 산 넘은 우리네 삶인지라 <천년의 그리움> 을 짙게 들인다.

울울 돌돌한 어둠을 헤치고 힘차게 달려가는 은하철도 999려나? 헉헉 데구르르 아라리한 인생길이려나? 어질러진 세상에 함박눈이 내렸다. 두 시간여 청아한 울림으로 두 귀가 열려 조용히 그린 어둠 속에 자화상이 다정한 날이다. 

삽화=최로엡
삽화=최로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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